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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자이언츠 캡틴' 이대호 결의, "5강보다 높은 곳으로"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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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자이언츠 캡틴' 이대호 결의, "5강보다 높은 곳으로" (일문일답)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1.30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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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롯데 입단식, "웃으면서 야구 하겠다"

[잠실=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6년 만에 거인군단으로 돌아온 이대호(35)가 주장으로서 롯데 자이언츠의 가을야구에 보탬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대호는 30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입단식에서 “개인 성적은 생각해본 적 없다. 팀이 5강에 들 수 있도록, 5위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이대호가 30일 입단식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대호는 KBO리그 원년 구단인 롯데를 대표하는 타자이자 롯데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다. 2001년 거인군단에 발을 디딘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스와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쳐 지난해에는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지난 24일 4년 150억원의 조건으로 롯데와 계약을 체결한 이대호는 이날 6년만의 고향팀 복귀를 공식적으로 알렸다.

KBO리그에서 11년간 뛴 이대호는 통산 타율 0.309에 225홈런 809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이대호는 이날 전지훈련 차 미국 애리조나로 출발하는 롯데 선수단에 합류,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들어간다.

다음은 이대호와 일문일답.

- 6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소감은.

"6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기쁘다. 귀국하면서 인사했듯이 롯데 팬들을 만나는 게 설렌다. 롯데 팬들이 야구장에 많이 올수 있게 몸을 잘 만들어서 오겠다."

- 미국과 일본, 한국을 놓고 많은 고민을 한 것 같은데, 한국 컴백을 선택한 결정적 요인은.

"금액도 금액이지만 한국나이로 36이라 언젠간 돌아와야 할 팀이고 팬들을 위해서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시기가 가장 좋았고, 올해가 아니면 또 몇 년 지나야 할 것 같았다. 그때 돌아오면 날 좋아해줄 팬들도 지쳐 있을 거라 생각했다."

- 타선의 시너지효과 클 것 같다. 어떤 선수가 잘해줬으면 하나.

"작년에 제대한 전준우와 손아섭이 내 앞에 있을 것 같다. 잘해줬으면 하고, 뒤에는 강민호와 최준석이 받치고 있으니 많은 도움을 받을 것 같다. 개인 성적이 올라가다보면 팀 성적도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 내가 좀 더 노력해 선수들과 윈윈 할 수 있는 그림을 만들고 싶다."

- 자리를 비운 동안 KBO리그의 어떤 면이 달라졌다고 생각하나.

"외국에 나가있는 동안 틈틈이 경기를 지켜봤고 특히 롯데 경기를 챙겨봤다. 기록도 꼼꼼히 봤다. 롯데가 아쉽게 지는 경기도 봤다. 팀에 대한 관심이 있었기에 5년간 자리를 비운 건 의미가 없다고 본다. 곧 새로운 투수들을 만나야하는데, 비디오를 많이 보면서 준비 잘 하겠다."

- 메이저리그에 대한 아쉬움은.

"아쉬운 마음은 분명 있었다. 처음에는 내 입지가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몸만들기를 빨리 시작한 게 후반기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일단 올 시즌은 4월에 시작하는데, 여기에 컨디션을 맞춰야 한다. 개막전부터 잘할 수 있도록, 지난해 그런 실패는 하지 않도록 하겠다."

▲ 김창락 롯데 자이언츠 대표이사(왼쪽)가 30일 이대호 입단식에서 이대호에게 모자를 씌워주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롯데 입단이 확정되고 나서 아내와 영상통화하며 울었다는데.

"무슨 감정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롯데 복귀를 결정하고 아내와 통화했는데, 힘들었던 게 생각났다. 물론 운동도 힘들었지만 집 떠나면 고생이라 하지 않나. 언어와 생활 모두. 하지만 힘들면서도 외국에서 적응해나가는 게 재밌었다. 좋은 의미의 눈물도 있고 힘들었던 것도 생각이 났다. 사실 아쉬움이 더 많이 남긴 했다. 아내 앞에서 눈물 흘린 게 남편으로서 미안하기도 했다."

- 이대호 선수가 없는 동안에 NC 다이노스의 성적이 좋았는데, NC전에 대한 부산 팬들의 기대가 크다.

"지난해 롯데가 NC에 안 좋았던 건 알고 있다. 이젠 그렇게 지진 않을 거다. 하지만 만만하게 볼 팀은 아니라 생각한다. 선수들과 준비를 잘 하겠다. NC와 지역 라이벌이지 않나. 마산, 창원 지역에 롯데팬도 많으니 어떻게든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새 시즌 개인 목표와 팀 목표가 있다면.

