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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젊은피의 수비력, 그 성과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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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젊은피의 수비력, 그 성과와 과제는?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9.21 2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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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발과 강한 어깨로 여러 차례 호수비 자랑…호흡 면에서는 아직 부족해

[잠실=스포츠Q 이세영 기자] 사실상 가을야구가 어려워지면서 LG 트윈스는 그간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을 기용하고 있다. 이들은 공격과 수비에서 가능성을 보여주며 밝은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다.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 위즈의 경기. 이날 LG는 젊은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짰다. 불미스러운 일로 잔여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정성훈과 주전 2루수 손주인 등 베테랑들이 빠지고 박지규, 양석환이 그 자리를 메웠다. 아울러 오지환이 부상으로 빠진 유격수 자리엔 장준원이 들어갔다. 이진영이 빠진 외야에는 안익훈이 투입돼 중견수를 맡았다.

이날 이들은 여러 차례 호수비를 펼치며 홈 관중들을 흥분시켰다. 빠른 발을 자랑하며 공을 낚아채는 장면은 1990년대 LG의 신바람 야구를 이끌었던 유지현, 박종호(이상 현 LG 코치)를 연상케 했다. 박종호 코치는 지난 6월 중순부터 LG의 1군 수비코치를 맡고 있다.

처음으로 좋은 수비가 나온 시점은 1회초였다. 무사 1, 2루 위기에서 kt 앤디 마르테의 2루 땅볼 타구를 LG 키스톤콤비가 매끄럽게 해결했다. 2루수 박지규가 잘 잡은 뒤 유격수 장준원에게 송구했고 장준원이 양석환에게 공을 던지며 4-6-3 병살타로 연결했다. 신인급 선수들의 수비 치고는 매우 안정감이 돋보였다.

3회에는 중견수 안익훈이 엄청난 수비를 보여줬다. 1사 후 마르테의 중견수 뜬공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잡아냈다. 마르테가 LG 선발 류제국의 초구를 받아쳤고 공이 중견수 방면으로 쭉쭉 뻗어 날아갔다. 처음부터 낙구지점을 예상하고 펜스를 향해 열심히 뛴 안익훈은 펜스에 몸을 던지며 타구를 낚아챘다. 메이저리그급 호수비에 류제국은 안익훈을 향해 모자를 벗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장준원의 강견도 빛났다. 이번에도 희생양은 마르테였다. 마르테가 류제국의 9구를 힘차게 당겨 쳐 타구를 3-유간으로 보냈지만 장준원이 백핸드로 공을 잡은 뒤 1루로 던졌다. 장준원의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능력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여러 차례 호수비를 펼쳤지만 아쉬웠던 장면도 있었다. 내야 두 선수 간 호흡이 맞지 않아 주자를 아웃시키지 못한 것. 5회 2사 1루에서 류제국이 1루에 견제를 했는데, 1루 주자 오정복이 2루로 뛰었다. 류제국의 날카로운 견제에 꼼짝없이 걸려든 상황. 하지만 1루수 양석환의 송구가 좌익수 쪽으로 빠지고 말았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사실 이 상황에서는 유격수 장준원이 들어오면서 잡는 게 나았다. 하지만 2루수 박지규가 공을 잡으려 무리하게 들어가다가 송구를 받지 못했고 공은 외야 쪽으로 흘렀다. 장준원의 보다 빠른 판단력과 행동이 요구됐지만 프로 2년차인 그는 이 정도의 움직임까진 보여주지 못했다. 장준원은 9회 공을 한 번 더듬는 실책을 저질러 추가 2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선수 개개인의 수비 실력은 좋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작전 수행이나 유기적인 플레이는 다소 미숙해 보였다. 젊은 야수들이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 경험을 쌓고 마무리 훈련,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실력을 다진다면 내년 시즌 더 좋은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원석들은 많다. 이들을 어떻게 다듬고 조합하느냐에 따라 성장 속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적으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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