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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수서 배우로 한선화의 재발견 '그녀의 연기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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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수서 배우로 한선화의 재발견 '그녀의 연기는 아름답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4.23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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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한선화(24)는 인기 걸그룹 시크릿(2009년~현재)의 멤버다. 그는 가요계와 예능프로그램에서 풋풋하고 장난기 많은 천방지축 소녀 이미지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인기를 누렸다. 이처럼 가수로서 잘 알려진 그가 최근 변신을 시작했다. 바로 '배우 한선화'다. 2013년부터 꾸준히 이어져 온 한선화의 배우로서의 변신 노력은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했다.

 

[스포츠Q 글 박영웅 · 사진 이상민 기자] 지난 12일 막을 내린 '장미빛 연인들'은 한선화에게는 매우 특별한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가수 한선화'를 '진정한 배우 한선화'로 재탄생시켰다. 한선화는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라는 타이틀과 인기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 '장미빛 연인들' 한선화를 배우로 재탄생시킨 드라마

누가 뭐라고 해도 '장미빛 연인들'의 최대 수혜자는 주연배우 한선화였다. 이 드라마는 '한선화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이끌어 내며 그를 진짜 배우로 보이게 했다. 진정한 실전 연기 경력이라고 해봐야 2~3년에 불과한 한선화가 어떻게 이런 평가를 얻을 수 있었을까?

"사실 시크릿 초기 활동 당시에는 연기자가 되기 위해 특별한 계획을 하지는 않았어요. 처음에는 그냥 시트콤부터 시작을 했죠. 이후 차곡차곡 연기 경험을 쌓아가다 보니까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더 잘하고 싶고 큰 작품에 도전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긴 거죠. 기회가 오더라고요. 그게 바로 '장미빛 연인들' 여주인공이었던 것 같아요."

"너무 큰 배역이라 처음에는 긴장도 됐죠. 극 초반에는 주변의 평가도 호불호가 갈렸어요. 하지만 이런 반응을 이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신 있게 했어요. 이 작품을 통해 진짜 배우 한선화가 되자는 마음을 굳게 먹었죠. 드라마가 방송될수록 평가가 좋아졌고 저도 자신감을 얻게 됐던 것 같아요. '장미빛 연인들'이 아주 고마울 따름입니다."

 

◆ 쉽지만은 않았던 '장미빛 연인들' "극복을 배웠죠"

장미빛 연인들은 총 52부작 장편드라마다. 미니시리즈 같은 중단편 드라마들과는 차원이 다른 연기력과 호흡, 의지가 요구되는 작업이다. 아직은 연기 초보나 다름없는 한선화는 이런 작품 속에서 슬럼프를 비롯해 여러 다양한 경험을 겪으며 진정한 배우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처음에 이 드라마에 출연을 확정하고 나서 '내가 과연 50회 이상의 드라마를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에 빠졌었죠. 처음에는 솔직히 한 회, 한 회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 심지어 슬럼프까지 오더라고요. 쓰러질 수도 있던 상황이었죠."

"하지만 여기서 무너진다면 저 스스로 자신에게 실망할 것 같았어요. 근성을 가지고 하자고 몇 번을 다짐했고 대본을 다시 보고 곱씹으며 연기에 더 몰두하려고 했어요. 이런 과정을 몇 번 거치니까 정말 모든 것이 극복되더라고요. 배우가 어떻게 슬럼프를 이겨내는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아요."

 

◆ '발랄한 소녀에서 눈물 많은 여주인공으로' 변신 성공

'장미빛 연인들' 출연 이후 한선화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생겼다.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몇 안 되는 여배우라는 점이다. 앞서 한선화는 예능에서 자주 보이던 발랄한 말괄량이 소녀의 이미지가 강력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장미빛 연인들'의 백장미는 눈물 많고 진지한 비련의 여주인공이었다. 너무 다른 이미지의 배역에 주변에서는 걱정들을 많이 했다. 그러나 한선화는 이런 걱정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데 성공했다.

 

"어느 날 작가님과 감독님께 저를 캐스팅한 이유를 듣게 됐어요. 제가 이 작품에서 초반에 보일 밝은 이미지와 중반 이후부터 보일 슬프고 진지한 감정연기가 동시에 가능할 것 같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하셨죠. 이 말을 듣고 솔직히 놀랐어요. 제가 과연 해낼 수 있겠느냐는 불안감 때문이었죠."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제 예능이미지가 너무 강한 탓에 슬픈 비련의 여주인공 이미지가 가능하냐는 스스로의 의심이 계속 든 거에요.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나름대로 이런 이미지를 극복할 수 있을 만큼 또 다른 백장미의 연기가 되더라고요."

"지금은 주변에서 저를 '진지한 여배우 한선화'로 봐주시는 분위기가 자리 잡은 것 같아요.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게 된 것 같아 스스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밝은 성격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웃음), 여배우에게 성숙하고 진지함이 돋보이는 이미지는 아주 좋은 것이니까요."

 

◆ "사실적인 캐릭터에 개성 담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이제 배우라는 호칭이 어울리게 된 한선화의 배우로서의 목표는 뚜렷했다. 노하우를 쌓는 일과 한 단계 다른 클래스의 메소드 연기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번에 52부작을 해보면서 저는 극 전체의 앙상블을 맞추면서도 자신만의 개성 있는 연기를 하는 선배님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죠. 저도 이런 기술과 경험을 더 키워야 한다는…. 반드시 이런 기술과 경험을 키워서 나중에는 실제 대본이 요구하는 캐릭터와 일치하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이것이 '배우 한선화'의 큰 목표인 것 같아요."

 

◆ 씨크릿과 배우 한선화, 두 가지 일 모두 행복

한선화의 본업은 누가 뭐래도 가수다. 걸그룹 씨크릿의 멤버인 것이다. 어떤 상황이 오던 한선화는 배우의 길과 가수의 길을 병행해야만 한다. 무척 힘겨운 일일 수 있다. 하지만 한선화는 마냥 행복하다고 한다. 두 가지 일에서 느껴지는 매력 때문이다.

"(두 가지 활동을 병행하면) 당연히 체력적으로는 힘들죠. 하지만 전 두 가지 모두가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무척 재미있어요."

"드라마 현장은 매우 잔잔한 느낌이에요. 반대로 무대 위에 오를 대는 폭발적이고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형성돼 있죠. 두 가지를 같이 하니까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상호 보완해주는 것 같아요. 오히려 한쪽만 하다가 실증이 나거나 힘겨운 상황과 마주할 때 잘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는 느낌이죠. 그래서 두 가지 일 모두를 하는 것이 더 행복하고 좋아요. 앞으로도 제가 사랑하는 씨크릿과 연기를 위해 최선을 다할 거예요."

 

◆ "밝은 작품으로 다시 만나요!"

한선화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장미빛 연인에서 조금은 진지하고 어둠을 가졌던 백장미를 연기했는데 다음 작품에서는 조금 밝은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밝은 모습의 연기로 팬들을 찾아뵙고 싶네요 씨크릿 활동도 조만간 예정돼 있어요. 많이 사랑해주시고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웃음)

[취재 후기] 한선화의 재발견이었다. 배우를 수년간 전문적으로 봐 오고 있는 필자도 한선화가 이토록 연기를 잘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장미빛 연인'들을 통해 훌쩍 진화했고 인정받는 연기자로 재탄생했다. 이제 더 이상 긴 말이 필요 없을 것 같다. 반전을 거듭한 백장미로 분해 놀래킨 한선화가 또 무슨 드라마에서 어떤 모습으로 우리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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