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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독립야구단 공통분모' 아파본 원더스OB, 힘겨운 미라클 열정을 보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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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독립야구단 공통분모' 아파본 원더스OB, 힘겨운 미라클 열정을 보듬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1.13 1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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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스 OB 모임 kt 김종민 "예전 기억 되짚는 계기, 후배 후원 뜻 모았다"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아파 본 사람은 같은 처지에 놓인 이들을 잘 이해한다. 야구계의 아파 본 이들, 독립야구단이란 공통분모를 가진 ‘위대한 도전자’들이 마음을 나눴다. 그 훈훈한 소식이 신년 초 야구계의 눈길을 끈다.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은 “12일 서초구 서초1동 주민센터 회의실에서 고양 원더스 OB모임 회원들로부터 후원금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김종민(kt 위즈)과 김경열(전 고양 원더스)이 대표로 참석해 연천 미라클 구단주 박정근 호서대 교수에게 소정의 금액을 전했다.

▲ 고양 원더스 OB모임 회장 kt 김종민(왼쪽)이 연천 미라클 구단주인 박정근 교수에게 훈련 지원금을 전달했다. [사진=연천 미라클 제공]

연천 미라클의 구단주 인터내셔설스포츠그룹(ISG)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김종민의 주도 아래 원더스 출신들이 꾸준히 모임을 갖고 있는데 30여 명이 모여 형편이 되는대로 회비를 모았다고 들었다"며 "후원금은 선수들의 훈련 장비를 구매하는데 소중히 쓰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 kt 김종민 "받은 사랑 사회 환원, 독립야구단 후배 후원"

같은 독립야구단이지만 2014년 사라진 원더스와 2015년 출범한 미라클은 처지가 많이 다르다. 재력가 허민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원더스와 달리 미라클 선수들은 숙식비 명목으로 월 70만 원을 내고 운동한다. 수입이 없는 20대 중후반의 선수들로선 부담스런 금액이다.

김종민은 “우리가 받은 관심과 사랑을 언젠가 사회에 환원해야겠다고 생각해 원더스 OB 모임을 조직, 자체적으로 모금을 해오던 도중 연천 미라클의 소식을 접하게 됐다”며 “독립야구단 후배들을 위해 후원하기로 뜻을 모았다. 미라클은 개인적으로는 예전의 기억들을 되짚고 초심을 찾는 계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오무열, 김영원, 채하림 등이 원더스 출신이다. 2014년 11월 해체돼 갈 곳을 잃은 이들은 연천 미라클을 찾았고 창단 첫 해 팀의 기틀을 다지는데 앞장섰다. 우투좌타 3루수인 이강혁(25)은 프로팀과의 친선전에서 맹활약해 NC 다이노스의 일원이 되는 기쁨을 맛봤다.

패자부활전을 통해 프로 유니폼을 이들을 중심으로 연천 미라클을 돕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ISG 관계자는 “원더스 OB 모임에서 미라클 매니저를 찾아 먼저 연락을 취했다더라”며 “금액은 크지 않지만 마음이 중요한 것 아니겠나”고 진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 연천 미라클의 사령탑 김인식 감독. 월 70만원의 회비로 운영되는 연천 미라클은 재력가의 지원 속에 야구에만 집중했던 고양 원더스와는 처지가 다르다. [사진=스포츠Q DB]

◆ 첫해 프로 3명 배출, 다음달 트라이아웃

연천 미라클은 지난해 3명의 프로 선수를 배출했다. 이강혁 외에 2차 신인지명회의를 통해 우완투수 이케빈(23)을 삼성 라이온즈로 보냈고 지난해 12월에는 우투우타 외야수 김원석(27)이 한화 이글스의 부름을 받았다.

첫 해치고는 훌륭한 성적표. 그래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난 3년간 원더스는 무려 34명을 KBO리그로 보냈다. OB 모임 회장 김종민을 비롯해 김진곤(kt) 송주호 신성현(이상 한화), 김영관 황목치승(이상 LG) 등은 1군 무대도 밟았다. 연천 미라클이 따라가야 할 길이다.

김경열은 “프로팀에 다시 입단하는 것이 힘든데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도전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며 “유니폼을 다시 입고 야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자신감을 잃지 말고 지금의 시간들을 즐겼으면 좋겠다. 포기하지 않으면 목표에 반드시 도달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불어 넣었다.

다음달 18일부터는 이틀에 걸쳐 연천 미라클 트라이아웃이 펼쳐진다. 참가를 원하는 희망자는 연천 미라클 공식 홈페이지(www.miracle-baseball.com)에서 지정된 양식을 다운받아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연천 미라클 관계자는 “부족한 운영자금으로 창단 첫 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앞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추가 스폰서 모집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며 “진정한 독립구단의 면모를 갖추고 선수단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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