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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의 집' 채수빈, 배역의 완벽한 투영을 꿈꾸는 노력파 여배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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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의 집' 채수빈, 배역의 완벽한 투영을 꿈꾸는 노력파 여배우 [인터뷰]
  • 연나경 기자
  • 승인 2015.09.15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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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배우 채수빈(21)은 지난달 초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에서 한은수 역을 맡았다. 한은수는 김지완(이준혁 분)의 이복동생이지만, 김상준(김정학 분)도 한선희(최명길 분)도 한은수의 친부모가 아니다. 훗날 한은수는 장태수(천호진 분)로부터 이정애(김혜선 분)가 제 생모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이정애는 지완의 엄마 선희의 보육원 시절 절친했던 의자매로, 선희가 동생처럼 생각하고 챙겨주지만 선희의 집안을 망하게 한 인물이다.

채수빈의 본명은 배수빈. 동명이인 배우 배수빈이 있어 선배 배우에 대한 예를 갖추기 위해 성을 바꿔 활동하고 있다. 데뷔 3년 만에 주말 황금시간대 드라마의 주연 자리를 꿰찬 신인 여배우는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안방극장에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스포츠Q 글 연나경기자 · 사진 이상민기자] 지난달 KBS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 촬영을 성공적으로 마친 배우 채수빈을 만났다. 채수빈은 휴식을 취하기 위해 드라마 종영 뒤 짧은 여행을 계획했지만, 많은 스케줄로 여행을 취소했다. 호흡이 긴 주말 드라마 촬영으로 더욱 휴식을 기다렸을 터라 아쉬울 법 했지만 채수빈의 얼굴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 설렘이 가득 차 있었다.

"드라마가 끝났지만, 아직도 '파랑새의 집' 주연을 맡았다는 것이 실감이 안나요. 드라마를 시청하시는 어르신들을 만나면 '은수야~' 하고 친근하게 배역 이름을 불러주셔서 기분이 좋았어요. 현장에서 7, 8개월 정도 동고동락했던 배우들과 스태프 분들을 매일 봐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어요."

채수빈은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대학로에 위치한 수현재 씨어터에서 공연된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에서 배우 조재현의 딸 조혜정, 배우 이은수와 이경으로 분했다. 채수빈의 연극 데뷔작 '그와 그녀의 목요일'과 '파랑새의 집'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두 작품 모두 호흡이 길었다는 점이다.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을 제외하고 한 작품을 오랜 시간 한 적이 없었어요. '원녀 일기'는 단막극이었고, '스파이'는 4회 출연했고 CF도 호흡이 짧으니까. 제가 여태껏 해왔던 연기는 짧고 굵게 볼 수 있는 것이 주였는데, 호흡이 긴 주말드라마를 하다 보니까 배우는 부분이 많았어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한층 성장한 것 같아요."

 

◆ '파랑새의 집' 한은수, 채수빈에게서 파생된 인물…주변 도움 많이 받아

채수빈을 처음으로 주연배우로 발돋움 하게 해준 '한은수' 캐릭터는 채수빈에게서 파생된 인물이었다. 채수빈은 자신이 촬영하는 동안 느꼈던 한은수를 설명하기 위해 지난 1월 방송된 KBS 2TV 드라마 '스파이'에서 맡았던 조수연과 한은수를 비교했다. 채수빈과 한은수는 어떻게 비슷하고, 어떻게 다를까?

"'스파이' 속 조수연은 정말 저와 다른 사람이었어요. (조)수연이는 북한의 남파간첩이었고 제가 겪어보지 못한 일들을 겪은 인물이잖아요. 그래서 탈북자와 간첩 관련해서 관련 자료와 영상들을 많이 찾아보면서 조수연 캐릭터를 공부했어요. 그런데 (한)은수의 경우는 저랑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저를 통해 은수 캐릭터를 파생해 낼 수 있었어요. 은수랑 저랑 다른 점도 있었는데 은수는 저보다 더 의젓하고 남들을 배려하고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더라고요. 저는 가족들에게 투정을 부리고, 어리광을 피우는 막내거든요."

채수빈이 연기한 한은수는 극중에서 다양한 인물들과 부딪혔다. 한은수는 자신의 가족인 엄마 한선희, 아빠 김상준, 오빠 김지완뿐만 아니라 김지완의 친구 장현도(이상엽 분), 현도의 아버지 장태수, 친구 강영주(경수진 분) 등 여러 사람과 엮이는 것도 모자라 출생의 비밀까지 있었다. 배역 특성상 많은 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춰야 하지만 신인 연기자 채수빈이 금방 선배 연기자들에게 다가가기는 어려웠을 터다.

"처음에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인데, '파랑새의 집' 촬영장에 계셨던 언니 오빠들이 금방 편하게 촬영할 수 있도록 옆에서 장난도 많이 쳐주시고 친구처럼 다가와 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그분들의 연기를 보고 배운 것도 많았고요. 파트너였던 (이)상엽 오빠가 제일 편하게 해주셨는데, 상엽 오빠랑 첫 촬영 날 NG내고 의기소침해 있으니 괜찮다면서 긴장도 풀어주시고 용기를 많이 북돋아 주셨어요."

