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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No.36 이승엽', 한국프로야구의 전설이 될 이름의 '하루 At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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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No.36 이승엽', 한국프로야구의 전설이 될 이름의 '하루 AtoZ'
  • 주현희 기자
  • 승인 2017.04.25 0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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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 사진 주현희 기자] 종착역이 서서히 보인다. 그러나 그곳 역시 그에게는 또다른 인생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선수생활 마지막 해를 보내는 이승엽에게 지금 시계는 빨리 갈까, 아니면 천천히 갈까?

4월 중순이 지나 여름을 향해 달려가는데 불구하고 해가 떨어지면 아직은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쌀쌀한 날씨에 선수들의 몸도 움직이지 않으면 흔쾌히 풀리기 어려울 듯했다. 

지난 20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2016-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 이날도 이승엽은 타석에 서서 팀을 위해, 자신의 마시막 시즌을 위해 매타석 집중했다.   

경북고를 졸업한 후 1995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으니 올해로 프로선수 경력 23년째. 그 속에는 일본프로야구(NPB) 선수생활 8년도 있었다.

이승엽에게 2017년 정유년 한 해는 그간 보냈던 시즌과는 감회가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은퇴를 선언하고 맞이한 해이기 때문이다. '등번호 36'의 움직임을 렌즈를 통해 쭉 쫓아봤다.

 

◆ '라이언 킹'에서 '국민타자'로, 그리고 이제는 '레전드'를 향해

1976년생인 그는 1995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해 2004년 지바롯데 마린스, 2011년 오릭스 버팔로스를 거쳐 2012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선수로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기도 하지만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과 같은 국제 대회에서 국가대표로서 결정적일 때 한방을 터트리며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드높이기도 했다. 

지난 20일 두산 전에는 지명타자로서 5번 타순에 섰다.

장기간 한일 프로야구를 넘나들며 각종 기록을 양산해온 이승엽, 그 비결은 무엇일까? 아마도 매경기에 임하는 '성실함'이 최대 무기가 아닐까?

이날도 타석에 들어가기 전부터 하반신부터 허리, 상체, 그리고 방망이 조율까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두산 베어스의 선발투수는 '슬로볼의 아티스트' 유희관. 이승엽은 유희관이 연습투구할 때부터 상대의 투구리듬과 패턴을 읽으며 온몸을 경기 모드로 전환했다.   

 

연습 투구를 보며 헛스윙을 하며 타이밍을 맞춰보고

 

덕아웃으로 들어가서도 뭔가 생각에 잠겼다.

 

2회 첫 타석이 곧 다가오자 장갑을 끼면서도 뭔가 생각하는 듯 표정은 진지했다. 그리고 타석을 향해 걸어나갔다.

 

 

 

하지만 2회 첫 번째 타석은 좌익수 플라이. 1루에 진루하지 못하고 덕아웃으로 향했다.

 

추운 날씨에 몸이 덜 풀린 탓일까? 하지만 절호의 타점 찬스가 다가왔다. 

 

3회초 들어 삼성은 김헌곤의 적시 2루타로 2-1 역전에 성공한 뒤 또다시 득점 찬스를 맞이했다. 

 

흔들리는 유희관으로부터 3번 타자 구자욱과, 4번 타자 러프가 잇따라 볼넷을 얻어 2사 만루의 기회를 얻었다. 다음 타석은 이승엽.

 

만루 홈런이라면 더없이 좋겠지만 부담없이 깨끗한 적시타를 기대해!

 

하지만, 이승엽은 넓어진 스트라이크존 때문인지 허무하게 삼진을 당하고 돌아섰다.

추적추적 걸어들어가는 뒷모습과 수비를 준비하는 삼성 선수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아쉬운 장면을 연출했다. 헬멧을 벗는 그의 모습에서는 쓸쓸함마저 감돌았다.

 
 

하지만 여기서 그만둘 이승엽이 아니다.

경기는 2-4로 뒤진 채 삼성의 9회초 마지막 공격이 시작됐다.

