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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67] 입술을깨물다 올하반기 가장 주목해야 하는 정규앨범 '순간' 시대를 읽는 대중성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7.12.06 11:32 | 최종수정 2017.12.08 15: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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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야심 차게 기획 중인 스페셜 밴드 전문 인터뷰 박영웅 기자의 인디레이블탐방 67번째 뮤지션은 인디신 실력파 록 밴드 '입술을깨물다' 입니다.

[스포츠Q(큐) 글 박영웅 · 사진 주현희 기자] 올 하반기 인디신 음원 시장에 주목할 만한 앨범 하나가 발매됐다. 바로 팝 밴드 입술을깨물다의 정규 1집 앨범이다. 대중적인 멜로디를 바탕으로 높은 완성도와 구성을 보여주고 있는 이번 앨범은 입술을깨물다의 정규앨범에 대한 열망이 고스란히 묻어난 작품이다.

뮤지션에게 정규앨범이란 자신들의 음악적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매개체다. 이 때문에 입술을깨물다는 정규앨범 발매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고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인디레이블 탐방은 오랜 시간 끝에 정규 1집 앨범을 완성한 입술을깨물다를 만나 이들의 음악 이야기와 이번 앨범에 대한 공동리뷰 및 상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 팝과 록의 정도를 걷는 '입술을깨물다'

입술을깨물다의 음악은 다양한 록과 팝 장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모던록과 신스팝부터 얼터너티브, 이모코어 뉴메틀까지 다채로운 록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특히 이들의 음악은 대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누가 들어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곡들이 즐비하다.

"저희 음악은 스펙트럼이 매우 넓어요. 어떤 장르를 규정지어서 이야기하기 힘들죠. 모던록, 신스팝, 얼터너티브 등등. 입술을 깨물다 음악을 이야기하면 록사운드를 기반으로 신스를 비중 있게 활용했다 정도의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 특이한 방식으로 음악을 만드는 입술을깨물다

입술을깨물다의 음악 작업 방식은 매우 특이한 편이다. 연주하지 못하는 보컬 연제홍이 음악 초안을 가져오면 이를 기반으로 팀원들이 음악을 완성하는 구조를 띠고 있다. 연제홍은 비록 연주를 못 하지만 멜로디 라인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저희 밴드는 누가 곡을 썼느냐가 아닌 어떤 초안을 가져왔느냐에 따라 음악이 결정됩니다. 제홍이 형이 초안을 가져오면 이를 기반으로 사운드와 멜로디를 다 잡고 여러 장르의 음악들을 완성해요.

신기한 것이 제홍이 형은 연주를 못 하지만 좋은 초안들을 만들어 온다는 거예요. 사실 제홍이 형이 연주를 잘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훌륭한 초안들을 가져오지 못했을 겁니다. 코드를 염두에 둔 상태에서 곡을 쓰면 얽매이게 되는데 형은 무궁무진하게 음악이 나오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요."
 
 

 

 

◆ 입술을깨물다 첫 정규 1집 '순간'

입술을깨물다는 2011년 미니앨범 'EP 1'으로 정식 데뷔했다. 하지만 이들은 무려 6년여 가까운 시간 동안 활동하면서 정규앨범을 단 한 장도 발매하지 않았다. 입술을깨물다는 최근 인디신의 많은 밴드가 정규앨범을 제대로 발매하지 못하는 현상과 궤를 같이하는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입술을깨물다는 정규앨범 발매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지고 있었고 현 소속사인 슈가레코드를 만나며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한이 서려 있었어요. 싱글, 미니앨범은 잘 나왔지만 정규앨범은 만들 기회가 오질 않았죠. 밴드 내부적으로 걸림돌이 생기거나 서포트를 해주려던 쪽에서 상황이 안 좋아지거나 하면서 기약 없이 시간만 갔죠. 그래서 다음 소속사를 구할 때 조건 1순위가 정규앨범을 내줄 수 있느냐였어요. 다행히 슈가레코드를 만났고 그렇게 바라던 정규 1집을 만들 수 있었죠."

