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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희망을 뛴다] (7) 골짜기세대의 반란, 권창훈이 불러올 '와일드카드 시너지효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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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희망을 뛴다] (7) 골짜기세대의 반란, 권창훈이 불러올 '와일드카드 시너지효과'로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7.2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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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남자축구> 석현준-손흥민-황희찬과 공격 호흡에 3연속 메달 도전 달렸다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 축구의 올림픽 도전사는 월드컵만큼이나 파란만장하다. 한국 축구는 런던 올림픽에서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따내며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올림픽 축구 입상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한국 축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까지 오르면서 세계 최초 8회 연속 출전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석현준(FC포르투)과 손흥민(토트넘 핫스퍼), 황희찬(잘츠부르크), 류승우(바이어 레버쿠젠) 등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공격진을 이끌고 2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그 거침없는 도전의 무게중심은 유니버설 플레이어 권창훈(22 수원삼성)이다.

▲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런던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지만 '골짜기 세대'라며 평가절하되고 있다. 그러나 공격 2선에서 득점력을 극대화시킬 권창훈의 활약에 따라 메달 목표도 결코 허황된 꿈은 아니다. [사진=스포츠Q(큐) DB]

◆ 골짜기 세대의 에이스, 공격력 극대화시킬 '권창훈 역할론'

이번 올림픽 대표팀은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4년 전 런던 올림픽 대표팀과 비교해 '골짜기 세대'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결코 이번 대표팀 수비가 약하지 않다"고 항변하지만 최소한 런던 올림픽 당시의 경기력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공격력 하나만큼은 런던 올림픽 당시에 못지 않다. 석현준과 손흥민 모두 현재 소속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각각 포르투갈 리그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경기력과 기량을 인정받았다. 또 황희찬도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유망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권창훈(수원 삼성)은 현재 한국 축구에서 가장 뜨거운 공격요원이다. 권창훈은 지난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신임을 받아 한국 축구대표팀에도 발탁됐을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서정원 수원 감독도 권창훈을 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인정하고 있다.

권창훈의 강점은 안정된 미드필드에서 리딩 능력과 함께 공수를 넘나드는 부지런함이다.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권창훈은 수원에서 공격과 수비를 넘나드는 미드필더로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했다. 현재는 공격 쪽에 더욱 치중하고 있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로서도 맹활약했다.

또 권창훈은 프리킥 능력도 갖추고 있다. 그의 왼발 능력은 고종수 수원 코치의 그것을 닮았다. 수원 삼성 유스팀인 매탄고에서 활약하며 고종수 코치로부터 왼발 능력을 전수받았다. 고종수 코치가 현역으로 활약했을 당시 들었던 별명 '앙팡테리블'을 이어받아 '네오 앙팡테리블'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석현준, 손흥민, 권창훈, 문창진, 류승우 등 원톱과 공격 2선이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막강한 공격력을 앞세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새로운 신화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DB]

어린 나이에 이쯤 되면 거드름을 피우며 게을러질 수도 있는데 권창훈은 오직 축구만 집중한다. 서정원 감독은 "어린 나이인데도 프로정신이 매우 뛰어난 선수다. 권창훈은 언제나 부지런하고 축구에 모든 것을 쏟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올림픽 대표팀이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선다면 석현준이 원톱으로 앞서고 권창훈이 그 바로 밑에 포진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손흥민이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 권창훈과 공격 2선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석현준과 손흥민의 공격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권창훈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권창훈은 브라질로 출정하면서 "우리는 2선이 강점이다. 많이 생각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기회를 만들겠다. 본선에서도 서로 경쟁을 하면서 기량을 끌어올리겠다"며 "리우에 그냥 놀러가는 것이 아니다. 몸으로 보여주겠다. 또 공격 못지 않게 수비에도 더 많은 신경을 쓰면서 이번 올림픽을 치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런던 때 함께 하지 못했던 손흥민, 눈물 흘렸던 브라질에서 명예 회복?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바로 '와일드카드 삼총사'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23세를 넘는 와일드 카드 선수 3명을 뽑을 수 있게 된 이후 공격수 2명을 와일드 카드로 채운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홍정호(장쑤 쑤닝)를 데려오려고 했지만 전 소속팀인 아우크스부르크가 극구 반대해 석현준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올림픽 대표팀의 공격력은 극대화됐다. 석현준, 손흥민이 권창훈, 류승우, 문창진(포항) 등 23세 이하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골짜기 세대'라는 평가에도 공격력 하나만큼은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2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눈물을 쏟았던 손흥민은 리우 올림픽을 통해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공격력을 더할 경우 득점력은 더욱 극대화될 수 있다. [사진=스포츠Q(큐) DB]

