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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수도' 천안팬심 강조한 최태웅, 12연승 현대캐피탈 '지는 법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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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수도' 천안팬심 강조한 최태웅, 12연승 현대캐피탈 '지는 법을 잊었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2.09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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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트 결정적 고비, 별다른 작전 지시 없이 "모두가 너희들을 응원하고 있다" 독려, 현대캐피탈 12연승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너희들을 응원하고 있는 거야.”

3세트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작전타임. 최태웅 감독이 이렇게 말했다. 설 연휴를 맞아 천안 유관순체육관에는 시즌 최다인 5891명이 발 디딜 틈 없이 입장했다. 최 감독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특별한 작전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그저 '배구수도'의 자부심을 상기시킬 뿐이었다.

선수들은 감독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했고 ‘응답’했다. 현대캐피탈의 질주가 멈출 줄을 모른다.

▲ 최태웅 감독(위 왼쪽)은 3세트 고비에서 별다른 작전지시를 내리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너희들을 응원하고 있다"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이날 유관순체육관에는 시즌 최다인 5891명이 입장했다. [사진=KBS N 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제공]

현대캐피탈은 9일 2015~2016 NH농협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홈경기에서 선두 OK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25-21 25-22 28-26)으로 완파했다. 지난해 12월 19일 3라운드 최종전인 OK저축은행전에서 패한 이후 12연승으로 자신들이 갖고 있던 올 시즌 남자부 최다 연승 기록을 늘렸다. 4,5라운드 전승으로 난공불락의 기세를 이었다.

불과 이틀 전 수원에서 한국전력과 풀세트 접전을 치른 탓에 체력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우렁차게 연호하는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 뛰었다.

현대캐피탈은 1,2세트를 오레올 까메호의 맹공으로 쉽게 잡았다. 오레올은 두 세트 연속 공격성공률 80%를 넘기는 괴력을 발휘하며 15점을 쓸어 담았다. 최민호와 신영석은 블로킹 5개 포함 10점을 합작하며 센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OK저축은행이 그냥 물러설 리 없었다. 3세트는 혈전으로 흘렀다. 현대캐피탈 오레올과 문성민, OK저축은행 로버트 랜디 시몬과 송명근 쌍포간의 자존심 대결에 불꽃이 튀었다. 현대캐피탈은 22-23으로 뒤진 상황에서 타임아웃을 불렀다.

▲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득점에 성공한 후 한데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제공]

최태웅 감독의 명언은 이때 나왔다. 그는 “그 힘을 받아서 한번 뒤집어봐”라며 “이길 수 있어”라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주장 문성민의 눈빛은 반짝였고 백업선수들까지 모두 모여 파이팅을 외쳤다. 체육관 분위기는 최고조로 치솟았다.

최민호의 속공으로 동점을 만든 현대캐피탈은 26-26까지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오레올은 퀵오픈을 작렬하며 팀에 27-26 리드를 안겼고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서브에이스를 작렬해 경기를 끝냈다. 왼쪽으로 빠르게 휜 서브는 송명근을 강타했다.

전임 하종화, 김호철 감독 체제 하의 현대캐피탈은 승부처만 되면 작아지곤 했다. 상대가 잘해서 졌다기보다는 스스로 무너지는 경향이 짙은 팀이었다. 지난 시즌 V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현대캐피탈이 단 한 시즌 만에 이렇게 달라졌다.

22승 8패(승점 63)로 1위 OK저축은행과 승점차를 2점으로 좁혔다. 4,5라운드 전승 행진을 내달린 현대캐피탈은 오는 15일 대한항공을 불러들여 13연승에 도전한다. 섣부른 전망이지만 만일 6라운드에서도 전승을 거둘 경우 2006년 삼성화재가 기록한 최다 연승 기록(17연승)도 넘어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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