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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승심보다는 용기' 로드FC 데뷔전, 김보성 꺼진 눈이 밝혀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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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승심보다는 용기' 로드FC 데뷔전, 김보성 꺼진 눈이 밝혀준 것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2.11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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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경험 많은 콘도 상대로 적극적인 펀치 공격…카운터 교환하다가 오른쪽 눈 부상으로 기권패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소아암 어린이를 위해 옥타곤에 올랐던 김보성 데뷔전의 투혼이 빛났다. 전문 파이터가 아님에도 김보성은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해 뛰겠다는 정신력으로 데뷔전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김보성은 10일 로드FC 035 웰터급 스페셜 매치에서 콘도 테츠오를 맞아 1라운드에 경기 포기로 패했다. 김보성은 소아암 어린이를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데뷔전을 스페셜 매치로 원했고 로드FC 측 역시 이번 대회 수익금을 모두 소아암 어린이를 위해 쾌척했다.

▲ [사진=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김보성(위)이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035 웰터급 스페셜 매치에서 콘도 테츠오에게 파운딩 공격을 퍼붓고 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김보성은 데뷔전에서 자신의 목적과 목표를 100% 달성했다. 소아암 어린이를 위해 뛰겠다는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했다. 로드FC 측에서 "김보성이 호기 하나만으로 격투기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걱정했지만 김보성의 '큰 뜻'에 묻혔다.

경기력도 뛰어났다. 콘도를 맞아 초반 러시 공격으로 몰아붙였고 암바 공격을 당하는 고통스러운 순간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팔을 빼내 파운딩 공격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른쪽 눈이 문제였다. 왼쪽 눈 실명상태인 김보성은 오른쪽 눈으로만 뛰었고 콘도의 오른손 카운터 펀치를 맞은 오른쪽 눈이 보이지 않자 당황했다. 이후 콘도의 공격을 받고 기권을 선언했다.

김보성은 데뷔전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오른쪽 눈을 최대한 보호하곘다는 아내와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다. 눈을 뜨고 맞으니까 갑자기 세상이 새까맣게 되더라"며 "들어가다가 카운터를 맞았다. 보이지 않는 눈을 맞았으면 괜찮은데 렌즈를 낀 상황에서 새까맣게 되니까 덜컥했다"고 말했다.

▲ [사진=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김보성(위)이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035 웰터급 스페셜 매치에서 콘도 테츠오의 암바 공격을 풀어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김보성은 소아암 어린이를 끝까지 잊지 않았다. 김보성은 "나이가 있다보니 젊은 파이터들의 체력을 따라가지 못한다. 게다가 눈 한쪽이 항상 보이지 않으니 부담감도 있다"며 "그러나 정신력으로 이겨야겠다는 생각 하나뿐이었다. 소아암 어린이를 위해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승리하고 싶었는데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답했다.

이처럼 분명한 목표가 있었기에 김보성의 데뷔전은 졸전이 아닌 명승부가 됐다. 김보성이 복싱 등으로 단련한 몸이었다고는 하지만 링에 오르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그럼에도 지천명의 나이에 김보성은 데뷔전을 훌륭하게 치러냈다. 정신력과 자신감 없이 그저 옥타곤에 오르는 것만으로 위안을 삼고 자위하는 일부 파이터들에게 김보성의 투혼과 목표의식은 충분히 귀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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