이 가운데 손흥민의 올림픽 출전은 남다르다.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던 손흥민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전 소속팀 레버쿠젠의 반대에 부딪혀 합류하지 못해 병역 혜택(금메달)까지 이르지 못했다. 손흥민으로서는 유럽에서 더욱 날개를 달기 위해서라도 올림픽 메달을 통한 병역 혜택이 절대적이다.

그런데 그 도전의 땅이 바로 자신이 2년 전 피눈물을 쏟았던 브라질이다. 브라질 월드컵 당시 알제리전에서 귀중한 골을 넣었던 손흥민은 벨기에전 패배 뒤 눈물을 쏟으며 피치를 떠났다. 만약 올림픽 대표팀이 C조리그 2위를 차지한 뒤 4강까지 나가게 된다면 손흥민이 눈물을 쏟았던 상파울루에서 결승 진출이 걸린 준결승전을 치르게 된다.

손흥민은 토트넘 프리시즌 일정을 치르고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하기 때문에 피지와 조별리그 첫 경기에 나서지 않지만 이후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겠다는 각오다.

석현준 역시 런던 올림픽을 함께 하지 못했다. 1991년생으로 런던 올림픽 세대이긴 하지만 당시만 해도 흐로닝언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해 런던행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제 리우 올림픽 최연장자로서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특명을 받았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장현수는 수비 안정을 위해 신태용 감독이 부른 와일드카드다. 장현수는 수비형 미드필더는 물론이고 중앙 수비수와 측면 수비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계속 거론되고 있는 수비 약점을 메워줄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다. 이번 올림픽 대표팀에서 와일드카드 트리오의 효용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 2016 올림픽 남자 축구 대표선수(U-23)

*포지션, 배번, 출전-골/ A(국가대표팀), U20(20세이하 대표팀), U17(17세이하 대표팀)

GK 18 구성윤 (22 일본 콘사도레 삿포로) 11실6
GK 1   김동준 (22 성남FC) 18실15 / U20 (3-1)
DF 21 김민태 (23 일본 베갈타 센다이) 10-0
DF 13 박동진 (22 광주FC) 15-0
DF 2   심상민 (23 FC서울) 26-0 / U20 (21-0)
DF 3   이슬찬 (23 전남 드래곤즈) 17-0
DF 6   장현수 (25 중국 광저우R&F) *와일드카드 15-3 / A (26-3) / U20 (25-4)
DF 15 정승현 (22 울산 현대) 16-2
DF 5   최규백 (22 전북 현대) 4-1
MF 16 권창훈 (22 수원 삼성) 14-7 / A (7-3) / U20 (18-6) / U17 (10-2)
MF 10 류승우 (23 독일 레버쿠젠) 21-3 / U20 (13-3)
MF 8   문창진 (23 포항 스틸러스) 27-14 / U20 (9-7)
MF 14 박용우 (23 FC서울) 14-2
MF 12 이찬동 (23 광주FC) 11-1
MF 17 이창민 (22 제주 유나이티드) 21-4 / U20 (12-0) / U17 (3-0)
FW 9  석현준 (25 포르투갈 FC포르투) *와일드카드 1-0 / A (10-4) / U20 (5-1)
FW 7 손흥민 (24 잉글랜드 토트넘) *와일드카드 0 / A (48-16) / U17 (18-7)
FW 11 황희찬 (20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11-1 / U20 (12-6) / U17 (7-7)

▲ 신태용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은 홍정호의 차출 불발로 손흥민, 석현준 등 와일드카드 3명 가운데 2명을 공격수로 뽑았다. 이와 함께 멀티 플레이어 장현수를 와일드카드로 선택, 불안한 수비를 보강했다. [사진=스포츠Q(큐) DB]

