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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몸값 논란, 최형우-이대호-양현종 투자 가치 입증했다 [2017 프로야구 결산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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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몸값 논란, 최형우-이대호-양현종 투자 가치 입증했다 [2017 프로야구 결산 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11.07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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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지난 시즌을 마치고 프로야구의 스토브리그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올랐다. KBO리그에 드디어 자유계약선수(FA) 100억 원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최형우(34)는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4년 총액 100억 원(계약금 40억원, 연봉 15억 원)에 KIA 타이거즈의 유니폼을 입었고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유턴한 이대호(35)는 4년 150억 원에 롯데 자이언츠로 복귀했다.

본격적인 시즌이 개막하기도 전에 이들의 몸값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과연 이 만한 돈을 받을만한 선수들이냐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었다.

 

 

게다가 이들이 출전했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홈 이점을 안고 치른 아시아 예선에서도 맥을 추지 못하고 1승 2패로 탈락을 맛봤다. 비판의 강도는 더욱 거세졌다. 전반적으로 따지고보면 FA시장의 많은 투자들은 그 가치를 다해내지 못했다.

85억 원을 받은 SK 와이번스 김광현은 애초에 부상인 것을 알고도 계약을 맺었으니 차치하더라도 LG 트윈스 차우찬은 10승 7패 평균자책점 3.43으로 선전하고도 95억 원이라는 금액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고 삼성 라이온즈 우규민(50억 원)은 7승 10패 평균자책점 5.21로 부진했다. 50억 원에 두산에 잔류한 김재호는 타율 0.293 50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잇따른 부상으로 91경기에 나서는데 그쳤다.

그러나 최형우와 이대호가 남긴 임팩트는 컸다. 과연 그 금액이 합당한 것인지를 떠나 “역시 돈을 써야 성적이 따라온다”라는 생각에는 대부분의 야구팬들이 공감하기 시작했다.

최형우를 빼놓고 올 시즌 KIA의 돌풍을 논할 수 없다. 최형우는 타율 0.342 26홈런 120타점 98득점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0.450, 장타율은 0.576에 달했고 득점권 타율도 0.368로 뛰어났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스탯티즈 기준)는 6.58로 전체 4위였다.

9월 이후 타율 0.231로 떨어진 감은 한국시리즈(타율 0.235)에서도 쉽게 회복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기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최형우의 올 시즌 기여도가 결코 저평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대호도 마찬가지였다. MLB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많은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던 이대호는 팀의 중심이 되겠다며 친정팀에 복귀했고 타율 0.320 34홈런 11타점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대호가 일본프로야구(NPB)와 MLB를 거치는 동안 4년 연속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던 롯데는 이대호 복귀 효과에 힘입어 5시즌 만에 신바람 나는 가을을 맞이했다. 이대효 효과는 흥행으로도 이어졌다. 롯데는 5년 만에 홈 100만 관중을 끌어 모았다.

복잡한 사정 속 KIA와 22억5000만 원에 1년 계약을 맺은 양현종도 100% 이상 자기 몫을 해줬다. 22년 만에 토종 20승(6패)을 달성했고 한국시리즈에선 완봉승에 이어 5차전 1점차 상황에서 세이브까지 해내며 제 손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동시 MVP에 올랐다.

외국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210만 달러에 두산 베어스와 계약한 더스틴 니퍼트를 비롯해 NC 다이노스 제프 맨쉽(180만 달러), KIA 헥터 노에시(170만 달러), 한화 이글스 윌린 로사리오(150만 달러) 등 많은 금액을 투자한 선수들은 대체로 성적도 좋았다. 150만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 선수 중에는 한화의 알렉시 오간도(180만 달러), 카를로스 비야누에바(150만 달러) 정도가 아쉬움을 남겼을 뿐이다.

올 시즌을 마친 뒤 18명의 선수가 FA로 시장에 나왔다. 손아섭과 민병헌을 비롯해 강민호, 김주찬, 정근우 등 굵직한 선수들이 시장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MLB에서 아쉬움을 남긴 김현수와 황재균도 국내 유턴이 유력시 되는 상황이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몸값 ‘거품 논란’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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