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3:28 (금)
두산베어스 오재원 삼중살 시도? LG트윈스로선 얄미울 수비센스 [SQ모먼트]
상태바
두산베어스 오재원 삼중살 시도? LG트윈스로선 얄미울 수비센스 [SQ모먼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5.03 21: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어린이날 시리즈 첫날 서울 잠실구장은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가득 들어찼다. 그러나 5회초 한 장면으로 인해 잠실벌은 침묵에 휩싸였다.

톡톡 튀는 입담과 예측 불가능한 수비, 넘치는 승부근성 등으로 상대팀 선수들과 팬들엔 미움을 사기도 하는 두산 베어스 오재원(34)이 중심에 있었다.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시즌 4차전. 타일러 윌슨을 무너뜨리며 6-1로 앞선 5회초 두산이 무사 1,2루 위기에 몰린 상황. 모두를 얼어붙게 만든 오재원의 수비가 나왔다.

 

▲ 두산 베어스 오재원이 3일 LG 트윈스전 5회초 수비에서 더블아웃을 이끌어내는 수비를 펼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스포티비2 중계화면 캡처]

 

김용의의 빠른 타구가 2루수 오재원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직선타 상황. 스타트를 끊었던 2루 주자 이형종과 1루 주자 김민성은 귀루했다.

타자만 아웃돼야 하는 상황. 그러나 오재원은 유격수 김재호에게 공을 토스했고 어리둥절해 하던 김재호는 2루를 밟은 뒤 오재원의 지시에 따라 1루로, 공을 받아 베이스를 밟은 1루수 오재일은 베이스를 밟고 다시 3루로 공을 뿌렸다.

그라운드는 혼란에 빠졌다. 오재원이 의도한 플레이는 무엇이고 도대체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쉽사리 정리가 되지 않았다.

잠시간 소란스러웠던 상황이 지나고 우효동 구심이 마이크를 잡았고 3루측 LG 관중석 측에선 야유가 쏟아졌다. LG의 더블아웃이 선언된 것.

 

▲ 오재원(오른쪽)이 팀 유격수 김재호(가운데)에게 1루 송구를 지시하고 있다. [사진=스포티비2 중계화면 캡처]

 

상황은 이랬다. 2루수 오재원이 직선타를 잡는 과정에서 넘어지며 공을 떨어뜨렸고 땅볼 타구로 선언될 것을 간파한 그는 유격수에게 삼중살 혹은 병살타를 노린 것이다. 오재원이 고의낙구를 선택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2명 이상의 주자를 잡아내려 했던 것은 분명했다. 뛰어난 수비 센스에 대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만약 공을 건네 받은 김재호가 2루 주자를 태그 아웃한 뒤 2루 베이스를 밟고 1루에 송구를 했더라면 삼중살이 완성될 수 있었다. 혹은 오재원이 먼저 3루에 공을 던진 뒤 2루-1루로 차례로 송구했더라면 가능했다. 다만 오재원으로서 후자의 경우 타이밍이 늦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재호가 2루 주자를 태그하는 대신 베이스를 먼저 밟아 2루 주자가 2루에 머물러도 되는 상황이 됐고 선택지가 사라진 1루 주자와 타자 주자 김용의만 포스 아웃된 것이다.

절호의 기회를 잡을 수 있던 LG로선 오재원이 원망스러우면서도 아쉬움 가득한 장면이었지만 두산 벤치와 팬들로선 우리 편인 오재원이 왜 무서운지를 다시 한 번 체감하는 플레이였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