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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타 릴레이] (20) 김종호, 한국 액션영화의 부활을 꿈꾼다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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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타 릴레이] (20) 김종호, 한국 액션영화의 부활을 꿈꾼다 (인터뷰Q)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07.02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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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히든스타 릴레이'. 스포츠Q는 매회 색다른 사연으로 시청자를 만나는 '서프라이즈' '기막힌 이야기-실제상황' 등에 출연하는 숨은 별빛들, 즉 '히든스타'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스포츠Q(큐) 글 오소영 기자 · 사진 최대성 기자] "태몽에 집채 만한 조선호랑이가 나와 아버지의 엄지를 물고 놓지 않았대요. 엄지를 문 만큼 앞으로 최고가 될 꿈이라고 하셨죠. '제가 이렇게 힘들게 사는데 어떻게 최고가 되겠습니까' 되물었었는데, '조선호랑이' 회사를 세우고 특허도 받으니 꿈같네요."

김종호는 MBN '기막힌 이야기-실제상황'과 MBC '생방송 오늘아침', 각종 CF 등을 통해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그에게는 배우 외에도 또다른 모습들이 있다. 19년째 운영 중인 태권도장 관장이자 최근 영화사 '조선호랑이'를 설립한 영화감독이자 제작자다. 김종호의 다양한 삶을 들여다봤다.

▲ 배우 김종호가 운영 중인 액션스쿨 도장에서 포즈를 취해 보였다.

◆ 배우 김종호, '입산수도' 통해서 연기 배웠죠 

성룡, 이소룡 같은 액션배우를 꿈꿨던 김종호는 촬영 조명 스태프로 일하는 친구의 소개로 연기를 시작했다. 데뷔작은 1992년 방송된 MBC 드라마 '4일간의 사랑'이다. 비중이 많지 않은 단역이었지만, '4일간의 사랑'은 출연료 영수증을 지금까지 저장해 두고 있을 정도로 김종호에게 소중한 기억이다.

이후 영화 '파워킹', TV프로그램 '경찰청 사람들' 'MBC 베스트극장' 등에 출연하며 활동을 이어왔다. 예능 '작렬 정신통일'에서는 봉술 시범도 맡으며 이색적인 경험을 쌓았다. 현재는 '실제상황'의 메인 형사 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재연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앞으로의 캐스팅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그건 연기력에 달린 문제지, 재연 프로그램에 나오기 때문이 아니죠. 연기를 잘 한다면 오히려 활동의 폭이 넓어져요."

실제 사건사고를 다루는 '실제상황'은 김종호에게 남다른 의미의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끔찍한 사건사고로 인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분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죠. 재범을 방지하고, 어떻게 보자면 망자의 넋도 기린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생각해요."

김종호는 특기인 운동을 살려 형사, 체육관 관장 등 몸을 쓰는 역을 많이 맡고 있다. 태권도 6단, 합기도 8단, 검도 8단, 이종격투기 7단 등 합쳐 총 50단이 넘는 뛰어난 무술실력을 지녀, 몸을 쓰는 연기가 특기다. 여기엔 연기를 하고싶은 마음에 젊은 시절 경험한 '입산수도'가 큰 영향을 줬다.

"연기를 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입산수도'를 했어요. 6개월간 20여 명의 동료와 매일 산에 오르고 내리며 발음교정, 발성법, 연기, 액션을 훈련했죠. 제가 전공한 태권도 외에도, 다른 전문가들에게서 쿵푸, 기계체조를 배우며 수련했어요."

김종호는 액션스쿨 '액션호랑이'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특히 봉술과 쌍절곤 분야에선 김종호가 직접 개발한 기술이 많아,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외국에서 온 수강생이 있을 정도다.

▲ MBC '생방송 오늘아침'과 MBN '실제상황'에 출연한 모습. [사진=방송화면 캡처]

◆ 힘겨운 어린시절, 뭐든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사고 만들었죠 

"노력하면 뭐든 이룰 수 있다는 게 제 마인드예요.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포기를 안 했던 것 같아요. 전 지금 당장 가진 모든 걸 잃는다고 해도, 힘들고 어려운 일부터 다시 시작할 각오가 돼 있어요."

