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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받는 창’ 박수창, 괴력의 4골로 제주 희망봉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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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받는 창’ 박수창, 괴력의 4골로 제주 희망봉 되다
  • 홍현석 기자
  • 승인 2014.09.07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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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험멜에서 올 시즌 이적, 전반전만 4골 기록하며 제주 공격에 큰 도움

[스포츠Q 홍현석 기자] 지난 시즌 K리그 챌린지 충주험멜에서 뛰었던 박수창(25)이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적한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K리그 역사에 남는 새로운 기록을 쓰며 제주 공격에 새로운 희망방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수창은 6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 K리그 클래식 24라운드 홈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전반에만 4연속골을 넣으며 K리그 최초로 전반에만 4골을 넣은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후반엔 어시스트도 1개 올렸다.

이날 그의 활약으로 팀은 전남을 상대로 6-2 대승을 거둬 10승9무5패 승점 39로 3위 수원(40점)과 승점차를 좁힐 수 있었고 그 중심에는 제주 공격의 새로운 희망봉 박수창이 있었다.

▲ 제주 공격수 박수창(가운데)이 6일 전남과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후 손을 하늘위로 올리니 세리머니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제주유나이티드 제공]

K리그 최초 전반전 4골의 주인공

전남전에서 히어로는 누가 뭐라 해도 박수창이었다. 오랜만에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그는 초반부터 활발하게 움직이며 기회를 노렸다. 그 결과 전반 10분만에 황일수의 크로스가 골대 맞고 나오자 이를 놓치지 않고 헤딩으로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20분에는 앞에 나와있던 전남 김병지 골키퍼의 위치를 보고 중앙에서 볼을 받자마자 드롭슛을 날렸고 이 볼이 골망을 흔들면서 멋진 2번째골을 만들었다. 전반 34분에는 이번에도 활일수의 크로스를 받아 헤딩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송진형-드로겟으로 이어진 패스를 왼쪽 문전에서 곧바로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을 성공시키며 K리그 최초로 전반에 4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또 K리그 전설인 골키퍼 김병지의 이번 시즌 최다 실점과 전남의 최다실점 등 전남에 큰 상처를 안겨줬다. 박수창은 6호골을 기록하며 단숨에 득점랭킹 8위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후반 29분 진대성과 교체되면서 샤샤(당시 성남)가 갖고 있는 한경기 최다골 기록(5골, 2012년 3월 17일 부산전)과 몰리나(서울)가 2011년 8월 27일 강원을 상대로 기록한 한 경기 최다 공격포인트(3골 3도움)의 기록 경신에 아쉽게 실패했다.

▲ 제주 공격수 박수창(가운데)이 골을 넣고 동료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제주유나이티드 제공]

대기록을 앞두고 교체된 그는 “개인 기록보다 팀 성적이 중요하다"라며 "다른 기록을 경신할 수 있었고 조금 아쉽지만 나와 교체되는 선수가 팀에 더 활력이 될 수 있기에 개의치 않는다"라고 팀을 먼저 생각하는 면모를 보여줬다.

챌린지리거에서 클래식 정복에 성공하다

박수창은 이날 4골을 몰아넣으며 6골로 단숨에 제주 최다골 주인공이 됐다. 단숨에 제주에서 중요한 선수가 된 박수창은 올 시즌 시작 전 제주로 영입된 선수였다.

프로 3년차를 맞은 올시즌 그는 2012년 대구FC에 입단해 처음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그해 1경기에만 출전했고 이듬해 곧바로 챌린지에 있는 충주험멜로 이적했다. 출전 기회를 잡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그의 선택은 맞아 들었고 29경기를 뛰면서 2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기량을 향상시킨 그는 박경훈 감독의 눈에 들어 올 시즌을 앞두고 제주로 이적했다. 174cm라는 공격수로서는 다소 작은 키를 갖고 있는 그는 대신 빠른 스피드와 동료를 이용할 줄 아는 축구 센스를 갖고 있었고 이런 점이 박경훈 감독의 마음을 훔쳤다.

시즌 초반 울산과 경기에서 프로 데뷔골을 성공시킨 그는 지난 7월 23일 전남을 상대로 다시 골을 성공시키며 조금씩 경기 감각을 이어갔다. 그렇게 자신을 준비해왔던 그는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팀의 승리를 견인하며 새로운 신데렐라로 급부상했다.

▲ 제주 공격수 박수창(가운데)이 6일 전남과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후 손을 활짝 펴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사진=제주유나이티드 제공]

제주의 ‘박수받는 창’이 되고 싶은 박수창

제주는 상위 스플릿에 있는 6팀 중에서 울산(26득점)에 이어 두 번째 적은 28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실점은 21로 전체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제주이기 때문에 공격만 좀 더 분발했다면 현재 기록한 4위보다 더 높은 순위를 기록할 수 있었다. 

제주는 오반석-알렉스로 이어지는 강력한 중앙 수비라인과 정다휜-김수범이 좌우 측면 수비를 확실하게 막아주면서 K리그를 대표할 수 있는 포백을 갖췄다. 또 윤빛가람-송진형으로 이어지는 미드필더 라인 역시 다른 팀에 밀리지 않을만큼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이들의 패스를 골로 연결시켜줄 수 있는 공격진의 부재이다.

그동안 제주의 공격을 이끌었던 산토스-페드로 등 외국인 선수들이 빠지게 됐고 원톱을 맡았던 서동현이 군복무로 팀을 이탈하면서 마땅한 공격수 자원 없이 시즌을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김현-진대성 등 공격수가 기대만큼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공격수 없는 제로톱 전술을 자주 들고 나왔다.

하지만 박수창의 이런 활약과 올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한 루이스가 자리를 잡으며 제주의 공격력이 살아날 기미를 보여주고 있다.

▲ 제주 공격수 박수창(가운데)이 지난 4월 30일에 벌어진 수원FC와 FA컵 32강전에서 슛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toptorre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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