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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스즈키 이치로, MLB시즌 대타 안타 신기록 -2 '대타왕, 그 도전의 의미'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7.09.17 17:55 | 최종수정 2017.09.17 17: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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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류수근 기자] 마이애미 말린스의 일본인 타자 스즈키 이치로는 올해로 메이저리그 진출 18년째를 거의 마쳤다. 1973년 10월 22일생이니 35일후면 정확히 만 44세가 된다.

이정도 나이라면  선수가 아니라 코치나 감독을 연상하기 쉽지만 이치로는 여전히 현역선수로 뛰고 있다.  메이저리그 최고령 야수다. 이미 그는 50세까지는 플레이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이치로 앞에 놓인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선발라인업에 든 건 가물에 콩나듯이 거의 보기 어렵다. 한마디로 올해 그는 '대타 전문타자'다. 올시즌 선발타순에는 단 17차례밖에 오르지 못했다. 

마이애미 말린스 일본인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가 지난 4월 20일(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와 원정 경기에서 9회 솔로 홈런을 때리고 있다. [사진= AP/뉴시스]

지금도 이치로는 여전히 선발라인업에 들어 후배선수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며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지난 8월 마이애미의 지역 신문에는 이치로의 시즌 대타 신기록 경신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는 기사가 실렸다. 신문은 "그는 돈 매팅리 감독에게 의지가 되는 대타다"라며 기대감을 표했지만 이치로의 속내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이치로는 대타 전문타자에 대해 "상상한 적은 없었다"거나 "익숙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부정적인 생각을 강하게 내비쳤다. 

이치로는 "나는 클럽하우스에 올 때 선발라인업에 들어있지 않다는 걸 전달받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똑같이 준비하고 싶다. 똑같이 있고 싶고 똑같이 행동하고 싶다. 이건 변함이 없다. 앞으로도 이건 바뀌지 않을 것이다"라며 선발출장에 대한 일관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이치로는 포기를 모른다. 감독의 기용법에 불만은 있지만 그렇다고 주어지는 기회를 놓치고 싶은 생각도 없다. 주어진 역할에는 최선을 다하며 또다른 기록 도전에 나서고 있다. 

지금 이치로가 도전하는 이정표는 그 전에 세웠던 메이저리그 3000안타 등 거창한 기록들과 비교할 때는 아주 소박한 기록일지 모른다. 대타 전문과 관련한 기록들이기 때문이다.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 말린스)는 2016년 8월 8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중견수 겸 6번타자로 선발 출전해 메이저리그 통산 3000안타 대기록을 작성했다. [사진= AP/뉴시스]

하지만 만44세 이치로가 열악한 새로운 환경에서 일궈가는 기록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결코 적거나 과소평가할 수 없다. 

한 시즌 메이저리그 개인 대타 타석수에 이어 한 시즌 개인 대타 안타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미 이치로는 한 시즌 개인 대타 타석수 메이저 기록인 '94'를 훌쩍 넘어 세 자리 타석수(100)에 올라섰다. 그리고 현재 시즌 대타 안타수는 26개로 메이저리그 최다 기록(28개)에 바짝 다가섰다. '2'개만 더 치면 어깨를 나란히 하고, 3개를 치면 또 하나의 신기록을 쓰게 된다.

역대 메이저리그 한시즌 최다 대타 타석수는 1983년 러스티 스타우브가 달성한 94타석이었다. 이치로는 34년만에 새로운 기록을 쓰면서 개인기록 리스트에 하나 더 추가했다. 

러스티 스타우브는 몬트리올 엑스포스(현 워싱턴 내셔널스) 창단 후 첫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당시 그의 등번호 10번은 영구결번됐다. 스타우브는 모두 5개팀에서 뛰며 23년간 2716안타 292홈런 타율 0.279를 기록한 타자다.

스타우브는 텍사스 레인저 시절이던 1983년에 8연속 대타안타(내셔널리그 타이기록)와 메이저리그 대타 타점 타이기록(25)도 세웠다. 1985년 41세의 나이에 선수생활을 끝냈다. 4개의 다른 팀에서 500안타를 각각 기록한 유일한 메이저리그 타자다. 뉴욕 메츠 명예의 전당에도 올랐다. 

이치로는 한 시즌 대타 안타기록을 향해 행진 중이다. 마이애미 말린스의 한 시즌 개인 최다 대타안타 기록은 이미 바꿨다. 팀 기록은 2009년 로스 글로드가 세웠던 21안타였다.

이치로가 다음에 도달할 고지는 존 밴더 월이 1995년 콜로라도 로키스 시절 기록한 메이저 한 시즌 개인 대타 기록(28안타)이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 소속된 마이애미 말린스는 16일(현지시간) 현재 69승 79패로 148경기를 마쳤다. 시즌 162경기 중 14경기가 남아 있다. 148경기 동안 대타로서 26안타를 쳤으니 5.7경기 당 1안타를 기록한 셈이다.

