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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에서 '보배'로, 최준석의 반전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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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에서 '보배'로, 최준석의 반전드라마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08.07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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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이후 타율 0.340, 초반 부진 완벽히 만회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최준석(32·롯데)이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변신했다.

올시즌 8년 만에 친정팀으로 복귀한 최준석이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의 4위 수성을 이끌고 있다.

최준석은 지난 6일 사직 NC전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2홈런) 4타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4번 타자다운 장타력을 과시했다. 이날 1회말 첫 타석에서 5-4-3 병살타로 흐름을 끊었던 최준석은 팀이 0-3으로 뒤진 3회 무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는 1타점 좌전 적시타를 쳐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 최준석이 FA 먹튀라는 오명을 벗고 연일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양팀이 4-4로 맞선 4회 1사 1루에서 비거리 125m 좌월 투런 홈런을 날린 최준석은 8회 또 한 번 좌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최준석의 활약으로 NC를 대파한 롯데는 앞서 열린 서스펜디드 경기 패배의 아픔을 되갚았다.

◆ FA 대박 기쁨도 잠시, 주전 경쟁 탈락 '굴욕'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만 홈런 6개를 치며 타격감이 절정에 올랐던 최준석은 그해 11월 자유계약(FA)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친정팀으로 돌아온 대가는 달콤했다. 4년간 35억원을 받고 롯데로 컴백한 최준석은 함께 영입된 루이스 히메네스와 함께 롯데 중심타선의 한 축으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올시즌 초반 성적은 좋지 않았다. 최준석은 4월까지 출전한 21경기에서 타율 0.188(64타수 12안타) 3홈런 12타점에 그쳤다. 명성에 걸맞지 않은 기록이었고, 팬들로부터 ‘먹튀’라는 오명까지 들어야 했다.

롯데는 기존 박종윤과 새로 영입된 히메네스, 최준석까지 1루수 요원이 3명이었다. 1명이 지명타자로 빠지면 남은 두 명 중 한 명은 선발로 나올 수 없었다.

히메네스는 부상에서 복귀한 뒤 첫 경기서부터 끝내기 홈런을 치며 승승장구를 펼쳤고, 이제 남은 건 ‘최준석과 박종윤 중에서 누가 주전이 되느냐’였다.

김시진 감독의 선택은 박종윤이었다. 중심타선이 좌타자로만 이뤄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수비가 뛰어나고 타격감이 좋은 박종윤이 ‘한 방이 있는’ 최준석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박종윤은 5월 들어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펼치는 등 시즌 타율 0.333를 기록, 당시 타격 12위에 오르며 맹위를 떨쳤다. 수비에서도 몸을 날리는 호수비를 선보이며 상대 흐름을 끊었다.

박종윤이 남은 1루수 자리를 꿰참에 따라 최준석은 5월부터 대타 요원으로 밀려났다. 매 경기 한 번 정도밖에 기회를 받지 못하다보니 정상적인 타격감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더군다나 승부처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니 상대 투수들은 최준석과 승부를 피했다.

주로 8회나 9회에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최준석은 1루가 비어있을 때는 여지없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투수들이 승부를 하지 않다보니 타격감이 뚝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최준석에게는 이래저래 잔인한 봄이었다.

◆ 6월 이후 대반전, '볼넷 준석'에서 '꾸준 준석'으로

5월까지 별다른 반전을 이루지 못한 최준석은 6월 들어 타격감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는 등 6월에만 홈런 8개를 쳤고, 6월 11일 LG전부터 27일 NC전까지 11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부활을 알렸다.

7월에도 꾸준했다. 7월 9일 삼성전부터 27일 LG전까지 11경기 연속 안타를 때린 최준석은 7월 22경기 중 21경기에 출루하며 꾸준한 면모를 보였다. 롯데는 최준석을 7월 팀 타자 MVP로 뽑으며 공로를 인정했다.

최준석의 분전은 또 다른 중심타자 히메네스가 무릎 부상으로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더욱 돋보이고 있다. 히메네스는 지난달 24일 삼성전 이후 1군 경기에 출전 기록이 없다. 7월 28일 1군 명단에서 말소된 히메네스는 2군에서 재활군으로 내려가 치료에 전념하는 중이다.

사실상 히메네스가 김시진 감독의 계산에서 사라진 가운데 최준석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그는 8월 2경기에서도 타율 0.500로 순항하며 변함없는 활약을 예고했다.

현실적으로 남은 시즌 내에 3위 진입이 어려운 롯데는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4위를 지켜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그동안 난조를 보였던 선발 마운드가 회복세로 돌아선 가운데 최준석이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준다면 롯데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것이 현실로 다가올 전망이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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