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SQ현장메모] SK와이번스 박정권, '윌슨병' 환우 위해 포수 자처한 사연
상태바
[SQ현장메모] SK와이번스 박정권, '윌슨병' 환우 위해 포수 자처한 사연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04.20 19: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호 방문 소식 듣고 반가워 시포 요청 흔쾌히 수락"

[문학=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1루수 박정권(36·SK 와이번스)이 포수로 나섰다?

2016 KBO리그 사랑의 골든글러브 수상자다운 따뜻한 면모다. 선행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기운 센 천하장사’ 와이번스 캡틴 박정권이다.

박정권은 2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홈경기 시작에 앞서 시포자를 자처했다.

▲ 박정권(왼쪽)이 20일 시구자 윌슨병 환우 배명호 씨를 배웅하고 있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시구자는 ‘윌슨병’ 환우 배명호(27) 씨. 윌슨병은 간, 뇌, 각막, 신장 등 적혈구에 구리가 침착돼 생기는 희귀병이다. 발생률은 100만 명당 30명. 한국의 대사성 간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 국내에 1000여 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정권은 지난해 정규시즌 동안 기록한 홈런 수만큼 지역 사회 저소득 소외계층과 소아암 환우의 치료비를 지원하는 캠페인에 참여, 1800만원을 적립했고 이를 배명진, 배명호 환우에게 전달했다.

박정권은 “명호와 작년에 처음 만났는데 매우 활기찬 친구라 기억이 난다”며 “구단 관계자를 통해 방문 소식을 들었을 때 반갑고 좋아서 시포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이게 됐다”고 반색했다.

와이번스 구단은 “배명호 씨의 완쾌를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초대형 전광판 빅보드에 띄웠다.

박정권의 백넘버 36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 앞에 선 배명호 씨는 힘찬 와인드업 동작 이후 포수에게 바로 가는 공을 뿌려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박정권은 배 씨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더그아웃까지 배웅했다.

박정권의 선행은 새삼스럽지 않다.

2015년 ‘행복드림홈런’ 프로그램을 통해 기부금 2100만원을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고 지난해에는 안타 당 30만원(세란병원), 홈런 당 100만원(인하대병원)을 적립, 소아암 환우들에게 5310만원의 치료비, 수술비를 지원했다.

지난해 사랑의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선정된 이유다.

박정권은 “명호한테 좋은 추억이 됐으면 좋겠다. 내게도 뜻 깊은 추억이 될 것 같다”며 “내가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주변을 둘러보고 뜻 깊은 일이 있으면 참여할 생각”이라고 웃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