김종호는 어렵게 큰 어린시절 때문에 지금처럼 강해질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국가유공자였던 아버지와 떨어져 친척집에 맡겨져 자랐고, 중학생 때부터 신문배달을 하며 학비를 마련했다. 당시 받은 효행상은 지금도 사무실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이후 혼자 힘으로 대학까지 진학했다.

"앞이 안 보이는 터널 속을 걷는 것 같았죠. 그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절이었어요. 그러다 아내를 만났고 아이가 생겼죠.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생기니 못할 게 없더군요."

지하 방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해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았고, 이후 태권도장을 열어 지금까지 운영 중이다. 술, 담배를 완전히 끊고 건실하게 생활했다. 특히 신앙생활에 열심인 아내를 따라 나가게 된 교회는 그의 삶을 바꿨다. 처음엔 아내를 말리고 화도 내 봤지만, 자신 역시 특별한 종교적 경험을 하게 된 이후로 신앙생활을 시작하며 새로운 삶이 찾아왔다고 털어놨다. 그의 실화는 추후 영화제작의 계기가 됐다.

 

◆ 또 하나의 꿈, 한국 액션영화의 부활 

김종호는 최근 또 하나의 도전을 시작했다. 영화 제작·배급,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총괄하는 회사 '조선호랑이'를 설립한 것이다. 2014년 1월 회사를 설립하고 특허를 받았다. 김종호는 전무이사부터 각종 업무별 실장 등 이름 하나하나를 언급하며 고마워했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 김종호는 시나리오부터 촬영, 편집을 독학했다. 단편영화인 '구공탄 시리즈'('구공탄의 소매치기' '구공탄의 한강')를 주연, 제작하며 서툴지만 한 계단씩 밟아갔다. '구공탄'은 눈에 반쯤 감긴 듯한 인상이 만화 캐릭터 '구영탄'과 비슷하다고 해서 영화촬영 당시 김종호에게 붙은 별명이다. 관객이 전혀 오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객석을 가득 채웠고 대관료도 무리 없이 낼 수 있었다.

"'네가 무슨 영화감독을 하냐'는 말들이 많았죠. 하지만 웃음거리가 되고 손가락질 받는다고 해도, 꿈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에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어요. 상영을 앞두고, 관객이 아무도 오지 않고 저와 가족, 배우만이 영화를 보고 있는 풍경이 머릿속에 떠올랐어요. 그런데도 실망감이 아니라 행복만이 가득한 거예요. 이런 행복이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관람료를 1만5천 원을 매기는 배짱을 부렸죠. 다행히 교회 분들과 지인들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네 꿈에 대해 높이 사겠다'며 다들 와서 봐 주셨어요. 그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루지 못했을 꿈이었을 거예요."

'조선호랑이'는 신작 '죄인' 개봉을 앞두고 있다. '죄인'은 험한 세계를 살아온 주인공이 신앙을 만나며 개과천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종호의 실화를 토대로 한 영화로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 주연까지 담당했다. 김종호는 자신이 그랬듯, 신앙을 찾으며 알게 된 새로운 세계와 기쁨에 대해 영화로서 알리고 싶다고 했다. 김종호를 제외한 배우들은 신인이다.

"이미 유명한 스타를 캐스팅하는 경우가 많은데, 알려진 이보다는 흙속의 진주를 발견하고 싶어요. 지금도 계속 오디션을 보는 중이고, 신인들을 발굴하고 싶어요."

차기작은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는 차력사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차력사'(가제)를 준비할 예정이다. '차력사' 또한 실화를 토대로 한 영화로, 마동석, 김부선 등이 캐스팅 물망에 올라 있다고 귀띔했다.

▲ 김종호의 가족 역시 유단자. 모두 틈틈이 연기활동 중이다.

[취재후기] 김종호와의 인터뷰는 그가 19년째 운영중인 서울 방화동 태권도장에서 이뤄졌다. 사무실 벽에는 체육관 관장으로서의 기록, 각종 운동종목 교원자격증, 연기활동 중 찍은 사진, 운영 중인 액션스쿨과 영화사 관련 서류 등이 빽빽하게 붙어 있었다. 김종호는 오늘도 자신의 꿈을 위해 다방면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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