"개인 성적은 생각해본 적 없고 항상 팀이 5강 안에 들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또, 5강보다 더 위에 있어야 플레이오프에서 더 힘을 낼 수 있기에 한경기씩 노력하다보면 승이 쌓이는 거라고 본다. 팀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뭔가 달라지는 롯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나 하나가 들어온다고 해서 확 바뀌지는 않겠지만, 팀 성적이 올라갈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

- 2001년 신인으로 입단했을 때와 지금의 느낌은 어떻게 다른가.

"2001년은 아무것도 모를 때고, 야구만 하면 됐다. 하지만 지금은 야구뿐만 아니라 팬들과 구단, 후배들에게도 신경 써야 하니 머리가 많이 아프다. 고민이 많이 되는 게 사실이지만 야구를 즐겁게 하고 싶다. 외국서 한 가지 배운 게 있는데, 웃으면서 하니까 성적이 잘 나더라. 팀이 연승할 수 있는 분위기로 갈 수 있도록, 야구장에서 많이 웃겠다."

- 주장으로 낙점됐는데 각오는.

"난 원래 롯데에서 무서운 선배였는데,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부드러움으로 갈 생각이다. 칭찬을 많이 해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 선수들이 조금 잘해도 많이 잘한다고 띄워 주겠다.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강민호와 손아섭은 아직 날 무서워하는데, 이제는 스타가 된 선수들이라 뭐라 한다고 들을 나이도 아니다(웃음). 좀 더 부드럽게 다가간다면 선수들도 마음을 열어서 다가올 거라 생각한다."

- 한미일 야구를 모두 경험했다. 경험을 바탕으로 비교해본다면.

"미국은 구속이 빠른 선수들 많아서 투스트라이크 이후에 변화구 승부가 없었다. 시속 155㎞는 기본이고 힘으로 던졌다. 일본은 볼도 빠르고 포크볼 등 변화구 구사율이 높았다. 체감 상 일본이 오히려 더 어려웠다. 한국도 제구력이 좋아졌지만 스피드는 미국과 일본보다는 떨어지는 감이 있다. 변화구 대처능력에 따라 성적이 날 것 같다. 새로운 투수의 변화구를 익혀야 할 것 같다. 새로운 도전이다. 나도 연구와 준비를 많이 하겠다."

▲ 이대호가 30일 입단식에서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과 마지막으로 경기할 텐데, 골든글러브에서 맞붙는다면.

"이승엽 선배님이 은퇴한다는 소식은 아쉽다. 존경하는 선배인데, 경쟁은 해야 하는 거다. 은퇴하는데 골든글러브를 받으면 안 되지 않느냐. 내가 더 잘해서 후배들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은 그림이다. 베이징 올림픽 때도 같은 방을 쓰면서 빨래를 했는데, 이승엽 선배는 만나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정말 많이 배웠고, 옛날 생각이 나는데 좋은 선배가 은퇴하는 건 아쉬운 것 같다. 성적이 좋은데 후배들을 위해 은퇴하는 게 아쉽다."

- WBC 대표팀에 합류했는데 롯데 선수단 훈련을 소화한다.

"주장이라는 자리를 주셨기 때문에 팀에 먼저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인식 감독님께 전화 드렸더니 팀에서 몸을 잘 만들라고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감독님이 배려해 주신만큼 몸을 잘 만들어야 한다."

- 주장을 맡았는데, 올해 어떤 선수가 롯데에서 키 플레이어로 활약해야 한다고 보나.

"일단 내가 제일 잘해야, 내가 팀의 중심을 잡아야 후배들도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 남들보다 두 배로 운동하겠다."

- 2010년 연봉 조정 과정에서 구단과 안 좋은 감정도 있었는데, 다시 돌아올 때는 여러 감회가 있었을 것 같다.

"연봉 조정 신청은 구단과 마찰하기 싫어서 한 거다. 안하면 더 싸워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 KBO(한국야구위원회)에서 최종 판단을 했고, 그것 대문에 구단에 안 좋은 감정은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연봉 조정 신청은 잘한 것 같다. 단지 내가 져서 아쉬웠을 뿐이다."

- 2013년 WBC 때는 예선 탈락했다. 이번에는 어떤 성적을 예상하나.

"대표팀을 하다보면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있다. 이번 대표팀이 힘든 게 주위에서 성적이 계속 나야한다고 생각해서 선수들이 부담을 느낀다. 분명한 건 다른 나라 선수들도 열심히 한다는 사실이다. 우리 선수들은 대한민국을 위해서 정말 열심히 한다. 성적이 안 나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좋은 성적을 냈기에 팬들은 한국이 당연히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시는데, 그것 때문에 선수들은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미국, 일본 선수들은 WBC에 즐기러 온다. 대표팀에 가면 후배들에게 ‘열심히 하는데 성적이 안 나는 것에 대해서 연연하지말자’고 말할 것이다. 팬들께서도 열심히 준비해서 경기에 나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칭찬해 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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