입술을깨물다에게 정규앨범은 꼭 이뤄야만 하는 첫 번째 바람이었다. 이런 이유로 이들은 정규앨범 작업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고 대중성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작품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순간'에 수록된 곡은 총 13곡이다. 희든 트랙까지 총 57분여가 소요되는 대작이다. 특히 이번 앨범은 입술을깨물다가 추구하던 다 장르의 록&팝 사운드를 모두 느낄 수 있다는 점, 누구나 처음 들어도 좋은 대중 멜로디, 마치 자신들의 역사를 담아내는 듯한 앨범 구성 등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감성 모던록 성향의 '파주'를 시작으로 정통 팝 스타일을 자랑하는 '나쁜 놈'과 '우리 사랑하는 동안', '더 러브 이면돼', 90년대 소프트한 얼터너티브 록 스타일의 '내버려 두지 마요', 대중적 멜로디가 돋보이는 '하고 싶은 말', '제로섬', 서태지 이모코어 록이 떠오르는 '소녀는 어디로 갔나', 강력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얼터너티브 록 '다이닝 인 액션' 등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곡들이 포진돼 있다.

물이 흘러간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초반에는 소프트하고 대중적인 곡들이 수록돼 있고 중반 이후에는 강력한 록 스피릿을 담을 곡들을 배치하며 사운드의 다양성까지 챙기는 데 성공했다. 올 하반기 인디신에서 가장 주목받을 만한 완성도를 갖춘 정규앨범으로 평가하고 싶다. 

 

 

 

"앨범 타이들이 '순간'이에요. 입술 사이라는 뜻이죠. 입술 사이에서 돌기만 했던 노래들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는 뜻이 담겨 있어요. '순간'이라는 제목과 입술 사이라는 것은 우리가 겪는 순간들의 경계. 그런 이야기에 해당하는 곡도 있고 해당하지 않는 곡도 있어요. 중요한 사실은 이번 정규앨범은 이전의 가벼운 느낌보다 훨씬 더 무게감이 실려있다는 점이에요."

"일단 '순간'에는 저희가 뮤지션으로서 가진 자아를 투영한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앞부분은 잘 들리는 이지 리스닝 팝적인 컬러를 살렸고 뒤 트랙은 우리가 원하는 음악을 넣고 싶었어요, 내고 나서 잘했다고 생각한 것은 뒤로 몰아넣은 강렬한 록사운드예요. 인디신에 요즘 강하면서도 대중적인 록이 많이 없잖아요. 믹스 나올 때도 뒷부분의 곡들은 들으면서 쓰러졌어요, 너무 좋았죠. 앨범 뒷부분은 과거 록으로의 회귀라는 기자님 표현처럼 앞부분은 팝 감성, 뒷부분은 록 스피릿이 매우 살아나고 있습니다."

"정규앨범이 13곡을 넣는 경우가 없는데 순간은 총 57분 꽤 긴 런닝타임을 가지고 있어요. 꼭 다 들어주시시길 바랍니다."
 
◆ '순간' 공동 리뷰

입술을깨물다 멤버들과 정규앨범 순간의 '공동리뷰'도 진행했다. 13곡 중 단 2곡만을 선택해 리뷰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들은 고심 끝에 '파주'와 '소녀는 어디로 갔나'를 리뷰 곡으로 선택했다.

첫 번째 리뷰 곡은 '파주'다. '파주'는 다채로운 사운드와 장르를 장착한 정규앨범 '순간'을 한꺼번에 설명해 주는 곡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곡은 인디신 최신 트랜드와 함께 록의 느낌을 동시에 담고 있다. 곡 초반은 신스팝 스타일을 보여준다. 신시사이저사운드를 기본으로 깔고 연제홍의 감미로운 보이스가 곡 전반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중반 이후 록사운드가 중심이 되면서 곡을 마무리한다. 신스팝과 록사운드의 완벽한 조화가 돋보인다. '파주'라는 지역을 소재로 한 가사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제가 파주에 살고 있어요. 그래서 파주라는 공간을 주제로 노래를 만들고 싶었어요. 항상 친구들이 집에 갈 때면 북한에 가느냐고 놀리더라고요. (웃음) 지역상으로 사실상 북한과 마주한 지역이 맞죠. 그래서 북한 동포들이 보는 시선과 우리가 보는 시선과 감정이 어떻게 다를까를 곡으로 다루고 싶었습니다. 초반 편곡 방향이 있었는데 제가 가져온 초안과는 너무 방향이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고집을 부려 완성한 곡입니다. 제 고집대로 나온 곡이에요. 멤버들에게 고마움을 느껴요. 앨범 측면에서는 애피타이저 같은 느낌의 곡이에요. 1번 수록곡으로 적격인 곡이라고 하고 싶어요."

