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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 훈련 파트너'에서 AG 동메달까지, 김원진의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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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 훈련 파트너'에서 AG 동메달까지, 김원진의 성장기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9.21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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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 경량급 에이스로 성장, "금메달 못따 아쉽다"

[인천=스포츠Q 민기홍 기자] “보완해야 할 점이요?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동메달을 딴 기쁨보다는 금메달을 따지 못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김원진(22·용인대)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아시아 3위라는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그는 경기 후 한동안 매트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김원진은 20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펼쳐진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유도 60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밍옌 차이(대만)를 꺾고 3위를 차지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그는 연신 “아쉽다”라고 말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원진(뒤쪽)이 20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유도 60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밍옌 차이(대만)의 공격을 방어하고 있다.

그는 8강전에서 시시메 도루(일본)에 절반을 내주며 패했다. 하지만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오직 아시안게임 금메달만 보고 달려왔던 지난날들이 아쉬웠던 그는 패자부활전서 킨팅위(중국)에 한판승을 거두고 동메달 결정전에 진출했다.

김원진은 한국 유도대표팀이 내심 금메달을 바랐던 선수였다. 메이저 대회에서 이름을 떨친 적이 없어 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그는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 도쿄 그랜드슬램 은메달, 코리아 그랑프리 금메달에 이르기까지 연이어 입상권에 들며 경량급 에이스로 거듭났다.

그는 현재 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는 최민호와 각별한 연이 있다. 김원진은 2010년 최민호의 훈련 파트너로 태릉선수촌에 입성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도 들러리 신세였던 그는 아시안게임만 바라보며 맹훈련을 소화했고 마침내 지난해 5월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원진은 현역 시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유도 60kg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한판승의 사나이’ 최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무럭무럭 성장했다. 목표는 오직 하나, 2014년 9월20일을 자신의 날로 만드는 것이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원진이 경기 후 열린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굳은 표정으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그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금메달 따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는데 동메달에 그쳤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이어 “이번 대회를 잘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보니 좋지 않더라”고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준준결승의 아픔을 털고 나선 동메달 결정전 경기는 오후 7시가 넘어서 열렸다. 체육관을 가득 메운 3000여 관중들은 ‘대한민국’과 ‘김원진’을 크게 연호하며 힘을 불어넣었다. 그는 “경기 시간대가 늦었는데도 응원해주신 팬들이 많았다”고 감사함을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앞으로 보완해야할 점에 대해서는 “한두 가지가 아니라 콕 집어 말씀드리기가 그렇다”며 “체력적인 부분, 경기 운영, 시합 중간 위기 대처 능력 등 모든 것들을 잘 배워야 할 것 같다”고 답변했다.

대표팀 송대남 코치는 만 33세의 늦은 나이에 2년 전 런던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원진의 스승 최민호 코치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정상에 섰던 나이는 만 28세였다.

이제 22세, 김원진의 안타까움은 훗날 연이어 터질 금메달 스토리의 시작점에 불과하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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