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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올림픽-평양올림픽으로 대변되는 '이념대립', 봉합될 수는 없나?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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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올림픽-평양올림픽으로 대변되는 '이념대립', 봉합될 수는 없나? [SQ이슈]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01.2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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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한 쪽에서는 ‘평화 올림픽’이라고 하고 다른 한 편에서는 ‘평양 올림픽’이라고 한다. 모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다른 이름인데, 해석하는 이들에 따라 달리 불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평창 올림픽은 유독 정치적인 논리가 개입되는 대회인 듯싶다. 정부의 의지에 따라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갑자기 남북 단일팀 체제로 바뀌었고, 다음달 9일 개회식에서 공동 입장할 남북 대표단 단복 역시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가 붙여진 것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급하게 결정되는 감이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최근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가 확정되면서 정부가 북한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영문 표기가 ‘KOR’이 아닌 ‘COR’로 바뀌고, 단일팀의 국가 연주 시 애국가가 아닌 ‘아리랑’이 울려 퍼지게 한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20일 문재인 정부를 향해 “숟가락만 들고 나타난 저들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양 올림픽과 김정은 독재 체제 선전장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창 올림픽은 노무현 정권 시절 두 번의 실패를 딛고 내가 당대표 시절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전 국민의 뜻을 모아 유치한 쾌거”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강원도 SOC(사회간접자본)예산도 우리가 전부 다 준비했다”며 “저들은 한 일이 아무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올림픽을 나치의 선전장 같이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나라의 상징인 태극기까지 포기했다”며 “올림픽 유치한 당사자까지 부패로 몰아 세계의 손님을 초대 해놓고 복수 대잔치를 획책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럽다. 그만 하고 이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시스에 따르면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역시 23일 “평양 올림픽으로 변질된 평창 올림픽을 바라보는 국민의 분노에 대한 사죄는 없다”며 “온통 남북 단일팀에 대한 합리화와 북한의 참가가 세계 평화를 앞당길 것이라는 선전만 넘쳐난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의 공세가 계속되자 그간 방어적 입장에서 낮은 자세를 취하던 청와대는 공세로 전환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평창 올림픽은 한반도 평화를 넘어 동북아‧세계의 평화를 앞당길 마중물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평창 올림픽은 평화 올림픽”이라며 “여기에 ‘평양 올림픽’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했고,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경기를 참관했다”며 “하지만 그 누구도 ‘평양 아시안게임’이라고 부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추진한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평양 올림픽’이라며 이념공세를 펼치고 있는 보수야당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

문재인 대통령 역시 22일 수보회의 모두발언에서 “평창 올림픽 덕분에 기적처럼 만들어낸 대화의 기회를 평창 이후까지 살려나가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야당과 언론에 성공 개최를 위해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정부가 북한의 눈치를 본다”고 지적하는 야당과 4년 전 아시안게임 사례를 들어 반박한 청와대가 팽팽한 이념대립을 펼치고 있는 모양새다.

이처럼 크게 벌어진 틈이 평창 올림픽 개막까지 봉합되지는 않을까.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꽁꽁 숨어있고, 정치 집단의 기 싸움만 전면에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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