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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인정전, 영화 ‘창궐’에서 꼭 불바다가 돼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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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인정전, 영화 ‘창궐’에서 꼭 불바다가 돼야 했나?
  • 이두영 기자
  • 승인 2019.12.28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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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이두영 기자] 27일 OCN에서는 좀비가 나오는 영화 ‘창궐’이 방영됐다. 지난해 하반기에 개봉된 영화다.

제작진은 인기 흥행 요소인 사극,액션,좀비 출연을 결합한 작품으로 흥행 대박을 노렸으나 결과는 기대이하였다.

죽은 자도 아니고 산 자도 아닌 야귀가 밤에 민중을 공격한다는 아이디어는 참신한 면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영화 전편에 걸쳐 이해하기 힘든 진부한 설정이 난무하고 역사적 사실과 동떨어진 부분도 많았다. 그 때문에 몰입감은 얕아지고 지루하기까지 했다.

영화 '창궐'에서 인정전이 불타는 장면.
영화 '창궐'에서 인정전이 불타는 장면.

 

세상을 구하려는 자로 출연한 현빈이 세상을 뒤엎으려는 자로 나온 장동건과 궁궐 지붕에서 격투를 벌이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현빈이 야귀떼를 향해 불을 던져 궁궐을 태우는 광경은 자극적이면서 아찔하기까지 하다. 물리적 아찔함이 아니라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역사의식에서 오는 정신적 아찔함이다.

그 배경이 된 장소는 창덕궁 인정전이다. 국보 제225호인 인정전은 조선 태종 이방원의 지시로 1405년에 완공되고 1418년에 증축된 후 파란 많은 조선 왕실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창덕궁 인정전.
창덕궁 인정전.

 

영조,고종 등 8명에 이르는 왕이 인정전에서 즉위하고 나랏일을 보았다.

선조는 인정전에서 말을 타고 피란길에 올랐고, 인정전에서 서인들은 광해군을 끌어내리고 인조를 왕으로 옹립했다(인조반정). 사치 향락의 대명사인 연산군이 최후를 맞은 곳도 인정전이다.

좀비들을 몰살하기 위해 우리의 귀중한 문화재를 불바다로 만든다는 설정은 자못 끔찍하기까지 하다. 궁궐을 꼭 불바다로 만들어야 했을까?

영화 속에서 불탄 인정전은 대전시 유성구 스튜디오큐브에 지어진 촬영 세트였다.스튜디오큐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797억원을 들여 2017년 9월에 개관한 영상 콘텐츠 제작 시설이다.

전문 영화인, 예비 창작자들인 대학생 등에게 장소를 빌려주고 학생 단체 견학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다. 숙박시설까지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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