채수빈은 4편의 출연작 중 ‘파랑새의 집’에서 가장 많은 선배연기자들과 함께했다. 드라마 ‘파랑새의 집’은 최명길, 천호진, 김혜선 등 선 굵은 연기파 배우들이 드라마의 중심이 돼 극을 더 탄탄하게 만들었다. ‘연기 선수’라 해도 무방한 수많은 선배 연기자들 중 채수빈에게 가장 힘이 됐던 사람은 채수빈의 엄마로 출연했던 배우 최명길이었다.

"최명길 선배님께서 저를 진짜 딸처럼 대해주셨어요. 제가 감정선 잡는 것을 어려워할 때 대사도 함께 맞춰주시고, 본인이 나오는 컷 촬영을 다 하시고 제 촬영을 도와주셔서 촬영을 수월하게 끝낼 수 있었어요. 아직도 선배님께 감사하게 생각해요."

 

◆ 다양한 분야에 도전했던 배우, 채수빈

채수빈은 청순한 마스크의 소유자로 ‘롯데리아’ 와 ‘동원참치’ CF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채수빈은 데뷔하자마자 ‘롯데리아-커플링편’을 시작으로 동원참치, 기아 K3, 스니커즈, 카카오뮤직, 카페라떼, G마켓 등 여러 CF에 얼굴을 비췄고 드라마가 끝난 지금도 영화와 드라마, 연극 출연작보다 CF 출연작이 더 많다.

“요즘 하고 싶은 CF요? 아무래도 ‘먹방’이 대세니까 먹는 CF 제대로 해보고 싶어요. 식품 CF를 많이 하긴 했는데, 제대로 마음먹고 광고에서 먹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서요. 화장품 CF는 여배우라면 다들 욕심 내니까, 화장품 바르면서 예쁜 척 잘 할 수 있어요. (웃음)”

채수빈과 도전에 관한 이야기를 하던 중, 그에게 ‘파랑새의 집’ 홍보를 위해 출연했던 KBS 2TV 예능프로그램 ’전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와 다른 예능프로그램 이야기를 꺼냈다. 채수빈은 ‘안녕하세요’ 출연 당시 선보였던 특별한(?) 개인기 이야기에 웃음을 터트렸으나, 자신의 개인기에 관해 개의치 않았다.

“그래도 예능 첫 출연인데, 개인기가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춤이나 노래는 좀 평범하다고 생각했고요. 방송 하기 전에 이거(채수빈은 방송에서 등 뒤로 팔꿈치를 붙이는 개인기를 했다) 어떠냐고 물어보니까 다들 신기해 하셔서 방송에서 신체를 이용한 개인기를 하게 됐죠. 그때처럼 예능을 또 할 수 있다면 나가고 싶은데, 예능 욕심을 자진해서 내고 싶진 않아요. 처음에 낯을 가리니까 처음부터 유쾌하고 재미있게 잘 못해서 예능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요. 예능프로그램은 골고루 다 가리지 않고 재밌게 보고 있어요"

 

◆ 송강호와 함께 연기하고 싶어…넓은 스펙트럼 갖고파

채수빈의 차기작은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발칙하게 고고'로 채수빈은 작품 속에서 모범생 '권수아'를 연기하게 됐다. 영화, 드라마, 연극, CF 등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채수빈에게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배 배우가 있을 것 같다고 말하자, 그는 한참 동안 입을 떼지 못했다. 채수빈은 왜 말하기를 망설였을까?

“어느 한 분 꼽기 힘들 정도로 정말 함께 연기하고 싶고 롤모델로 삼고 싶은 배우 분들이 많아요. 각자 연기 스타일이나 매력이 다 다르니까요. 그 중에 정말 한 분만 꼽자면, 정말 보기에 무서울 것 같으신데 송강호 선배님이랑 기회가 되면 함께 영화 촬영 해보고 싶어요. 송강호 선배님, 정말 연기 잘 하시잖아요.”

채수빈과 롤모델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가 어떤 배우로 대중에게 남고 싶은지, 훗날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채수빈의 대답은 ‘배역에 관한 완벽한 투영’을 목표로 하는 여배우 그 자체였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 배우로서 다양한 삶을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삶을 한번 ‘살고’ 싶어요. 사람마다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는데, 배역의 삶을 실제 내가 살고 있는 양 넓게 표현하면 좋겠어요. 캐릭터를 선택함에 있어서도 한 가지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 보다 다양한 캐릭터를 선택해 팔색조 같은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해요. 장르 가리지 않고 연기의 스펙트럼을 꾸준히 넓혀가는 배우로 인식되고 싶어요.”

[취재후기] 채수빈은 멋진 포즈와 매력적인 표정으로 촬영을 끝낸 뒤 인터뷰에 참여했다. 인터뷰 초반 채수빈은 낯을 가리는 듯했지만, 인터뷰 말미로 갈수록 웃음을 머금고 자신의 이야기를 거침없이 해냈다. 마지막 포부를 말하는 채수빈에게 신인 여배우답지 않은 큰 배포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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