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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호-김종 구속, '스포츠 외교'까지 손 뻗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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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호-김종 구속, '스포츠 외교'까지 손 뻗쳤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1.22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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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IOC 선수위원 후보 추천과정까지 개입 정황 드러나…평창 동계올림픽 농단 이어 충격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스포츠 현장을 '쑥대밭'으로 만든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과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모두 구속된 가운데 평창 동계올림픽 이권을 넘어 한국 스포츠 외교정책에까지 손을 뻗친 정황이 드러났다. 김종 전 차관과 장시호 씨에 대한 구속 수감과 맞물려 더욱 소상하게 파헤쳐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21일 밤 김종 전 문체부 차관에 대해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장시호 씨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업무상 횡령,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겉으로 드러난 혐의는 후원금 강요와 평창 동계올림픽 각종 이권 개입이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 대한체육회 내부의 의견이다. 이미 김종 전 차관이 대한체육회를 자신의 사조직으로 만들려고 하는 정황은 여러 군데에서 포착됐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직원이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 지하에 태스크포스팀을 두고 직접 관리했다는 주장이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국민생활체육회 직원들에게 최고 1.5배 급여를 인상시켜줘 대한체육회 직원들의 처우와 맞추는 과정에서 혈세와 비자금이 쓰여졌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복마전이 있다. 바로 스포츠 외교정책도 자신의 뜻대로 좌지우지하려고 했다는 점이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진행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를 뽑는 과정에도 입김이 작용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IOC 선수위원 선거 후보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중간에 '유승민은 안된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일부 심사위원 중에서는 유승민 말고 다른 선수위원으로 밀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위원들이 더 많았기에 유승민이 후보로 추천됐고 결국 당선됐다"고 전했다.

이 증언을 통해 구속된 김종 전 차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김종 전 차관은 박태환에게 협박하는 과정에서 "흠이 있어서 IOC 위원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 전 차관은 탁구스타 출신 유승민 IOC 위원 외에도 김연아, 안현수 등에 대해 연달아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쯤 되면 김종 전 차관은 대한체육회뿐 아니라 대한민국 스포츠 전체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뒤에는 장시호 씨와 최순실 씨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악 시도는 모두 물거품이 됐다. 장시호 씨와 김종 전 차관의 구속으로 검찰은 대한민국 스포츠 외교는 물론 정책 전반에 대해 얼마나 주무르려고 했었는지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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