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4 11:00 (토)
옛 스승 잃은 현대건설, 한마음으로 6연승
상태바
옛 스승 잃은 현대건설, 한마음으로 6연승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2.08 2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폴리 트리플크라운 32득점, 황연주도 11득점…IBK기업은행 셧아웃시키고 선두 탈환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수원 현대건설 선수들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스승을 기리는 승리를 거뒀다. 스승의 영전에 6연승을 바쳤다.

현대건설은 8일 화성 종합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4~2015 V리그 여자부 원정경기에서 폴리가 후위공격 9점, 블로킹 득점 4점, 서브득점 4점 등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작성하는 맹위 속에 홈팀 화성 IBK기업은행을 3-0(25-22 28-26 25-14)로 셧아웃시켰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2라운드 전승에 이어 3라운드 첫 경기까지 이기며 6연승을 달리며 전날 인천 흥국생명에 내줬던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2라운드 전승으로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대건설은 지난 4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황현주 전 현대건설 감독을 추모하며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달고 경기에 나섰다.

▲ 수원 현대건설 선수들이 8일 화성 종합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화성 IBK기업은행과 V리그 여자부 원정경기에서 셧아웃 승리를 거둔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서브·블로킹서 압도한 현대건설 88분만의 승리

현대건설은 블로킹 뿐 아니라 서브까지 IBK기업은행을 압도했다. 이날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블로킹에서 7-4로 앞섰고 서브 득점에서는 13-5로 일방적인 우위였다. 범실은 현대건설이 16개, IBK기업은행이 18개로 비슷했다. 결국 블로킹과 서브가 두 팀의 승패를 가른 셈이었다.

어쩌면 고인이 된 황현주 전 감독을 추모하며 더욱 힘을 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첫 세트는 외국인 선수의 공격에서 갈렸다. 1세트에서 14득점을 올린 폴리의 공격 성공률은 70.59%. 그러나 IBK기업은행의 데스티니(26득점)는 12득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공격 성공률은 50%에 그쳤다.

22-22 동점에서 폴리의 오픈 공격으로 23-22로 한발 앞나간 현대건설은 황연주(11득점)의 서브에 이은 IBK기업은행의 리시브가 곧바로 현대건설 진영으로 넘어왔고 이를 폴리가 결정지으며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다. 현대건설의 1세트 마지막 점수도 폴리의 오픈 공격에서 나왔다.

두번째 세트는 현대건설이 다시 24-22를 만들며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지만 IBK기업은행이 박정아(7득점의 퀵오픈과 데스티니의 백어택 공격으로 24-24 동점을 만들면서 듀스에 들어갔다.

그러나 집중력에서 앞선 쪽은 현대건설이었다. 26-26 동점에서 폴리의 백어택 공격이 터지며 세트 포인트를 만든 현대건설은 김희진의 퀵오픈이 무위에 그친 사이 현대건설이 안정적으로 잡아내 폴리의 오픈 공격으로 마무리지었다.

3세트는 현대건설의 일방적인 압승이었다. 폴리 대신 황연주가 맞선 오른쪽 공격이 유효했다. 2세트까지 5점을 따낸 황연주는 3세트에만 6점을 올렸다. 황연주의 공격 성공률이 71.43%에 달했다.

▲ 수원 현대건설 선수들이 8일 화성 종합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화성 IBK기업은행과 V리그 여자부 원정경기에서 양철호 감독의 작전 지시를 들으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선수들의 왼쪽 가슴에는 고 황현주 전 감독을 기리는 추모 리본이 보인다. [사진=KOVO 제공]

더욱 특기할만한 것은 황연주의 공격 점유율이 3세트에 41.18%로 폴리(29.41%)보다 높았다는 점. 다시 말해 폴리보다 황연주에서 공격이 풀렸다는 뜻이다. 황연주의 공격으로 허를 찔린 IBK기업은행은 3세트에 겨우 14점만 뽑으며 무너졌다.

24-14 매치 포인트에서 마지막을 결정지은 것도 황연주의 오픈 공격이었다. 1시간 28분의 경기는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 'IBK기업은행 킬러' 폴리와 사부곡 부른 황연주의 합작품

이날 폴리는 자신의 통산 세번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하나 재미있는 것은 폴리의 세차례 트리플 크라운이 모두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지난달 4일 1라운드 대결에서 후위공격 8개, 블로킹 8개, 서브 7개로 첫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했던 폴리는 지난달 19일 두번째 맞대결에서도 후위 5개, 블로킹 4개, 서브 5개로 두번째 트리플 크라운을 올렸다.

그러나 역시 현대건설의 승리 공신은 황연주였다. 이름이 비슷한 황연주와 고(故) 황현주 감독의 인연은 남다르다.

천안에 연고가 있었던 흥국생명이 최강으로 군림했던 당시 좌우 쌍포가 바로 김연경과 황연주였고 지도자가 황현주 감독이었다. 황현주 감독이 명장의 대열에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김연경-황연주 좌우 쌍포를 앞세워 흥국생명의 전성기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황현주 감독이 흥국생명을 떠난 뒤 둘 사이의 인연은 더이상 없을 듯 보였지만 황연주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황현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현대건설로 이적하면서 다시 뭉쳤다. 2010~2011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까지 모두 우승할 수 있었던 것도 황현주 감독과 황연주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래서인지 '사부곡'을 부른 황연주의 공격은 이날 더욱 빛을 발했다. 블로킹 득점은 없었지만 서브 에이스 3개로 IBK기업은행을 뒤흔들었다. 폴리와 황연주, 김주하(3득점)의 서브가 IBK기업은행 수비를 흔들면서 손쉽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여기에 센터 양효진(7득점)까지 오픈 공격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염혜선(2득점)과 함께 세터를 본 신예 이다영(2득점) 역시 힘을 보탰다. 리베로 김연견과 교체선수 박혜미, 김진희를 제외한 선수 8명이 고르게 득점을 올린 것이 현대건설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스승을 추모하는 마음이 있었다.

▲ 수원 현대건설 선수들이 8일 화성 종합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화성 IBK기업은행과 V리그 여자부 원정경기에서 셧아웃 승리를 거둔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