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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스포츠 농단은 최순실 아이디어? 김종-장시호는 조연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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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스포츠 농단은 최순실 아이디어? 김종-장시호는 조연이었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2.07 2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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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호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설립, 이모 지시받고 김종 전 차관에 기획서 제출"…고영태 "최순실아 본, 김종은 수행비서"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청문회를 통해 드러난 것은 모든 스포츠 농단은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아이디어였다는 것이다. 물론 증인으로 나선 최순실 씨 조카인 장시호 씨와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증언을 100% 신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장시호 씨와 고영태 전 이사는 모든 스포츠 농단의 아이디어 제공은 최순실 씨라고 지목했다. "최순실이 본 김종 전 차관은 수행비서"라는 고영태 전 이사의 증언이나, "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이모(최순실)의 아이디어"라는 장시호 씨의 증언으로 볼 때 김종 전 차관과 장시호 씨는 스포츠 농단의 조연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한 조연이 아니라 '씬 스틸러'급에 해당하는 비중있는 조연이다.

◆ 장시호 "영재센터 설립 주도? 이모 최순실 말 따랐을 뿐"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7일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장시호 씨는 스포츠계 농단으로 이어진 아이디어는 최순실 씨가 제공했으며 자신은 시키는대로 따라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에 청문회에 불출석했다가 오후에 동행 형식으로 증인석에 앉은 장시호 씨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설립의 주역으로 지목받았다. 그러나 장시호 씨는 "이모인 최순실 씨가 영재센터를 만들라 지시해 지원신청서를 만들었다. 그리고 기획서를 김종 전 차관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사무총장으로 근무한 것을 묻는 질문에는 "영재센터에서 맡은 직책은 없었지만 스키지도자단체를 후원하는 과정에서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2주 동안 사무총장직을 수행한 적은 있다"고 답했다.

이어 "최순실 씨가 이모여서 지시하면 따라야 하는 입장"이라며 "이모여서 뜻을 거스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동계올림픽에서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한 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설립 주역은 최순실 씨라는 주장이다.

여기서 김종 전 차관의 '조연 활약'이 드러난다. 영재센터에 16억 원을 후원한 제일기획 김재열 사장은 "영재센터에 대해서는 김종 전 차관에게서 들었다. 김종 전 차관으로부터 영재센터에 대한 얘기를 듣고 마음의 부담을 갖고 후원하게 됐다"고 말해 16억 원 지원이 자발적이 아니었음을 시사했다. 김종 전 차관이 영재센터 후원에 적극적으로 발벗고 나섰다는 증언이다.

그러나 영재센터에 후원한 기업은 김재열 사장 증언에 따르면 제일기획이 아니다. 김재열 사장이 이를 삼성전자에 얘기했고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 그룹이 16억 원을 결재했다는 것이 김재열 사장의 주장이다. 장시호 씨가 이끄는 영재센터에 흘러간 16억 원은 삼성전자가 준 것이라는 얘기다.

◆ 삼성, 정유라 이어 영재센터까지 후원? 최순실 자금 역할 맡았나

이미 삼성그룹은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의 승마훈련 지원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위상이 사실상 삼성그룹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삼성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강하게 연루되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다만 김종 전 차관은 "김재열 사장에게 영재센터를 후원하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다만 김 전 차관은 김재열 사장이 아닌 다른 삼성직원과 얘기했다는 사실을 실토했다. 어찌됐든 영재센터 설립과 후원 과정에서 김종 전 차관이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또 고영태 전 이사는 "김종 전 차관을 한 번 만났는데 최순실 씨가 수행비서처럼 여긴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뭔가 계속 지시하고 얻으려 하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곧 김종 전 차관이 최순실 씨의 이권개입 과정에서 행정적인 부분에서 '해결사'와 비슷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노태강 전 문체부 국장은 "김종 전 차관이 발탁됐을 때 공무원들이 다들 의아하게 생각했다"며 "당시 김기춘 비서실장이 개입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고 증언했다. 김종 전 차관이 문체부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다면 김기춘 비서실장이 최순실 씨를 두고 "이름만 들은 적이 있다"고 말한 것 역시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

과연 김기춘 비서실장과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 씨가 이권으로 묶이고 장시호 씨, 김종 전 차관을 비롯해 재벌 그룹들이 얽히고 섥힌 관계인지는 청문회를 통해 더 풀어야 할 사항이다.

스포츠 농단과 관련한 내용은 오는 15일 열리는 4차 청문회에서 계속 다룰 예정이다. 4차 청문회에는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 논란과 함께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취임 압력,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박재홍 전 승마국가대표 감독, 박기범 대한승마협회 차장,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이규혁 스포츠토토 빙상 감독,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 이한선 전 미르재단 상임이사, 김영석 전 미르재단 이사, 정동구 전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김경숙 전 이화여대 체육대학부 교수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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