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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100경기 자축골' 네이마르, 진정한 펠레 후계자의 길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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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100경기 자축골' 네이마르, 진정한 펠레 후계자의 길을 가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6.24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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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동안 A매치 52경기서 35골, 첫 월드컵서 벌써 4골 득점선두…브라질 월드컵 본선 100경기 자축 멀티골

[스포츠Q 박상현 기자] 그동안 수많은 브라질 선수들이 '축구황제' 펠레(74)의 후계자로 꼽혀왔다. 월드컵 역대 최다골(15골) 기록을 갖고 있는 호나우두(38)가 있었고 1994년 미국 월드컵 우승을 이끈 호마리우(48)도 빼놓을 수 없다. 그 이전에는 '하얀 펠레'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지쿠(61)도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축구황제 펠레에 조금씩 미치지 못했다. 모두 브라질을 대표하는 전설적인 공격 스타임에 틀림없지만 펠레의 위대함과 비교하기에는 뭔가 2%씩 부족했다.

그러나 네이마르(22·FC 바르셀로나)가 당당히 축구황제의 후계자가 되겠다며 도전장을 던졌다.

네이마르는 24일(한국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카메룬과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A조리그 3차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A매치 골기록을 35골로 늘렸다. 특히 이날은 브라질의 월드컵 본선 100번째 경기였기에 네이마르의 멀티골은 너무나 뜻깊었다.

◆ 무서운 골사냥 기세, A매치 데뷔 4년만에 35골

펠레는 겨우 18세이던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서 6골을 넣으며 브라질의 첫 월드컵 우승을 이끄는 등 브라질 축구의 전성기를 이끈 명실상부한 축구황제다. 펠레가 출전했던 1958년, 1962년, 1966년, 1970년 등 네차례 월드컵에서 브라질은 모두 세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펠레의 뒤를 이을 후계자는 곳곳에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지쿠, 호마리우, 호나우두 등이 펠레의 후계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 누구도 펠레에 근접하지 못했다.

지쿠는 펠레와 호나우두, 호마리우처럼 스트라이커가 아닌 미드필더가 주 포지션임에도 A매치 88경기에서 66골을 넣으며 펠레(77골)에 이어 브라질 대표팀 역대 최다골 2위에 올라 있지만 정작 월드컵 우승 기록은 없다. 호나우두와 호마리우는 모두 한차례씩 월드컵 우승 기록을 갖고 있지만 펠레의 파괴력에는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이들은 월드컵 데뷔 무대에서 펠레만큼 많은 골을 넣지도 못했다.

지쿠는 첫 월드컵인 1978년 대회에서 고작 1골에 그쳤고 호마리우도 1990년 대회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호나우두는 첫 데뷔무대였던 1998년 대회에서 4골을 넣긴 했지만 1994년 미국 대회에 엔트리에 들고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기 때문에 '결격(?)사유'가 있다.

그러나 네이마르는 앞선 대선배들보다 훨씬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이것이 펠레의 후계자로 꼽히는 첫번째 이유다.

월드컵이 열리기 전까지 31골이었던 네이마르는 크로아티아전에서 두 골을 넣으며 단숨에 호나우지뉴(34)과 함께 브라질 대표팀 역대 최다골 공동 7위까지 뛰어올랐다.

2차전에선 멕시코의 새로운 '신의손' 오초아의 선방쇼에 막혀 비록 득점에 실패했지만 카메룬전에서 다시 한번 멀티골을 폭발함으로써 호나우지뉴는 물론 히바우두(42)까지 뛰어넘어 어느새 브라질 대표팀 최다골 6위에 올라섰다.

무엇보다도 네이마르의 득점이 A매치 데뷔 4년만에 이뤄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2010년 8월 11일 미국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네이마르는 그 데뷔전부터 골을 넣으며 자신의 진가를 알렸다. 이어 2011년 3월 28일 스코틀랜드와 경기에서 혼자서 2골을 넣으며 자신의 첫 A매치 멀티골을 기록했다.

2012년 9월 11일 중국전에서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네이마르는 지난 3월 6일 남아공전에서도 두번째 해트트릭으로 A매치 30호골을 넣었다.

◆ 월드컵 데뷔전부터 센세이션, 4골로 득점 선두 '골든슈 후보 1순위'

네이마르는 많은 부분에서 펠레와 닮아 있다. 펠레가 15세에 산투스를 통해 데뷔한 것처럼 네이마르 역시 17세이던 2009년부터 산투스에서 뛰었다. 펠레는 16세에 대표팀에 데뷔했고 네이마르 역시 비교적 이른 나이인 18세에 대표팀에 발탁됐다. 키(펠레 173cm, 네이마르 175cm)도 비슷하다.

