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2:11 (금)
임기영-고영표-배장호-우규민-신재영, 명암 갈린 사이드암 투수들 [2017 프로야구 결산 ⑦]
상태바
임기영-고영표-배장호-우규민-신재영, 명암 갈린 사이드암 투수들 [2017 프로야구 결산 ⑦]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11.08 07: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오버핸드 투수와 투구폼이 달라 타자에게 낯설다는 인상을 줄 수 있지만 우투수 기준으로 좌타자에게 약점을 안고 있는 사이드암 투수.

2017시즌 KBO리그(프로야구)는 이 사이드암 투수들의 득세가 돋보여 눈길을 끌었다.

대표적으로 임기영(KIA 타이거즈)과 고영표(kt 위즈)를 들 수 있는데, 이들은 프로 데뷔 후 올해 가장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 임기영은 올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며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사진=스포츠Q DB]

FA(자유계약선수) 송은범(한화 이글스)의 보상선수로 KIA로 이적한 임기영은 호랑이군단에서 맞은 첫 시즌인 올해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정규시즌 23경기에 나와 8승(2완봉) 6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 KIA의 정규시즌 우승에 힘을 보탰다. 부상 공백과 후반기 성적이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4선발로서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후반기 부진이 마음에 걸렸는지, 임기영은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에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는 피칭을 했다. 팀이 2승 1패로 앞선 4차전에 선발 등판했는데, 5⅔이닝을 6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KIA의 8년만의 통합우승에 큰 보탬이 된 ‘인생투’였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임기영은 속구를 비롯해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스플리터, 싱커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구종이 많다는 것은 위기 상황에서 선택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다 수월한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다.

군 문제를 해결한 24살의 ‘팔색조 투수’라는 점에서 임기영의 미래 가치는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리그를 뒤흔들만큼 강력했다. 수많은 투수들을 제치고 구종가치 3위에 올랐다. [사진=kt 위즈 제공]

고영표는 2017시즌 초 ‘체인지업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kt가 준수한 성적을 거둔 5월 중순까지 고영표의 행보도 매우 좋았는데, 첫 8경기에서 4승 3패 1홀드를 기록했다. 그의 주무기이기도 한 체인지업은 떨어지는 각도가 예리하고, 낙차가 커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물론 6~7월 두 달간 극심한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고영표의 체인지업만큼은 다른 팀 감독과 타자들도 인정할 정도로 힘이 있었다. 그의 체인지업 구종가치는 11.0으로 장원준(두산, 16.7), 라이언 피어밴드(kt, 12.0)에 이은 전체 3위다.

“마운드에서 너무 생각이 많았다”며 여름철 부진의 원인을 꼽은 고영표가 겨우 내 멘탈을 다듬는다면 커리어 하이인 2017시즌 성적(8승 12패 평균자책점 5.08)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 배장호는 롯데 필승조에서 유일한 사이드암 투수다. 그는 불펜의 윤활유 역할을 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프로 12년차 배장호도 2017시즌 옆구리 투수로서 작지 않은 임팩트를 남겼다.

일단 출장 경기 수에서 72경기(개인 최다)로 투수 전체 2위를 차지했으며, 이닝도 커리어 하이(66⅓이닝)를 달성했다. 롯데 필승조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한 배장호는 8승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4.34의 호성적을 거둬 팀의 5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다.

올해 박진형, 조정훈, 손승락으로 이어진 롯데 필승계투조에서 사이드암인 배장호가 버텨주지 못했다면 조원우 감독이 불펜을 운용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때문에 배장호가 올해 커리어 하이를 쓴 건 팀에도 큰 의미가 있다.

임기영과 고영표, 배장호가 올해 사이드암 투수의 강력함을 보여줬다면, 우규민(삼성 라이온즈)과 신재영(넥센 히어로즈)은 다소 고전했다.

2017시즌을 앞두고 FA로 삼성으로 이적한 우규민은 타자 친화적인 라이온즈파크에서 제대로 버티지 못했다. 10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6.02를 기록했는데, 46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홈런을 8개나 맞았다.

시즌 최종 성적은 7승 10패 평균자책점 5.21로 2016시즌보다 1승을 더 거두기는 했지만,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던 2013~2015년에 비하면 아쉬운 퍼포먼스였다. 특히 2017년에는 부상으로 마운드를 자주 비웠기 때문에 비시즌 동안 몸을 튼튼히 하는 데 시간을 쏟아야할 것으로 보인다.

▲ 신재영은 올해 선발보다는 불펜에서 더욱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스포츠Q DB]

2016년 신인왕 출신인 신재영은 혹독한 2년차 징크스를 겪었다.

속구와 슬라이더만으로 타자와 맞서는 그는 대표적인 투피치 투수다. 하지만 올해는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밋밋하게 들어가 위력이 떨어졌다는 평이 많았다. 자신감도 함께 떨어져 2군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일단 지난해(15승)에 비해 승수가 뚝 떨어졌다. 34경기에서 6승 7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했다. 6월까지는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지만, 7월부터 불펜으로 밀려났다. 후반기 평균자책점(3.18)이 전반기(5.17)보다 나았기 때문에 내년 시즌 풀타임 불펜으로 뛸 가능성도 있다. 신재영이 내년 시즌 달라진 모습으로 반등에 성공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싶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