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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여자부, '몰빵 배구' 지고 '황금분할 배구'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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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여자부, '몰빵 배구' 지고 '황금분할 배구' 뜬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12.15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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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아웃으로 외국인선수 기량 떨어지면서 '분업화' 필요성 제기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2015~2016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에 ‘황금분할 배구’가 뜨고 있다. 대신 과거에 효과를 봤던 ‘몰빵 배구’가 지고 있다.

예전에는 여자부도 남자부 못지않게 외국인 선수에게 많은 공격을 담당하게 했다.

실제로 그 효과가 나왔다.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는 외국인 선수 니콜에 편중된 공격을 했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KGC인삼공사 역시 외국인 공격수 몬타뇨 덕분에 2011~2012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2013~2014시즌 GS칼텍스가 우승을 차지했을 때 활약했던 베띠 역시 공격점유율이 높았다.

▲ 현대건설은 양효진, 황연주를 비롯해 한유미(왼쪽)까지 공격에 가담하면서 다양한 루트로 점수를 내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하지만 이런 현상이 올 시즌 들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상위권 팀들이 국내 선수들의 공격점유율을 높이면서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

현재까지 득점 순위를 보면 1위부터 6위까지는 외국인 선수이지만 7위부터 10위는 국내 선수다. 양효진, 황연주(이상 현대건설), 이재영(흥국생명), 김희진(IBK기업은행)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상위권 팀들이 국내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현재 현대건설, 흥국생명, IBK기업은행 순으로 1~3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득점 10걸에서 가장 많은 세 명의 선수가 포함된 현대건설은 과거 IBK기업은행 못지 않은 삼각편대가 끈끈하게 가동되고 있다. 에밀리(286점)와 양효진(257점), 황연주(200점)의 삼각편대가 원활하게 돌아가면서 슬럼프를 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보조 공격수 한유미가 감초 역할을 잘해주고 있는 점도 현대건설의 선두 순항을 이끄는 요소.

반면 6개 구단 중 외국인 선수에게 가장 많은 짐을 지우는 KGC인삼공사는 팀 순위에선 꼴찌다. 외국인 공격수 헤일리가 410점을 쓸어 담으며 득점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이연주(120점), 백목화(117점), 문명화(42점) 등 국내 선수들의 득점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국내 선수들이 해결을 못해주다 보니 세터의 토스가 헤일리에게 편중될 수밖에 없고 헤일리가 지치면 경기를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만다. KGC인삼공사가 올 시즌 고전하는 이유다.

▲ 김희진을 중앙과 오른쪽에서 활용하는 IBK기업은행은 외국인 선수와 시너지를 일으키며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올 시즌부터 새롭게 도입된 트라이아웃 제도가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떨어뜨렸다는 시각도 있다. 기존 드래프트 제도에 비해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영입되기 때문에 국내 공격수들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장기적으로 한국 여자배구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분업 배구’가 승리 방정식으로 떠오르면서 여자부 V리그는 이제 더 이상 한 명의 외국인 공격수로는 좋은 성적을 장담하기 힘든 분위기로 가고 있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설득력을 얻고 있기에 앞으로 ‘분업 배구’는 여자부 경기의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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