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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에 날린 권창훈-문창진 연속 카운터, 한국 축구 세계 최초 8회 연속 올림픽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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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에 날린 권창훈-문창진 연속 카운터, 한국 축구 세계 최초 8회 연속 올림픽 진출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1.27 0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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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43분 이슬찬 어시스트 받아 결승골, 문창진 추가시간 쐐기골로 3-1 승리…최종예선 34경기 연속 무패로 결승행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23년 전 '도하의 기적'을 썼던 한국 축구가 다시 한번 이를 재현했다. '네오 앙팡테리블' 권창훈(수원 삼성)과 문창진(포항)이 카타르에 카운터 펀치를 날리면서 한국 축구가 세계 최초로 올림픽 8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뤄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후반 43분 이슬찬(전남)의 땅볼 크로스를 받은 권창훈의 결승골과 추가시간 문창진의 쐐기골로 홈팀 카타르를 3-1로 꺾었다.

연령별 올림픽 대표팀 경기에서 카타르를 상대로 6전 5무 1패로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던 한국은 적지 도하에서 징크스를 끊는데 성공하며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4경기 연속 무패(25승 9무) 기록을 세웠다. 이와 함께 한국 축구는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하며 리우데자네이루행 티켓을 끊었다.

▲ 권창훈이 2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와 2016 AFC U-23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후반 43분 결승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은 오는 30일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에 2-1로 이긴 일본과 결승전에서 만난다.

신태용 감독은 그동안 실전에서 한 번도 쓰지 못했던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연제민(수원 삼성), 송주훈(미토 홀리호크)과 함께 박용우(FC 서울)에게 중앙 수비를 맡겼다. 파격적인 포메이션이었지만 실패할 수도 있는 모험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스리백과 3-4-3 포메이션은 신의 한수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 8강까지 4골씩 넣은 아흐메드 알라(알 라이얀)와 압델카림 하산(알 사드)을 앞세운 카타르의 예봉을 꺾으며 전반을 실점없이 마치는데 성공했다.

신태용 감독의 작전은 후반에 카타르를 몰아붙이는 것이었고 후반 3분 만에 류승우(바이어 레버쿠젠)의 선제골이 나오면서 제대로 풀리기 시작했다. 황기욱(연세대)이 하프라인에서 내준 패스를 받은 류승우가 골키퍼 무하나드 나임(알 사드)이 골문을 비우고 나온 틈을 타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공은 데굴데굴 굴러가며 골라인을 넘었다.

하지만 변수도 있었다. 황기욱이 종아리에 쥐가 나면서 후반 15분 문창진과 교체되면서 포메이션 전술이 바뀌기 시작했다. 황기욱이 빠지면서 올림픽대표팀은 스리백 대신 4-2-3-1 포메이션으로 변화헀다. 설상가상으로 선제골을 넣었던 류승우까지 후반 33분 종아리를 부여잡으면서 황희찬(잘츠부르크)과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공교롭게도 류승우가 빠지고 황희찬이 투입된 뒤 동점골을 내줬다. 후반 34분 무사브 알 키디르(알 사드)의 오른쪽 크로스 상황에서 연제민이 알라를 너무나 편하게 놓아주고 말았다. 알라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한차례 김동준(성남FC)에게 막혔지만 이를 뚫어내고 골라인을 넘었다. 김동준은 동점골을 내주면서 땅을 쳤다.

이후 분위기는 카타르의 것이었지만 후반 43분 권창훈의 '카운터 펀치'가 모든 것을 바꿔놨다. 김현(제주)이 내준 공을 잡은 이슬찬(전남)이 오른쪽에서 땅볼 크로스를 전달했고 권창훈이 이를 넘어지면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결승골로 만들어냈다. 추가시간을 생각하더라도 후반 막판 터진 골은 카타르를 당황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추가시간 5분이 선언된 가운데 카타르는 다시 동점골을 넣기 위해 죽기살기로 덤벼들었다. 그러나 이는 한국 축구에 또 다른 기회였다. 카타르의 비어있는 수비를 단숨에 뚫은 황희찬의 단독 드리블에 이어 패스를 받은 문창진이 카타르의 골망을 흔들었다. 문창진의 쐐기골이 나오자마자 주심은 종료 휘슬을 불었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하나로 뒤엉켜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가 끝난 뒤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 요르단전에서 이기는 경기를 하면서도 힘들었는데 선수들의 정신무장이 잘됐다"며 "사실 올림픽대표팀을 처음 맡았을 때만 하더라도 올림픽 8회 연속 본선진출을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뤄내 기쁘다.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였다"고 즐거워했다.

▲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와 2016 AFC U-23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3-1 승리를 확정짓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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