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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올스타전이어서 유쾌한 '파괴의 미학'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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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올스타전이어서 유쾌한 '파괴의 미학' [SQ포커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01.2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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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사령탑이 경기감독관 자리에 앉았고, 선수단을 지휘하는 감독이 코트에서 스파이크를 했다. 리베로가 공격과 블로킹을 했고, 득점 후 상대팀 선수를 보며 세리머니를 펼쳤다.

평소 프로배구 경기 같으면 일어날 수 없는 장면이다. 하지만 올스타전이라면 다르다. K스타팀과 V스타팀은 유쾌하면서도 발칙한 퍼포먼스로 장내를 가득 메운 4823명의 배구팬들을 열광시켰다.

21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2017~2018 도드람 V리그 올스타전이 열렸다. 올 시즌 연고지를 이전한 KB손해보험의 안방인 의정부에서 치러진 첫 ‘별들의 축제’다.

 

 

초대가수 에일리의 축하무대부터 팬들의 열기가 대단했다. 남자부 경기를 중계할 일이 없기에 의정부 체육관을 처음으로 찾은 이숙자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중계방송에서 “장내가 크지 않아 열기가 더 큰 것 같다. 후끈후끈해서 아늑한 느낌마저 든다”고 웃었다.

올스타전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세리머니’다. 이날 선수들과 감독들은 다양한 세리머니로 팬들을 기쁘게 했다.

지난 3시즌 연속 세리머니상을 받은 이다영(현대건설)의 춤사위가 이날도 빛났다. 이다영은 쌍둥이 언니 이재영(흥국생명), 신진식(삼성화재) 감독과 함께 섹시 댄스를 펼치는가 하면 스승인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 지난 시즌 호흡을 맞췄던 황택의와도 커플 춤사위를 보여줬다. 거침없는 퍼포먼스로 세리머니상을 예약하는 듯했다.

여자부 오지영(한국도로공사)와 고예림(IBK기업은행)의 댄스도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오지영은 무아지경 댄스로 팬들은 물론, 중계진까지 웃겼다.

심판감독관, 경기감독관 자리에 앉은 감독들의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이 경기감독관 자리에,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이 심판감독관 자리에 위치했다. 특히 차 감독은 “김진희(GS칼텍스)가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들어왔다”는 K스타팀 황연주(현대건설)의 항의에 “우리팀 선수니 괜찮다”고 말해 관중들의 폭소를 일으켰다.

 

▲ 김상우 감독(왼쪽부터)과 차상현 감독이 각각 심판감독관, 경기감독관 자리에 앉아 있다. 나현정(오른쪽) 등 선수들이 애교를 피우는 모습이 흥미롭다. [사진=KBS N 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절친들의 세리머니 경쟁도 관심거리였다.

K스타팀 신영석(현대캐피탈)이 절친 박상하(삼성화재)의 블로킹을 속이고 득점해 이를 놀리는 액션을 취하자 박상하는 득점 후 신영석의 코에 동전을 넣는 세리머니로 유쾌하게 되갚았다. 신영석은 이후 이상형 콘테스트에서도 코에 동전을 투입해 웃음을 자아냈다.

의외의 인물들이 코트에 나타나기도 했다.

선수 시절 삼성화재에서 V리그를 호령했던 신진식 감독과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이날 3세트 도중 잠시 코트에 등장했다. 콤비플레이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세트 초반, 경기가 멈추고 영상이 재생됐다. 바로 K스타팀과 V스타팀의 사령탑 신진식, 최태웅의 현역 시절 영상이었다. 영상이 끝난 뒤 세터 출신 최태웅 감독이 토스하고 공격수 출신 신진식 감독이 밀어 넣기를 시도했다. 이것이 득점으로 연결되자 신진식 감독은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3세트의 마침표는 의외의 일반인 팬이 찍었다. V스타팀이 14-10으로 앞선 상황에서 K스타팀 크리스티안 파다르(우리카드)가 서브권을 가졌다. 이때 파다르는 광고판을 넘어 관중석 위쪽까지 올라갔다. 돌방상황이었다. 그는 중년 부부 옆으로 다가갔다. 남편을 밀어내고 아내 옆에 앉은 파다르. 남편에게 서브하고 오라는 제스처를 했다. 파다르는 아내 옆에 앉아 하트를 날리는 등 재치를 보였다.

이에 남편이 파다르 대신 서브에 나섰다. 반전 여기서부터. 남편의 손을 떠난 공이 에이스가 됐다.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든 명장면이었다.

4세트에는 K스타팀 유광우(우리카드)의 권유로 선심과 부심이 서브를 때리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승부는 K스타팀의 54-52(세트 스코어 2-2)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모두가 즐긴 한마당이었기에 이날 올스타전은 모두가 승자였다.

 

 

한편, 이날 올스타전 K스타팀은 남자부에 천안 현대캐피탈, 수원 한국전력, 서울 우리카드, 여자부에 화성 IBK기업은행, 대전 KGC인삼공사, 서울 GS칼텍스 선수들로 구성됐다.

V스타팀은 남자부에 대전 삼성화재, 인천 대한항공, 의정부 KB손해보험, 안산 OK저축은행, 여자부에 김천 한국도로공사, 수원 현대건설, 인천 흥국생명 선수들로 이뤄졌다.

 

■ 2017~2018 V리그 올스타전 시상 내역

△ MVP = 정민수(우리카드‧12표), 이다영(현대건설‧20표)
△ 세리머니상 = 파다르(우리카드), 듀크(GS칼텍스)
△ 승리팀 = K스타팀
△ 스파이크 서브 콘테스트 1위 = 펠리페(한국전력‧122㎞), 문정원(87㎞)
△ 플로터 서브 콘테스트 1위 = 김수지(IBK기업은행‧11점)
△ 파워어택 콘테스트 1위 = 알렉스(KB손해보험‧12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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