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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리틀야구, 세계 정상까지 '100일 행보' 최대 고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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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리틀야구, 세계 정상까지 '100일 행보' 최대 고비는?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8.25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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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야구 세계정복]③ 코리아 유니폼 입은 '서울 대표'를 가장 긴장시킨 팀은 다름 아닌 경기 대표

[스포츠Q 민기홍 기자]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이 ‘대형사고’를 치는 쾌거를 이룩하기까지 가장 큰 고비는 언제였을까.

아시아-퍼시픽 지역 예선 준결승에서 만났던 대만? 마지막 이닝인 6회를 앞둔 상태까지 한 점차로 뒤졌던 푸에리토리코? 두 차례나 맞붙은 숙명의 라이벌 일본? 미주 그룹을 대표해나온 결승 상대 시카고 대표?

모두 아니다.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윌리엄스포트 라마데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68회 2014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결승에서 미국 그룹 우승팀 시카고 대표 그레이트 레이크를 8-4로 물리치고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아시아-퍼시픽 지역 예선부터 포함하면 11전 전승의 ‘퍼펙트 우승’이다. 디펜딩 챔피언 일본과는 두 차례 붙어 모두 이겼다. 언뜻 손쉬운 우승을 한 것 같아 보이지만 그들의 여정은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정답은 바로 한국의 다른 팀, 경기 대표다.

29년만에 밟은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패권을 차지한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은 ‘서울 대표’다. 서울 대표는 서울 전역과 인천 대표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다.

박종욱 감독은 동대문구, 황상훈 코치는 서대문구, 박근하 코치는 강동구 감독이다. 13인의 대표 중 문태민(인천 남동구)과 신동완(인천 부평구)만이 인천 소속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강남구, 광진구, 노원구, 송파구, 서대문구, 동대문구, 강동구, 중구, 은평구, 마포구 등에서 왔다.

지난 5월 16일부터 사흘간 장충 리틀구장에서는 아시아-퍼시픽 지역예선에 나갈 대표 선발전이 열렸다. 서울 대표, 경기 대표, 남부 대표 등 세 팀이 풀리그를 벌였다. 남부 대표는 수도권을 제외한 선수들이 모인 팀이다.

사실상의 결승이라고 점쳐지던 서울과 경기의 대결. 서울은 경기에 1-2로 패하며 자력 진출 가능성이 사라졌다. 남부가 서울을 잡아주길 바라던 터. 이튿날 경기에서 남부가 경기를 8-6으로 잡아주는 바람에 희망이 되살아났다.

▲ 지난달 10일 장충 리틀야구장에서 열린 2014세계리틀야구대회 아시아-태평양 지역예선 우승 축하행사 당시 문태민(오른쪽)이 배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벼랑 끝에서 살아난 서울은 남부를 12-2로 대파하고 대표팀이 됐다. 세 팀 모두 1승1패로 물리고 물린 상황. 득실에서 +11을 기록한 서울은 각각 -1, -8에 그친 경기와 남부를 꺾고 코리아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후부터는 쾌속 질주.

지난달 필리핀에서 열린 2014 아시아-퍼시픽 지역 예선에서 뉴질랜드, 괌, 필리핀, 인도네시아를 모두 두자릿수 점수차로 꺾었다. 대표팀은 네 경기에서 54점을 내는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준결승에서는 매번 월드시리즈 진출을 가로막던 대만마저 9-2로 따돌렸다. 큰 걸림돌을 제거한 후 치른 결승전에서 대표팀은 홍콩을 11-0으로 물리치고 29년만에 아시아-퍼시픽 대표가 됐다.

1985년 이후 처음으로 밟은 월드시리즈 무대였지만 한국의 어린 소년들은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지난 15일 펼쳐진 첫 경기에서 유럽-아프리카 대표 체코를 10-3으로 누른 선수들은 2차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카리브해 대표 푸에르토리코마저 8-6으로 제압했다.

지난 21일 일본을 4-2로 무찌르고 국제 그룹 결승전에 안착한 선수들은 24일 멕시코를 이긴 일본을 다시 만났다. 결과는 12-3 대승. 기세가 오를대로 오른 대표팀은 결승에서 월드시리즈 결승에서 시카고 대표 그레이트 레이크마저 여유 있게 꺾고 우승했다.

한국 리틀야구가 세계 정상으로 향하는 100일의 행보에 있어서 가장 팽팽한 경기를 했던 팀이 다름 아닌 경기 대표팀이라는 점.

한국 야구의 미래가 더욱 밝은 이유가 아닐까.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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