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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맨유 루니-레알 호날두, 저마다 버렸더니 더불어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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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맨유 루니-레알 호날두, 저마다 버렸더니 더불어 얻었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10.21 2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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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변신 후 레알 2경기 11득점, 루니 슛 '0개'에도 대승 이끈 맹활약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옛 동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 마드리드)와 웨인 루니(31)가 나란히 변신했다. 이타적인 플레이로 각각 레알, 맨유와 함께 ‘윈윈’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

루니는 21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벌어진 페네르바체와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A조 리그 3차전 홈경기에서 선발 출장해 1도움을 올리며 팀의 4-1 대승을 도왔다.

5경기 만의 선발로 나선 루니는 이전과 달리 동료들을 먼저 살폈고 이는 적중했다.

리그 개막과 함께 3연승을 달린 맨유는 맨체스터 시티와 왓포드에 패했다. 팀이 부진에 빠지자 루니에 대한 책임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 후반 팀과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던 것과 달리 조세 무리뉴 감독은 루니에게 원래대로 공격적인 역할을 맡겼다. 하지만 루니는 오히려 혼란에 빠진 듯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루니의 부진이 이어지자 현지 언론과 비판이 식을 줄 몰랐고 무리뉴도 결국 자신의 뜻을 접어야 했다. 무리뉴는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4경기에서 루니를 모두 교체로 출전시켰다.

루니가 제외된 첫 경기에서 맨유는 레스터 시티에 4-1 대승을 거두고 해법을 찾는 듯 보였지만 이후 유로파리그서 우크라이나 조르야 루간스크에 1-0 신승을 거뒀을 뿐 리그에서는 2경기에서 연속 무승부를 거뒀다. 3경기에서 2골을 넣는데 그쳤다.

결국 무리뉴는 다시 루니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루니는 슛은 하나도 날리지 못했지만 팀을 먼저 생각하는 헌신적인 플레이로 팀 승리에 일조했다. 80%의 패스 성공률과 2개의 키패스, 3개의 태클을 성공시켰다.

2골이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전반 추가시간 강한 압박으로 상대의 패스를 가로챈 루니는 지체 없이 제시 린가드에게 크로스를 올렸고 이어 공을 건네받은 폴 포그바가 논스톱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분에는 포그바가 내준 패스를 수비수를 등진 상태에서 비어 있는 린가드에게 논스톱으로 연결했다. 린가드가 중거리 슛을 성공시키며 루니는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어시스트보다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전반 31분 페널티킥 상황에서 루니의 행동이었다. 후안 마타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루니가 아닌 포그바가 키커로 나섰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경기 전 포그바를 키커를 지목했다”고 밝혔지만 주장이라는 루니의 위치, 부진이 길었던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욕심을 낼만한 상황이었다. 이를 잘 아는 포그바는 경기 후 페널티킥을 양보한 루니에게 고마움과 존경심을 표했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이타적인 루니의 활약 덕분에 맨유는 모처럼 화끈한 공격력을 뽐내며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이날 자신과 팀을 모두 살리는 루니의 플레이는 옛 동료 호날두가 최근 보여준 그것과 쏙 빼닮아 있었다.

레알은 호날두 중심으로 돌아가는 팀이다. 호날두가 최근 5시즌 동안 리그에서 194골을 넣으며 꾸준히 득점 경쟁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다. 하지만 그가 달라졌다.

최근 레알이 4경기 연속 무승부를 거두자 호날두는 과감한 변화를 택했다. 호날두는 지난 16일 레알 베티스와 프리메라리가 경기에서 역습 상황에서 지체 없이 페페에게 공을 내주며 이스코의 골을 지원했다. 평소 그의 플레이를 생각했을 때 충분히 돌파 후 슛을 날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19일 레기아 바르샤바와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도 호날두는 골 욕심을 내지 않았다. 페널티 지역에서 공을 잡은 그는 마르코 아센시오에게 공을 빼주며 골을 도왔고 역습 과정 중 전방으로 침투하는 알바로 모라타에게 공을 내주며 멀티도움을 완성했다.

챔피언스리그 통산 95골로 100골을 바라보고 있는 호날두는 약체 레기아를 상대로 골 욕심을 부릴 만도 했지만 '팀 퍼스트'를 실천했다. 2경기에서 레알은 6-1, 5-1로 내리 대승을 거뒀다. 호날두의 놀라운 변신에 지네딘 지단 감독은 “경이로운 활약이었다”고 극찬했다.

루니와 호날두 같은 주공격 자원이 이타적인 변신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 하지만 그만큼 효과는 클 수 있다. 상대가 이들에게 수비를 집중시킬 때 빠른 템포로 패스를 하면 압박이 적은 상황에서 동료들이 공격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부터 4인 주장단에 합류한 것이 호날두의 변심을 가능케 했을지 모른다. 루니도 캡틴으로서 더 이상 부진을 이어갈 수 없다는 생각이 강했을 터. 이유야 어찌됐든 이들의 이타적인 변신은 무리뉴와 지단을 미소짓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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