이 떄문인지 펠레는 네이마르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펠레는 지난 3월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네이마르가 브라질의 6번째 월드컵 우승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네이마르는 최근 2년 동안 브라질에서 가장 독보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네이마르는 펠레의 후계자답게 '펠레의 저주'에서 벗어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진정한 펠레의 후계자의 조건이 월드컵 데뷔무대에서 많은 골을 넣은 것이라면 네이마르가 단연 적격이다. 오히려 월드컵 데뷔무대 전적에서는 펠레를 앞지른다.

펠레는 1958년 대회 당시 조별리그 2경기에서 벤치만 지켰다. 펠레의 첫 등장은 구 소련과 가진 조별리그 3차전이었다. 그러나 펠레는 이 경기에서 어시스트 하나만을 기록했을 뿐 그 역시 월드컵 데뷔전에서는 골을 넣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네이마르는 월드컵 데뷔전부터 골을 신고했다. 물론 펠레는 당시 18세의 유망주였던데 비해 네이마르는 높은 몸값으로 바르셀로나로 이적할 정도로 최전성기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직접 비교는 무리가 있다. 나이에서도 네이마르가 네살 더 많다.

네이마르의 현재 활약은 펠레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1958년 스웨덴 대회를 연상하게 한다. 펠레는 웨일스와 8강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은데 이어 프랑스와 4강전에서도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해결사 본능을 보여줬다. 펠레는 프랑스전에서 2-1로 앞선 후반 7분부터 후반 30분까지 연속 3골을 넣으며 대접전이었던 경기를 대승으로 이끌었다.

네이마르도 크로아티아전에서 자책골로 0-1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전반 29분 동점골을 넣은데 이어 후반 26분 페널티킥으로 역전 결승골을 넣으며 해결사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카메룬전 역시 선제골과 결승골을 넣음으로써 브라질의 월드컵 통산 100번째 경기를 자축했다.

2경기에서 모두 멀티골을 넣으며 네이마르는 이번 대회 득점 선두에 오르며 골든슈(득점왕)의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네이마르는 영국의 스포츠 베팅업체 윌리엄힐이 매긴 득점왕 배당률에서도 2.50으로 카림 벤제마(5.50), 리오넬 메시, 토마스 뮐러(이상 6.00), 아리언 로번, 로빈 판페르시(이상 10.00)보다 훨씬 앞선다.

◆ 선배들이 10년 넘게 축적한 기록, 4년만에 절반 이상 따라잡다

현재 브라질 대표팀의 역대 최다골 기록은 77골의 펠레다. 그 뒤를 지쿠(66골), 호나우두(62골), 호마리우(55골), 베베투(39골) 등 대선배들이 잇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10년 넘게 축적한 기록인데 비해 네이마르는 불과 4년만에 이들을 거의 따라잡았거나 절반 이상을 해냈다. 펠레는 14년 동안 77골을 넣었지만 네이마르는 4년만에 벌써 그 절반에 근접했다.

1990년대 들어 브라질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호나우두도 62골을 17년에 걸쳐서 만들어냈고 호마리우의 55골 역시 18년의 역사가 필요했다.

게다가 네이마르는 아직 22세의 '영건'이다. 몸 관리를 잘한다면 앞으로 12~13년 정도 더 브라질 대표팀의 공격 자원으로 활약할 수 있다. 지금의 추세라면 100골도 너끈히 넘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네이마르는 적어도 두차례 더 월드컵에 나설 수 있다. 26세가 되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30세의 2022년 월드컵이 그것이다. 2026년이 되더라도 그의 나이는 34세밖에 되지 않아 펠레(1958, 1962, 1966, 1970)처럼 월드컵에 네차례 출전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네이마르는 월드컵 최다골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다. 지금 호나우두와 뮐러가 각각 15골로 최다골 기록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네이마르의 첫 월드컵은 단 3경기만 치렀을 뿐이다. 브라질은 이변이 없는 한 4강까지도 갈 수 있는 우승팀 전력이기 때문에 네이마르의 골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펠레는 명실상부한 '20세기의 축구황제'였다. 이제 네이마르가 '21세기의 축구황제'의 길을 가고 있다. 네이마르가 지금 보여주고 있는 상승세는 56년전의 펠레와 닮았다. 아니 오히려 펠레를 뛰어넘을 태세다.

■ 역대 브라질 대표팀 A매치 최다골 순위 비교

순위 이름 A매치 평균골 월드컵 골
1 펠레 77 92 0.84 1958 6골, 1962 1골, 1966 1골, 1970 4골
2 지쿠 66 88 0.75 1978 1골, 1982 4골, 1986 0골
3 호나우두 62 98 0.63 1994 0골(출전없음), 1998 4골, 2002 8골, 2006 3골
4 호마리우 55 70 0.79 1990 0골, 1994 5골
5 베베투 39 75 0.52 1990 0골, 1994 3골, 1998 3골
6 네이마르 35 52 0.67 2014 4골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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