■ [Q] 아시나요? 올림픽과 월드컵 축구 본선 도전사에서 닮은꼴 기록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23세 미만의 연령제한이 도입되기 전까지 한국 축구는 월드컵과 올림픽이라는 양대 축으로 세계무대에 도전했다. 2년마다 국가대표팀이 무늬만 다를 뿐 아시아 예선에 나서 본선 진출을 노렸다. 그 결과 축구선진국과는 달리 한국은 여전히 올림픽에 대한 비중과 관심이 높은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다. 동메달 이상을 따낼 경우 병예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올림픽 태극전사들의 목표의식을 자극한다.

역대 승률로 본다면 올림픽이 46.6%(8승12무10패)로 월드컵(5승9무17패)보다 15.5%가 높다. 통산랭킹에서도 올림픽은 19위, 월드컵은 26위다. 한국은 올림픽에서 최다 12무승부를 기록한 국가이며 그 버금자리는 리우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만날 멕시코(10무)다.

월드컵과 올림픽 본선 도전사에서 닮은꼴 기록들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두 대회 모두 9번씩 본선 무대를 밟았다. 2014년까지 월드컵은 8회 연속 본선행에 성공했다. 올림픽은 이번 리우행까지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본선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조별리그를 두 번씩 통과하고, 4강에도 두 차례씩 오른 것도 닮았다. 월드컵에서 먼저 2002년 4강 신화를 이룬 뒤 2010년엔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올림픽에선 2004년 첫 8강에 오른 뒤 2012년 동메달 위업을 달성했다.

오랜 침체기를 떨치고 본선무대에 복귀한 것도 비슷한 시기였다. 월드컵은 1954년 스위스 대회 첫 본선 출전 이후 32년 만에 멕시코 월드컵에 자력 진출한 것으로 시작으로 본선행 퍼레이드를 이어왔다. 올림픽은 개최국으로 자동출전한 서울 올림픽을 건너 뛰어 1992년 28년 만에 자력으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월드컵은 2002년 폴란드전 2-0승으로 실로 48년 만에 4무10패 끝에 첫승을 올렸다. 첫 참가한 1948년 런던 대회에서 데뷔승을 거뒀던 올림픽은 이후 5무5패로 무승의 늪에 빠져 있다가 48년 만인 1996년 가나전 1-0승으로 승리를 추가했다.

개인 골 기록으로 본다면 두 대회에서 연속골을 넣은 태극전사가 한 명도 없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멀티골을 기록한 선수들도 한 경기 이상 건너 뛰어 골을 터뜨렸다. 월드컵에선 홍명보가 1994년 1,3차전에서 골맛을 보더니 2002년엔 안정환이 2차전과 16강전에서 멀티골을 작렬했다. 2010년엔 이정수과 이청용이 한 경기씩 걸러 지그재그로 골을 터뜨렸다.

올림픽에서는 박주영이 유일하게 2경기에서 골을 기록했는데 2012년 스위스와 2차전 선취골과 일본과 동메달결정전 결승골이었다.

양쪽 무대에서 골맛을 본 선수는 모두 4명. 서정원이 1992년 올림픽 스웨덴전에 이어 1994년 월드컵 스페인전에서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천수가 2000, 2004년 올림픽에서 각각 1,2골을 기록하더니 2006년 월드컵에서도 골을 추가했다. 2008년 카메룬전에서 올림픽 데뷔골을 신고한 박주영은 2010년 월드컵에서도 데뷔포를 터뜨린 뒤 와일드카드로 나선 2012년 올림픽에서 다시 2골을 보탰다. 구자철도 2012년 올림픽 일본전과 2014년 월드컵 알제리전에서 골을 수확했다.

2연속 메달 도전을 위해 와일드카드로 공격수로 리우행에 합류하는 손흥민이 2014년 월드컵 알제리전에 이어 리우에서 올림피아드 데뷔골을 신고할지가 관심을 모은다.

* ●=승, △=무, ×=패 <자료 출처=국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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