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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타 릴레이] (3) 김민진, "아이와 가족은 나의 힘"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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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타 릴레이] (3) 김민진, "아이와 가족은 나의 힘" (下)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1.21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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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타 릴레이]③ 김민진, '천의 얼굴' 긍정의 아이콘 上 에서 이어집니다.

[스포츠Q 글 오소영 · 사진 이상민 기자] 배우 김민진은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을 지녔다. 가정을 꾸리고 다음달이면 태어날 아이를 위해 준비하며 하루하루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요즘 행복해요. 물론 걱정도 있지만, 아이가 생기고 가정을 꾸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일을 하면서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스트레스라고 여겼을 것도, 삶의 목표가 새로 생기니 책임감으로 받게 된 거죠."

본격적인 연기 생활을 시작한 이후와 '사람 김민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서울 사람들' 따라하며 고친 사투리, '연기 교과서'는 드라마

- 연기 공부는 어떻게 하셨나요?

▲ 서울에 처음 올라와서, 사투리를 고치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아기들이 말을 따라하듯이, '서울 사람들'의 억양을 따라 연습했어요. 대본도 보고, TV 프로그램들을 보면서요. 심지어 술자리에서 술에 취해서도 뉴스를 보면서 앵커를 따라했으니까요.

 

전 모든 드라마를 봐요. 배우의 연기, 표정, 제스처를 보면서 제 것으로 만들려고 해요. 이론적으로도 연기에 대한 교과서가 있지만, 실제 연기를 하는 데도 무형의 교과서가 있는 것 같아요. 이쯤에서는 이런 호흡을 갖겠지? 눈빛을 보내겠지? 생각하면, 그 그대로를 화면 속 배우가 보여주더군요. 이렇게 해서 얻은 감각에, 감독님이 때마다 주는 디렉션을 합해요. 지금 제가 인터뷰를 하면서 취하는 동작이나 표정들도 기억해서, 나중에 비슷한 장면을 연기할 때 도움이 되는 거죠.

- 지금까지 많은 역을 연기했는데, 맡기 꺼려지거나 반대로 좋은 역할이 있나요?

▲ 저는 역할을 가리지 않는 편이에요. 그런데 결혼을 하면서 조금의 변화는 생겼어요. 제가 사우나를 좋아해서 일주일에 서너 번씩 가는데, 가면 만나 뵈는 분들이 '왜 이렇게 못된 짓을 하고 다녀?' 혼내실 때가 있어요. 특히 범죄 상황을 재연하는 프로그램에서는 흉기를 직접 드는 등 높은 수위의 장면을 연기할 때가 있거든요. 요즘에는 그런 흉악범 역으로 섭외가 오면 '나 정말 잘 죽이고, 사기도 잘 칠 수 있는데, 좀 어렵다'고 하죠.(웃음)

원래 제가 눈물 연기에 좀 약한데, 저번엔 아이 아빠 역을 맡았는데 눈물이 좀 더 어렵지 않게 나오더라고요. 좀 가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면 좋을 것 같아요.

- 아무래도 아이가 곧 태어나니까요.(웃음)

▲ 네. 그런데 요즘 기저귀값이 많이 비싸서, 아이를 위해서 더 벌어야 하는 것도 있어요. 그래서 이게 좀 모순인데….(웃음) 가끔 제가 일이 없으면 아내가 작은 걸 사더라도 눈치를 볼 때가 있는데, 그게 싫은 거예요. 그래서 더 '생계형 연기자'가 되고,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게 돼요. 술자리도 많이 줄이고요.

얼마 전에는 '무한도전'에 '극한 알바'로도 나왔던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정말 힘들더라고요. 4시부터 11시까지 밥 먹는 시간 없이 하니까 왜 이리 힘들던지. 그래도 채소 배달 같은 경우는 평소에 운동을 안 하니까 운동한다고 생각하고 아령 들듯 배달 물건들을 옮기곤 했어요.

 

◆ "'긍정'과 '웃자'만 있다면 안 될 일 없죠"

- 긍정적인 사고네요.

▲ 저희 집 가훈이 '긍정'이고, 제 좌우명은 '웃자'거든요. 이 두 가지가 아니었으면 지금까지 못 왔어요. 정말 힘들어도, 살다 보면 웃는 일이 생겨요. 연기를 할 때도, 촬영장에서도 욕을 먹어도 내가 못하니까 부족하니까 욕 먹는다고 생각하면 끝나는 거고요.

- 힘들 때 이런 생각이 많은 도움이 됐겠어요.

▲ 일이 없어 한 달 내내 논 적도 있는데, 이때는 정말 웃으려고 해도 안 되고,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안 되더라고요. 우울증이 온 거죠. 그래도 '긍정', '웃자' 이 두 생각으로 버틴 거죠. 이건 다른 직장 생활하는 분들도 다 똑같을 거예요.

그래도 분명한 건, 연기를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아주 조금씩이라도 늘 올라갔지, 밑으론 떨어지지는 않았다는 거예요. 살면서 안 되는 일은 없는 것 같아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뭐든 이룰 수 있어요. 서울에 맨몸으로 올라온 촌놈이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 있잖아요.(웃음)

▲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 출연한 모습. [사진=방송 캡처]

- '재연배우'라는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 '서프라이즈'에 함께 출연하는 분들은 연기를 전공했고, 실력과 외모도 훌륭한 친구들이에요. 대중들의 그런 인식이 아까운 친구들이죠. 그런데 저는 기분 나빠할 위치가 안 돼요. 연기를 전공하지도 않았고, 공채 탤런트 출신도 아니니까요.

지금은 TV에서도 '재연배우'라는 말을 쓰다 보니 시청자분들이 그렇게 여기는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걸 알아요. 하지만 그냥 '배우'라고 불러주시는 편이 더 감사하죠.

-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 '성실하고 바른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그것 외에는 없어요. 일을 꾸준히 하면서 안 좋은 일로 입방아에 오를 일을 안 하면 되는 것 같아요. '자만하지 않고 꾸준히 성실하게 잘 하는 사람'이라는 평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려고 해요. 긍정의 힘이 통해야 할 텐데.(웃음)

그리고 보다 얼굴을 자주 비춰드리는 게 목표예요. 작은 역이라도 고정적으로 캐릭터를 맡아 나오게 되면 가족들과 지인들이 정말 좋아하거든요. 저는 아직도 연기 시상식 수상소감을 몰래 연습해요. 꿈을 계속 가져야죠. 하하하.

 

[취재후기] 장기인 '코믹 연기'만큼 김민진은 함께 하면 긍정적 기운이 가득해 기분이 좋아지는 배우였다. '배우'와 '긍정의 아이콘' 위에 이제 곧 '아빠'라는 이름을 하나 더 갖게 되는 김민진은 가족의 행복이라는 새로운 삶의 목표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다. "원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그의 말처럼, "앞으로 보다 얼굴을 자주 비춰드리고 싶다"는 목표가 이뤄지도록 배우 김민진의 앞날을 응원한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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