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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의 '나믿최믿' 삼성 4번 최형우는 끝까지 응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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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의 '나믿최믿' 삼성 4번 최형우는 끝까지 응답하지 못했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10.31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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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타율 0.095 굴욕, 위압감 주지 못했다

[잠실=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나믿가믿’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2011년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에게 무한 신뢰를 보내 생긴 신조어다. 당시 인터뷰에서 류 감독은 “나는 믿을 거야. 가코 믿을 거야”라며 언젠가는 가코가 제 몫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에서 알 수 있듯, 류중일 감독은 선수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급박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작전을 잘 내리지 않는 탓에 ‘관중일’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그만큼 선수에게 맡기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선수와 신뢰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삼성 선수들은 류 감독의 말이라면 끔찍이 따른다.

▲ 최형우가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삼성은 5차전에서 이렇다 할 반격을 하지 못한 채 패배, 두산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사진=스포츠Q DB]

하지만 통합 5연패 길목에서 류중일 감독의 ‘믿음의 야구’는 통하지 않았다. 여론의 강력한 반대에도 최형우를 4번 타자로 기용한 뚝심이 빛을 잃었다.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 베어스와 경기를 3-14로 내준 류중일 감독은 시리즈 1승 후 4연패를 당해 준우승에 그쳤다. 연속 통합우승 숫자도 ‘4’에서 멈췄다.

류 감독은 시리즈 내내 최형우가 좋지 않았음에도 1차전부터 4차전까지 타순 변경조차 단행하지 않았다. ‘나믿최믿’이란 신조어가 생길만했다. 4차전까지 17타수 2안타에 그친 최형우는 5차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를 기록, 시리즈 타율 0.095의 굴욕을 맛봤다.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에서 3할대 타율을 찍으며 맹위를 떨쳤기에 아쉬움이 컸다.

최형우가 시리즈 내내 부진하자 야구팬들은 “최형우의 투입을 재고해야 할 때가 됐다”, “다른 선수에게도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는 등 류중일 감독의 ‘최형우 4번 타자론’에 반기를 들었다. 하지만 류 감독은 4차전을 마친 뒤 “시즌 내내 4번 타자였던 최형우를 믿지 않으면 누구를 믿겠는가. 내일(5차전)도 최형우가 4번으로 나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게 최형우는 류중일 감독의 신임을 받았지만 4번 타자로서 몫을 해주지 못했다. 네 타석 모두 뜬공으로 물러나며 ‘한 방’을 기대했던 삼성 팬들의 탄식을 불렀다. 3안타를 몰아친 두산 4번 타자 김현수와 철저히 비교됐다.

승패가 갈리는 스포츠에서 ‘결과론’이라는 말이 있다. 최형우가 류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펼쳤다면 여론은 달라졌을 터. 하지만 끝내 최형우의 한 방은 터지지 않았고 그렇게 우승도 물 건너가고 말았다. 상대에 위압감을 주지 못한 최형우의 부진은 삼성 입장에서 매우 뼈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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