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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타격 1·2위 기아 넥센 맞대결, 볼거리 넘친 소문난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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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타격 1·2위 기아 넥센 맞대결, 볼거리 넘친 소문난 잔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7.18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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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팽팽한 투수전이 지루해 질 때쯤 홈런쇼가 펼쳐졌다. 투수전과 타격전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명승부였다.

KIA(기아)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시즌 10번째 맞대결을 펼쳤다.

끝까지 누구하나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전개였다.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전개에 평일임에도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5000여 관중들은 자리를 뜨지 못하고 열광했다.

전반기 극강의 면모를 보이며 선두를 독주한 KIA의 우세가 점쳐졌다. 타격 1,2위에 나란히 올라 있는 KIA와 넥센이지만 선발 투수의 힘에서 KIA가 앞섰다.

KIA 선발은 올 시즌 개막 후 14연승, 지난해부터 15연승을 달린 헥터 노에시였다. 반면 넥센은 신인 투수 김성민을 내세웠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경기는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넥센의 필승 의지가 빛났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경기 전 “헥터를 반드시 꺾어보고 싶다”고 말했고 이는 경기 초반 잘 나타났다.

넥센은 1회말 선두타자 이정후를 시작으로 서건창, 채태인이 3연속 안타를 날리며 2점을 먼저 뽑았다. 이 과정에서 타선의 집중력이 눈부셨다.

이정후는 헥터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좌중간 방면으로 안타를 만들어 냈다. 이어 서건창이 우익수 방면으로 애매한 타구를 날렸고 KIA 우익수 이명기가 잡아낼 수 있다는 동작을 취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현혹되지 않고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1-2루 사이 적당한 위치에서 타구를 살폈다. 타구는 이명기 앞에 떨어졌고 이정후는 재빨리 달려 2루에 안착했다.

무사 1,2루 채태인을 상대하던 헥터가 폭투를 범했다. 하지만 공은 포수 옆으로 많이 튀어나가지 않았다. 그러나 이정후는 과감하게 3루로 달렸다. 이정후의 스타트를 본 1루 주자 서건창도 당황하지 않고 곧바로 2루로 출발했다. 예상치 못한 주루 플레이에 당황한 KIA 포수 김민식은 송구를 하지 못했다. 이어 채태인이 무릎을 꿇으며 공을 맞히는 기술적인 타격으로 좌익수 앞으로 안타를 날리며 2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과감하고 침착한 주루플레이가 만든 2점이었다.

KIA 헥터는 이후 2회부터 7회까지 노히티 피칭을 펼쳤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넥센 선발 김성민은 잦은 위기 속에서도 꿋꿋이 버텨냈고 5⅓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 자격을 갖춘 채 임무를 마쳤다.

4회 이후 9회초 1사까지 잠잠하던 양 팀 타선은 경기 막판 집중력을 발휘했다. 1-2로 끌려가던 KIA는 1사에서 안치홍의 안타 이후 앞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캡틴’ 이범호의 투런 홈런으로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6연승을 예감케 하는 한 방이었다. 개인 통산 2800루타 고지를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2803루타. KBO 16번째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넥센도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7회초 이택근을 대신해 우익수 수비로 나선 박정음이 김윤동의 시속 145㎞ 속구를 통타,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시즌 마수걸이 아치를 그렸다.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한 번 불을 뿜은 KIA 타선은 쉽게 식지 않았다. 후반기 팀의 마무리로 낙점받은 김상수를 상대로 KIA는 또 하나의 대포를 날렸다. 이번엔 로저 버나디나였다. 시즌 16호 홈런을 가장 결정적인 상황에서 날렸다. 한 가운데로 들어오는 김상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중앙담장을 넘겼다.

투수전과 타격전의 흐름을 오가면서도 양 팀의 실책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양 팀 선발 투수는 모두 호투했고 타선은 타격 1,2위 답게 결정적일 때 한 방을 날려줬다. 진 팀에는 아쉬움으로 남을 경기였지만 결코 쉽게 나오지 않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였음에는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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