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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거 많아 홀대받은 신태용의 아이들 대반란, '골짜기세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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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거 많아 홀대받은 신태용의 아이들 대반란, '골짜기세대'는 없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1.27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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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 떨어져도 K리그 클래식서 주전 활약…올림픽 끝난 뒤 한국 축구 새로운 엔진 기대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에 붙여진 반갑지 않은 평가는 바로 '골짜기 세대'라는 것이다. 4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냈던 이전 세대에 비해 선수 구성에서 화려함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K리그 클래식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선수들이 중심이 돼 세계 최초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올림픽대표팀이 2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6 아시아축구연맹(U-23) 챔피언십 4강전에서 홈팀 카타르에 3-1로 이기고 결승에 진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에 오름으로써 자신들이 더이상 '골짜기 세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어쩌면 올림픽대표팀이 '골짜기 세대'로 평가절하됐던 것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따낸 '골든 제너레이션'이 워낙 화려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당시 올림픽 멤버 가운데 만 23세가 넘는 와일드카드 선수를 제외하고라도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기성용(스완지 시티, 당시 셀틱), 김보경(전북 현대, 당시 세레소 오사카),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당시 선덜랜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즐비했다. 김보경의 경우 영국 현지에서 카디프 시티와 계약을 맺기도 했다. 또 홍정호(아우크부르크)도 당시 올림픽대표팀에 들 수 있는 연령이었지만 부상으로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에 비해 이번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은 K리그 클래식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류승우(바이어 레버쿠젠)의 경우 소속팀에서 아직까지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고 그나마 황희찬(잘츠부르크) 정도만 유럽에서 기대주로 꼽히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는 런던 올림픽 세대들이 워낙 화려했기 때문이지, 기량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K리그 클래식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이 많다. 연제민, 권창훈(수원 삼성)은 사실상 주전으로 뛰고 있고 김현(제주), 문창진(포항), 박용우(FC서울) 등도 소속팀에서 종종 선발로 기용되며 꾸준히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게다가 현재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의 주축은 모두 2012년 AFC 19세 이하(U-19) 챔피언십 당시 이라크와 결승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우승을 차지한 멤버들이다. 특히 문창진은 이라크와 결승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넣어 승부를 연장전과 승부차기까지 끌고 간 일등공신이다. 또 이들은 이광종 감독과 함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 8강까지 오르기도 했다. '골짜기 세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알짜배기 세대'인 셈이다.

이들이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소속팀에서 꾸준한 출전 기회를 보장받고 있기 때문이다. K리그 클래식은 2013년부터 23세 이하 선수를 2명 이상 출전 명단에 올린 뒤 1명을 반드시 선발로 투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결과 연제민, 권창훈 등 젊은 선수들이 경기력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또 이들 대부분이 K리그 유스 시스템에서 성장한 선수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미 K리그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선수들은 2022년 FIFA 월드컵을 위해 육성되고 있는 선수들이 주축이 된 카타르를 상대로 기분좋은 승리를 거뒀다.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는 아스파이어 재단을 통해 벨기에와 스페인의 2부리그 구단을 직접 운영하며 선수들을 직접 보내는 등 경험과 경기력을 쌓게 하고 있다. 현재 카타르의 '골든 제너레이션'을 상대로 완승을 거둠으로써 더이상 골짜기 세대가 아님을 증명했다.

이제 이들은 리우데자네이루로 간다.

런던 올림픽에 이어 충분히 메달을 따낼 능력과 경기력을 지닌 선수들이다. 신태용 감독도 "골짜기 세대라고 말을 하지만 충분히 미래가 밝은 선수들"이라고 말한다. 굳이 메달까지는 아니더라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엔진이 될 수도 있다. 역대 사례를 봤을 때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 가운데 일부는 충분히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포함될 수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휴가 중에도 30일 일본과 결승까지 도하 현장을 지킨다. 이제 본선행의 부담을 털고 '신태용의 아이들'의 개성넘치는 마지막 쇼타임을 즐기는 것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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