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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차승원 "'하이힐' 들키고 싶지않은 내모습 많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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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차승원 "'하이힐' 들키고 싶지않은 내모습 많은 영화"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5.27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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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지난 20여 년 동안 산전수전 다 겪으며 최고의 배우가 된 '상남자' 배우가 스크린에 돌아왔다. 바로 차승원이다. 그는 지난 2011년 MBC '최고의 사랑' 독고진으로 대한민국을 평정하다시피 했던 이후 드라마와 스크린에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차승원은 2014년 드라마(SBS '너희들은 포위됐다'방송 중) 영화 '하이힐'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무려 3~4년 만이다. 누구보다 긴장되고 부담이 느껴질 상황. 그러나 차승원은 톱 배우답게 여유롭고 당당했고 자신 있게 관객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 차승원

[스포츠Q 글 박영웅기자· 사진 최대성기자] '터프함, 까칠함, 코믹함' 차승원을 말해주는 3가지 단어다. 그동안 그가 해온 수십 편의 작품이 이런 그의 이미지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차승원은 '하이힐'을 통해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다. 섬세함과 내면적으로 고뇌하는 인간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장착하고 나온 것이다. 이 때문에 차승원은 '하이힐'을 완성 시키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그가 정말 노력했다고 단언하는 '하이힐'.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차승원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3년 만의 스크린 컴백 '하이힐', "처음에는 의문이 들었어."

무려 3년 만의 스크린 컴백이다. 주연으로는 영화 '포화 속으로(2010)' 이후 5년여 만이다. 긴 시간 만큼이나 차승원에게 하이힐은 선택과정에서 고민도 많았고, 찍으면서 고생도 많이 했던 작품이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간다.

"오랜 지기인 장진 감독이 이 영화를 하자고 했을 때 전 의구심이 들더라고요. 처음에는 '장진이 하던 스타일도 아니고 왜 이런 영화를 하려고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장르를 접어두고 생각해보니 오히려 장진 감독이 이 캐릭터를 잘 만들어 줄 것 같더라고요. 장진의 성향이 두 개의 성이 내재해 있는 사람 같았죠(웃음), 여성스럽다는 소리는 아니고 무척 섬세한 사람이죠. 그래서 영화를 찍기로 했어요."

힘들게 선택한 만큼 정성이 많이 들어간 작품이 '하이힐'이다. 촬영하는 데 시간도 많이 들어갔고 노력도 다른 영화들보다 배 이상 들어간 영화다. 차승원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몸이 성한 곳이 없을 정도였다.

"촬영하는 데 오래 걸리기도 했지만, 후반작업에 공을 많이 들였어요. 이에 완성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죠. 촬영이 길어지다 보니 더 욕심도 생기더라고요. 촬영하면서 여장만 3번을 했고, 액션 연기를 하는데 대역이 키가 작아서 제가 어려운 부분도 100% 모두 소화했습니다. 지금 몸이 성한 곳이 없을 정도예요 현재도 아파요. 그러나 이래서 이 영화가 더 애착이 가는 것 같아요"

▲ 차승원

◆섬세한 감정연기 시도 차승원의 변신

이번 영화에서 차승원에게 가장 강력하게 요구된 부분은 기존의 액션 연기 위에 섬세한 감성 연기를 추가하는 것이었다. 이는 차승원이 맡은 지욱역이 내면의 여성성을 갖춘 캐릭터지만 이를 숨기기 위해 강력한 액션을 선보이기도 하는 이중성을 갖춘 인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마초적인 느낌이 강한 차승원에게 어쩌면 엄청나게 힘든 일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훌륭하게 해냈다.

"남성적인 거야 남자니까 하기 쉬웠죠. 하지만 여성적인 것은 수위 조절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잘못하면 희화화돼서 우스꽝스러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죠. 장진 감독과 많은 고민을 했어요. 그리고 여성성이 도드라지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죠. 장진 감독도 여성의 선이라던가 내면의 그것(?)을 최대한도로 끌어내려고 노력했어요. 이에 만족할 만한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 영화 '하이힐' 포스터

◆길었던 공백기 '하이힐'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

복귀 과정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던 차승원. 특히 스크린 컴백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속으로는 스스로 불안하고 긴장했을 법하다. 주변에서는 톱스타로 자리 잡은 차승원이 까다로워 져서 컴백이 늦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차승원의 생각은 달랐다.

"복귀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건 사실이죠. 하지만 톱스타가 돼서 까다로워지고 그런 건 절대 아니에요. 다만 신중해 진 건 사실입니다. 이유가 있어요. 제가 1년에 극장을 5번 정도 갑니다. 이게 번거롭고 시간을 많이 내는 일이더라고요. 게다가 비싼 돈까지 내는 데 영화가 이상하면 저라도 욕 나오겠더라고요. 그래서 작품 선택에 신중해진 건 사실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차승원은 이번 영화를 위라면 어떤 일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의 밝은 성격만큼 시원스러운 대답이었다.

"역시 연기를 하는 사람은 연기하면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 연기에 관련된 일이라면 뭐든 시켜주시면 감사합니다. 이에 영화를 위해서라면 예능이면 예능 그 어떤 프로그램도 나갈 생각입니다. 이런 자세가 맞는다고 생각해요. 배우라면, 영화 홍보를 위해 예능 출연을 자제한다는 분들의 말. 그런 시답지 않은 행동 저는 안 합니다. TV 출연 자주 할테니 많이 봐주십시오. 이번 주는 '해피투게더'에 출연합니다."(웃음)

◆흥행은 나도 궁금해

차승원은 '하이힐'의 흥행에 대해서는 반드시 성공해야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궁금하다는 입장도 보였다. 오히려 흥행이야기가 나오자 기자들을 향해 반문했다. 그만큼 이번 영화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정말 잘돼야 하고 잘될 것 같지만, 솔직히 이번에는 (흥행과 관객 평가가 어떨지) 정말 궁금해요. 다른 영화들 같으면 대충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짐작이 갔는데 말이죠. 하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해요. 이번에 난 독특한 영화를 찍고 후회하지 않는 연기를 보여준 점 민감한 소재를 다룬 점 등에 대해서 자부심을 느끼고 만족하고 있다는 점이요."

▲ 차승원

◆앞으로의 계획

한참을 '하이힐' 이야기에 정신을 빼앗겼던 차승원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자신이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의 성향을 말해줬다.

"영화를 할지 드라마를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러나 드라마를 한다면 서사가 있는 드라마를 하고 싶어요. 장편드라마 말이죠."

마지막으로 차승원은 영화 '하이힐'에 대해 한 줄 평가를 남겨줬다. 차승원이 내놓은 답은 역시 그 다웠다.

"제게 '하이힐'이란 들키고 싶지 않은 내 모습이 많은 영화죠(웃음)"

[취재 후기] 대한민국 톱배우 차승원. 하지만 그는 털털했고 톱스타라는 거부감이 없는 '인간적 배우'였다. 차승원의 지금까지 성공 비결은 역시 이런 인간미를 바탕으로 달려온 그 만의 '진정성'. 이런 진정성을 통해 작품을 해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앞으로도 차승원이 털털함과 남자다움으로 관객들과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배우로 오래 남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낳게 한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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