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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첫 통합 4연패, 투타 밸런스로 이룬 '삼성왕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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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첫 통합 4연패, 투타 밸런스로 이룬 '삼성왕조'의 힘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1.11 2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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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6차전] 선발·중간계투·마무리까지 철옹성 마운드…3할 타율에 팀 홈런 2위 '투타 완벽한 조화'

[잠실=스포츠Q 글 이세영 기자·사진 노민규 기자] 마운드는 철옹성이었고 공격은 뜨거웠다. 올 시즌 타고투저가 한국 프로야구를 휩쓸었지만 삼성의 마운드는 탄탄했고 방망이 역시 뜨거웠다.

삼성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 넥센과 경기에서 선발 윤성환의 호투와 초반부터 터진 타선을 앞세워 11-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1985년 전·후기 우승 포함 통산 8번째 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2011년과 2012년, 지난해에 이은 4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프로야구 최초로 통합 4연패를 일군 삼성은 명실상부한 2010년대 최강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 삼성 선수단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앞에 두고 환호하고 있다.

◆ 마운드의 팀에서 막강 타선까지 갖춘 팀으로 

2005년, 2006년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했을 때만해도 사자군단을 이끌어가는 힘은 강력한 뒷문에서 나왔다.

당시 삼성 계투진에는 쌍권총으로 불린 권혁과 권오준, 오상민, 임창용, 오승환이 필승계투조를 이뤄 상대 타선이 쉽게 상대할 수 없었다. 특히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2006년 47세이브를 올리며 2011년과 함께 한 시즌 최다 세이브를 달성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도 삼성 불펜의 힘은 대단했다. 안지만과 심창민이 필승계투조를 이뤘고 오승환이 9회를 지우며 팀 승리를 지켰다. 삼성은 지난 5월 27일 LG전에서 패하기 전까지 7회 리드 시 144연승(1무 포함)을 내달렸다. 상대팀이 7회 이후 경기를 뒤집기 힘들 정도로 삼성 뒷문은 매우 견고했다.

하지만 올해는 정규시즌에서 마운드보다 타선의 힘이 더 셌다. 삼성 중심타선은 투고타저의 흐름 속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 최형우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넥센과 6차전 3회초 1사 1, 3루 상황에서 2타점 적시 3루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우선 규정타석을 소화한 선수 가운데 3할 타율을 달성한 선수가 여섯 명이나 됐다. 최형우(0.356)를 필두로 박한이(0.331), 채태인(0.317), 박석민(0.315), 이승엽(0.308), 나바로(0.308)가 3할을 넘긴 삼성은 역대 최다로 3할 타자들을 배출했다.

여기에 이승엽(32홈런)과 최형우, 야마이코 나바로(이상 31홈런)가 30홈런을 돌파한 삼성은 100타점 타자 두 명(이승엽, 최형우)을 추가로 배출했다.

삼성은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팀 타율 3할을 넘기며(0.301) 이 부문 1위를 차지했고 홈런 2위(161홈런), 안타 1위(1345안타), 타점 2위(763타점), 도루 1위(161도루)를 거머쥐는 등 주요 타격 부문에서 수위권을 놓치지 않았다.

▲ 나바로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시상식에서 MVP에 선정된 뒤 팀 동료들의 샴페인 세례를 받고 있다.

◆ 정규시즌에서 탄탄했던 마운드, 한국시리즈에서 위용 더하다

공격력에 있어서는 넥센과 다를바가 없었다. 결정적으로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넥센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마운드였다.

사실 삼성은 정규시즌에도 투수진이 막강했다. 전체 팀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5선발을 구축한 삼성은 정규시즌에서 9개 팀 가운데 가장 많은 63차례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다만 강력한 방망이에 마운드의 힘이 묻혀있었을 뿐이다.

마운드의 숨겨진 힘은 한국시리즈에서 그대로 발휘됐다.

1선발 릭 밴덴헐크는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13⅓이닝 동안 3점만을 내주는 호투로 우승에 다리를 놨고 2차전과 6차전에 선발 등판한 윤성환도 13이닝 2실점의 짠물 피칭을 과시, 우승의 주역이 됐다. 3선발 장원삼 역시 3차전에서 6⅓이닝 6탈삼진 1실점으로 시리즈 연승을 이끌었다. 6경기를 치르면서 선발 마운드가 무너졌던 것은 J.D. 마틴이 나왔던 4차전 뿐이었다.

선발진이 앞에서 든든하게 버텨줬기 때문에 불펜 소모가 적었다. 특히 마무리 투수 임창용은 단 세 경기에만 나섰다. 그나마 세이브 요건에서 등판한 경우는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 윤성환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넥센과 6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그는 2차전과 6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시리즈 2승을 거뒀다.

삼성은 두 차례 진 경기에서는 13점을 내줬다. 그러나 네 경기를 이기면서 넥센에 준 점수는 1점씩 모두 4점에 불과했다. 홈런 1위와 팀 타율 2위를 기록한 넥센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박병호와 강정호를 연달아 돌려세우면서 마운드의 우위를 자랑했다.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강정호는 타율 0.050으로 묶었다.

정규시즌에서 막강했던 삼성의 타선은 다소 부진했다. 이승엽과 박석민의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나바로와 박한이, 최형우, 채태인, 김상수 등의 활약이 있긴 했지만 5, 6번 타자를 맡은 박석민, 이승엽의 부진으로 대량 득점을 올리는데 실패했다.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대량 득점에 성공한 경기는 6차전 뿐이었다.

한국시리즈 6경기 가운데 5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해준 선발투수들이 앞에서 든든하게 지켜주지 못했다면 삼성의 통합 4연패는 불가능했다. 시리즈 내내 호투를 펼쳤던 선발투수의 활약은 4연속 통합우승의 또다른 원동력이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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