산술적인 계산으로는 타이기록인 28안타는 가능하고 신기록인 29안타는 쉽지 않다는 계산이 나온다. 돈 매팅리 감독이 그를 얼마나 자주 대타로 내보낼지 등 변수가 많지만 타석수가 늘고 몰아치기라도 하면 30안타 고지도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이치로는 9월 16일(한국시간)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508개의 도루도 기록하고 있다.  [사진= AP/뉴시스]

앞서 이치로는 지난 9월 7일(한국시간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시즌 최다 대타 타석수 기록(95)을 수립했다. 이치로로서는 또 하나의 신기록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리그 대타 안타수 랭킹에서 2위에 10개 차로 크게 앞서가며 선두를 달리던 상황.  당시 이치로는 4-4 동점이던 8회 2사 2루의 득점 찬스에서 타석에 섰다.

상대투수 호세 라미레스가 던진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쳤고, 타구는 3루수 뒤쪽으로 낮게 날아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텍사스 리거', 일명 '바가지 안타' 였다. 2루 주자는 홈까지 파고 들어 득점에 성공했다.  

이치로는 16일(한국시간 17 일) 밀러 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 전에서 대타로 출전했지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날 비록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 올해 대타 타석수 '100'에 도달했다. 이치로는 이미 올 시즌 타석과 타수 모두 메이저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이치로는 마이애미가 6-3으로 앞서던 6회말 2사2루에서 타석에 나섰고 밀워키 우완투수 올리버 드레이크와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안타 추가에 실패했다. 

이치로는 이날 현재 시즌 124경기에 나가 대타 안타 26개를 포함 45안타 3홈런 16타점 18타점으로 타율 0.260을 기록하고 있다. 

그간 이치로가 세워온 기록행진은 놀랍다. 메이저리그 4년차인 2004년에 메이저리그 한 시즌 개인 최다안타 기록인 262안타의 금자탑을 세웠고, 이후 2001년부터 10년 연속 200안타를 휘둘렀다.

이치로는 2016년 6월 1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전에서  일본프로야구( NPB)와 메이저리그(MLB) 기록을 합산한 안타수가 4257개를 기록, 피트 로즈가  MLB에서 세운 4256안타를 넘어서며 세계기록으로서 기네스에 등재됐다. 이치로는 일본프로야구 9년간 1278안타에 이어 이날까지 메이저리그에서 2979안타를 쳐냈다. 

또한 2016년 8월 7일 콜로라도 로키스 전에서는 7회에 3루타를 날리며 사상 30인째  MLB 통산 3000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16시즌째에 3천 안타 고지에 오른 것은 피트 로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사상 최속 기록이었다. 

이치로는 타격 이외에 발로도 커다란 이정표에 도달해 주목받았다. 2016년 4월 29일, 당시 밀워키와의 경기에 1번타자로 선발출장해 1회 첫번째 차석에서 우전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2번타자가 삼진을 당하는 사이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날 그는 메이저리그 사상 8명째 개인 통산 500도루와 함께 2900안타를 마크했다.  

2017시즌에도 기록경신은 이어졌다.

8월 4일 애틀란트 와 경기에서 대타로 출장해 안타를 기록, 개인통산 3061안타로 크레이그 비지오를 제치고 메이저리그 역대 안타수 단독 22위에 올랐다.

또, 9월 3일 필라델피아와 경기 8회에도 대타로 나서 NPB/MLB 통산 3563번째 출장기록을 세웠다. 이 수치는 피트 로즈가  메이저리그에서 세운 최다출장기록을 수치적으로 경신한 것이다.  이치로는 일본프로야구 9년간 951경기, 메이저리그 17년간 2612경기에 나섰다. 

2016년 8월 8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중견수 겸 6번타자로 선발 출전해 메이저리그 통산 3000안타 대기록을 작성한 뒤 팀 동료 디 고든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올해 9월 7일 워싱턴 내셔널스 전에서는 5회에 대타로 출장해 중전안타를 날리면서 NPP/MLB  통산 5863안타를 기록했다. 이 숫자는 일본의 '세계의 홈런왕' 오사다하루(왕정치)가 보유하고 있는 일본프로야구 최다 안타 기록을 넘어서는 수치라는 점에서 일본 언론이 대서특필했다. 

만 44세에도 끊이지 않는 대기록 수립 퍼레이드. 이는 부단히 자신을 갈고 닦고 연구하며 '변함없는 일상화 야구'에 기인한다. 그리고 50살까지는 반드시 뛰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안고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다. 주어진 상황이 불리하더라도 그것을 불만으로 표출하기에 앞서 자신을 끝없이 채찍질한다.

이치로는 16일(현지시간) 현재 메이저리그 통산 2624경기에 출장해 3075안타 117홈런 508도루 타율 0.312를 마크하고 있다.

이런 노력 때문에 장차 은퇴 후 동양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과연 이치로의 기록행진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류수근 기자  ryus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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