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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성사, 머리 감독 '머리' 복잡해질 이유?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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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성사, 머리 감독 '머리' 복잡해질 이유? [SQ이슈]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01.2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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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사안에 합의한 남북한 대표단은 환한 미소를 지었지만 이 사람의 머리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바로 새러 머리 대표팀 감독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일(한국시간) “남북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남북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회의를 열고 북한이 평창 올림픽에서 3개 종목, 5개 세부 종목에 걸쳐 선수 22명을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임원 24명을 더하면 북측 선수단 규모는 총 46명이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도 성사됐다. 북측 선수 12명을 엔트리에 추가하면서 단일팀은 35명으로 구성된다.

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의 엔트리는 23명이지만 코리아(KOREA)라는 이름으로 출전하는 이번 남북 단일팀은 35명의 대규모 선수단으로 평창 올림픽에 참가한다. 아울러 단일팀은 한반도 기가 새겨진 특별 제작 유니폼을 입으며, 태극기와 인공기가 아닌 코리아기를 달고 경기에 나선다. 또, 국가 대신 ‘아리랑’이 국가의 성격으로 울려 퍼진다.

이달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 발표를 계기로 급물살을 탄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결성’의 시나리오로 연결된 것. 이를 바라보는 세계 여론이 시끄러운 가운데, 단일팀을 지휘하게 된 머리 감독의 ‘머리’도 아플 것으로 보인다.

 

 

일단 20일 남북한의 합의에 따라 한국 선수 3명은 매 경기 빙판을 밟지도 못하게 됐다.

경기 당 북한 선수 3명이 출전해야 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평생 올림픽 무대만 바라본 한국 선수 3명이 경기 마다 링크에 떠나 있어야 한다. 한국 선수들과 계속 훈련해온 머리 감독 입장에선 누구를 제외시켜야 할지 혼란이 올 수밖에 없다.

북한 선수의 기량을 단기간에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한 명도 아니고 12명이나 되는 선수들의 기량을 대회가 20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파악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단일팀 취지에 맞게 북한 선수 12명을 적절히 나눠 투입해야 하는데, 이때 한국 선수와 조합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상대 전력을 구상하기도 빠듯한데, 우리 엔트리 구상에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남북 단일팀은 오는 2월 4일 스웨덴과 평가전을 치른 후 다음 날인 5일 올림픽 선수촌에 입소한다. 평창 올림픽 첫 경기는 2월 10일 열리는 스위스와 조별리그 1차전이다.

스웨덴과 평가전까지는 겨우 2주 남았다.

 

 

남북한의 하키 용어가 다른 것도 난제다.

머리 감독은 2014년 9월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는데, 그동안 우리만의 전술로 전력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것이 북한 선수들에게는 생소할 수밖에 없고, 서로 쓰는 아이스하키 용어마저 달라 의사소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들에게 대표팀 전술을 가르치는 데만 한 달이 걸린다”고 호소한 바 있다.

남북한의 평화를 위해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구성했다고는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시 맞춰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대회를 준비하는 내내 머리 감독의 ‘머리’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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