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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만' 찾고 '편견' 깬 배우 최진혁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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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만' 찾고 '편견' 깬 배우 최진혁 ①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2.09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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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지난해와 올 초, 배우 최진혁(29·본명 김태호)은 나날이 화제에 올랐다. 지상파 드라마에서 첫 주인공을 맡은 '오만과 편견(MBC)'이 좋은 반응을 얻었고,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 군 입대를 앞두고 관련해 궁금해 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최진혁은 "'오만과 편견'을 통해 연기관이 바뀌었다"고 스스로의 변화를 고백했고, "아까운 타이밍이라고 말씀들 해 주시지만 그 시간 동안 더욱 깊어져 돌아오겠다"고 답했다. 현재에 머무르기보다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 최진혁의 이야기다.

▲ [사진=레드브릭하우스 제공]

[스포츠Q 오소영 기자] '오만과 편견'은 검사들의 이야기로, 최진혁은 힘없고 죄없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구동치' 검사 역을 맡았다. 그는 구동치로 살며 자신감이 없었던 스스로에게 적당한 자신감, '오만'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고, 자신감 붙은 연기력으로 누군가는 그에게 가지고 있었을지 모를 '편견'을 깼다.

◆ "'오만과 편견' 통해 '스타' 아닌 '배우' 꿈꾸게 됐어요"

최진혁에게 '오만과 편견'은 터닝 포인트와도 같았다. 연기, 연기에 임하는 태도, 지향점 등 여러 가지가 바뀌었기 때문. 특히 그는 배우 최민수와 김진민 감독에게 깊은 고마움을 표했다.

"최민수 선배님을 보고 '우리나라에 저런 메소드 연기를 하는 사람이 있구나'라고 처음 알게 됐어요. 선배님은 캐릭터를 연구하고 모든 장면의 연결고리를 생각하며 연기해요. 소품까지 다 챙기고, 현장 세팅을 도우셨죠. 그렇게 어깨너머로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루하루 행복했어요.

▲ 최민수와 최진혁 [사진=레드브릭하우스 제공]

감독님은 '현 상황에 집중하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보고 듣고 느끼는 대로 반응하라는 뜻이었는데, 카메라를 통해서가 아니라 배우의 연기를 '날 것' 그대로 연출하셨거든요. 연기자보다도 연기에 대해 잘 알고 계셔서 감독님을 속여내는 노력이 필요했어요."

대본 설정 외 구동치에게 필요한 것을 스스로 채워넣으며 최진혁은 캐릭터를 완성했다. 스스로 혼돈하며 고민하는 시간을 거치고, 뜨거운 촬영 현장을 거치며 그는 '배우'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를 새삼 깨달았다.

"그동안 저는 그저 멋져보이고 싶었고, 연기하는 척만 했던 것 같아요. 기술적으로 커버해 보려고 하고, 감독님이 제 부족한 연기를 화면을 통해 커버해 주시길 원했고요. 그런데 두 분은 그걸 깨 주셨어요.

'연예인', '스타'가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배우'라는 말이 붙는 게 무척 기분 좋아요. 예전엔 '스타가 아닌 배우가 되고 싶다'라는 말씀들을 잘 몰랐거든요. 이젠 지향하는 본질이 바뀌었어요. '오만과 편견'이라는 좋은 충격 덕분이죠.“

▲ [사진=레드브릭하우스 제공]

◆ 어느덧 데뷔 10년차, 동료와 공감·조언 나누는 든든한 배우

최진혁은 "선배님과 감독님께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지만, 그 역시 다른 배우들에게 보여주는 따뜻한 면모가 있었다. 그는 '오만과 편견'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심은경의 말에 공감했다"는 말을 해 관심을 받은 바 있다.(당시 심은경은 "'내일도 칸타빌레'에서 연기하며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 운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제가 맡은 구동치 역의 설정은 '평소 건들거리지만 사건 앞에선 냉철해진다'였어요. 대본에 없는 그 외의 것들은 제가 만들어내고 양념을 쳐야 했죠. 캐릭터를 완전히 입지 않았을 때는 스스로 혼돈과 고민이 많았는데, 심은경 씨의 말에 많이 공감했어요. 그런데 이런 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고통이 있어야 발전이 있으니까요. 그 친구도 어려운 연기를 하면서 분명히 얻은 게 있었을 거예요."

'오만과 편견'에서 함께 연기한 이태환(강수 역)은 최진혁의 조언에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최진혁은 머쓱하게 웃었다.

"어릴 때의 저를 보는 것 같았던 기분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현장에 적응하기 힘든데, 의지할 것도 없거든요. 좀 더 빠르고 쉽게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걸 몇 가지 얘기해줬는데, 고마워했다고 하니 제가 더 고맙네요.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하는 것도 민망해요. 제가 뭐라도 되는 양 얘기하는 것 같으니까요. 그저 현실적으로 도움되는 얘기를 해 주고 싶었어요."

▲ [사진=레드브릭하우스 제공]

겸손하고 솔직한 면모는 연기에 임하는 자세에서도 드러났다. 많은 이들이 구동치 검사를 멋있게 생각했으나, 정작 최진혁 본인은 "검사님들께 죄송하다"고 했다.

"검사님들께 좀 죄송하기도 해요. 정의로운 검사를 잘 표현해냈나, 의문이 들거든요. 실제 일하시는 분들이 회의감이 들지 않게 잘 표현했어야 하는데 말이죠. 예전에는 좀 무서운 이미지가 있었는데, 법원에 가 만나뵙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어요."

"구동치 검사처럼 실제 성격도 정의로운 편이냐"에는 겸손하지만 솔직한 답이 따라왔다.

"'정의롭다'는 건 멋져보이려고 하는 것 같고요.(웃음) 하고 싶은 말을 해야 하는 성격이긴 해요. 얘기해야 할 때는 얘기합니다."

[인터뷰] 최진혁, "아쉬운 타이밍? 30대의 누아르 기대하세요" ② 에서 이어집니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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