 

이승엽이 선두타자로 나섰다. 투수는 유희관에 이어 9회에 마운드를 물려받은 마무리 이용찬.

하지만 지난 3타석의 아쉬움을 떨쳐버리듯 이용찬의 투구에 전신을 집중했다. 

 
 

좌익수 앞 안타. 4번의 타석 만에 안타를 치고 마침내 1루 주루코치 김재걸과 주먹 태그를 했다.

 
 

이후 다음타자 조동찬이 볼넷을 얻어내 득점권까지 진출했지만

 
 

박한이, 이지영이 삼진과 스리번트 아웃으로 기회를 잡지 못했고 강한울이 2루 땅볼로 두산 오재원에게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혔다.

홈을 밟으며 역전을 노렸던 이승엽의 이날 도전도 여기서 끝을 맺었다.

 

승리는 두산 베어스가 가져갔다. 삼성 라이온즈는 두산과 3연전을 승리없이 1무2패로 고스란히 내주고 말았다

 

짙은 미세먼지 공세에다 아직은 체온 유지가 쉽지 않은 날씨 탓일까? 요즘 이승엽이 마지막 시즌을 보내는 삼성의 하루하루는 녹록치 않다. 신임 김한수 감독으로 수장이 바뀌었지만 삼성에게는 '전통의 명가' 다운 위력이 보이지 않는다. 

이날도 삼성 공격진에는 예전의 날카로운 예봉이 보이지 않아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끝내 홈을 밟지 못한 이승엽의 발걸음이 그 현실을 대변하는 듯했다.    

■ 이승엽은 지금...

야구 인생의 대단원을 앞두고 있는 이승엽은 한국프로야구(KBO)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가 타석에서 휘두르는 방망이, 그가 다이아몬드를 도는 누상의 플레이 하나하나는 신기록이 되거나 신기록 수립을 앞두고 있다.

4월 23일 홈인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NC 다이노스와 경기.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2017시즌 20경기에서 85번에 걸쳐 타석에 들어서서 78타수 19안타 2홈런 7득점 30루타 10타점 타율 0.244를 마크 중이다.

24일 현재 개인통산 1791경기 6738타수 2043안타 445홈런 3863루타 1297득점 1421타점 타율 0.303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 개인통산 홈런과 타점 신기록 보유자인 그가 날리는 아치와 타점은 그때마다 새로운 기록이 되고 있다.

이승엽은 당장 새로운 KBO의 또 다른 이정표를 앞두고 있다. 이미 은퇴한 양준혁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통산 최다득점 기록이다. 

양준혁이 1299득점을 올렸으니 타이기록에 2득점, 신기록에 3득점만 남겨뒀다. 루타 기록도 양준혁(3879)과 나란히 하는데 16루타, 새롭게 장식하는데 17루타만 남겨 놓았다.

이승엽은 한국프로야구를 넘어서는 남다른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2003년에는 당시 아시아 한시즌 개인 최다 홈런 기록인 56호를 날렸고, 2016년 9월 4일에는 한일 통산 600호 아치를 그렸다.

2011년부터 4시즌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는 등 '전통의 명가'로 불리던 삼성이지만 지난해부터는 사정이 급변했다. 지난 시즌 10개팀 중 9위로 급전직하하며 가을축제를 먼 발치에서 바라보더니, 올시즌도 22일 현재 19경기에서 고작 3승(14패 2무)를 하며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이승엽이 마지막해를 편안한 마음으로 타석에 서서 마무리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외국인타자 러프의 부진으로 4번 타순에 서는 일이 잦아졌다. 줄곧 삼성 타선의 핵을 이뤄온 그지만 불혹을 넘기고 대단원을 준비하는 그에게는 여간 큰 부담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승엽은 오랜 선수 생활 동안 온갖 위기에 맞서 그때마다 최상의 결과를 내놓았다. 하루빨리 통산 최다득점, 최다 루타기록도 갱신하고, 450호 홈런 고지도 훌쩍 넘어설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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