 

 

 

입술을깨물다가 추천하는 두 번째 곡은 '소녀는 어디로 갔나'다. '소녀는 어디로 갔나'는 지난 2000년대 중반 대중음악 신을 강타했던 서태지의 정규 7집 앨범 '라이브 와이어'를 연상하게 하는 곡이다. 2000년대 중반 이모코어 록 장르의 매력을 되새겨 볼 수 있는 노래. 입술을깨물다 역시 자신들이 존경하는 서태지의 영향을 받은 곡이 맞는다는 의견을 내놨다. 개인적으로는 7번 트랙 '하고 싶은 말'과 함께 가장 대중적인 곡으로 평가할 수 있다.

"현재는 영국 록을 좋아하는데 20대 초중반까지는 미국 록과 펑크를 좋아했어요. 최근보다는 예전의 저를 생각하면서 만들었습니다. 리듬이 정말 많이 바뀌는 곡이에요. 그래서 이 곡은 제가 풀었다고 생각합니다. 리듬이 계속 바뀌어도 전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아요. 처음부터 '이렇게 칠까?' 생각하면서 친 게 90% 가까이가 적용이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곡은 서태지 형님이 꼭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 입술을깨물다 역사

입술을깨물다의 뿌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밴드동아리에서 시작됐다. 베이스 문현호와 보컬 연제홍이 대학 동기고 기타 최기선이 후배다. 학교를 졸업하면서 밴드를 만들고 싶었고 2010년 6인조 밴드를 만들었다. 2011년 데뷔앨범을 냈으나 2012년 개인 사정으로 멤버 한 명이 탈퇴를 했고 5인조 체재가 됐다. 현재는 드럼 이민섭이 영입되면서 현재의 체재를 완성하게 됐다.

"현호와 기선이는 대학교 동아리 밴드에서 만난 친구들이에요. 지금도 서로의 호흡이 잘 맞는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 특히 민섭이가 들어오면서 입술을깨물다의 정체성이 더욱 더 확립됐다고 하고 싶네요. 이제 데뷔 7년 차가 됐는데 음악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면서 끝까지 가고 싶어요." (연제홍)

◆ 일정

얼마 전 단독공연을 마친 입술을깨물다는 오는 12월 2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프리즘홀에서 경인방송 '박현준의 라디오가가' 라디오 공개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날 입술이깨물다는 무료 팬 미팅도 겸할 예정이다.

 

 

 

◆ 한 줄 목표

최기선 "5년 뒤에는 결혼해서 딸과 에버랜드 가고 싶어요."

문현호 "기선이 딸이랑 제 아들이랑 같이 에버랜드 가겠습니다."

이민섭 "유명 악시 브랜드를 협찬받는 뮤지션이 되겠습니다."

연제홍 "협찬받을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습니다." 

 

◆ 개인 소개

 

 

 

베이스 문현호= 서울 출신. 외대 영어학과, 숙명여대 음악 치료학 석사, 입술을깨물다로 음악을 시작했다. 스쿨밴드 때 처음 기타를 치고 베이스로 전향을 했다. 외대 출신 최고의 베이시스트.

 

 

 

보컬 연제홍= 서울 출신. 외대 영어학과, 2001년 동아리 밴드 시작. 노래는 1987년 유치원 때부터 노래에 소질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집에서 방학 때는 8시간씩 노래를 불렀다. 고등학교 때 막연하게 노래를 했다. 대학에 들어와 본격적인 노래를 시작하며 현재는 팀을 이끄는 정신적 지주.

 

 

 

드럼 이민섭= 서울 출신. 백석예대 실용음악과, 고2 때부터 일본 록을 들었다. 엑스 재팬, 메탈리카 듣다가, 메탈리카 때문에 드럼을 치기로 했다. 다양한 음악을 꿈꾸는 드럼 청년.

 

 

 

기타 최기선= 서울 출신, 한가람고등학교, 외대 영어학과 고등학교 태풍이라는 밴드를 가입하며 기타를 잡았다. 대학 때도 밴드부를 들었고 현재 인원들과 인연이 닿으면서 현재까지 입술을깨물다에서 활동하고 있다. 선비 기타. 유학자 기타.

■ 팀명

"팀명을 들리는 데로 편하게 부를 수 있는 것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다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온 동작이 생각났고 입술을깨물다가 됐습니다. 행위는 하나지만 감정은 여러 개가 느껴지는 이름 같아요. 사운드는 일정하지만 느낌이 다른 음악이 나온다는 뜻과도 겹쳐지고요."

(*더 많은 인디신, 가요계의 소식은 스폐셜 연재기사 '인디레이블탐방' 이외에도 박영웅 기자의 '밴드포커스', '밴드신SQ현장', '가요포커스', '가요초점'Q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박영웅 밴드전문 기자의 개인 이메일은 dxhero@hanmail.net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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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 기자  dxhero@ha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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