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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이혼변호사는 연애중', 단순 로맨스로 제 무덤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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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이혼변호사는 연애중', 단순 로맨스로 제 무덤팠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6.15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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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SBS 주말드라마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이 마지막까지 실망스러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쓸쓸히 퇴장했다. 이 작품이 철저하게 외면을 받은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 트랜드를 반영하지 못한 단순 로맨스물의 한계 때문이다.

◆조미료 없는 '돌직구 로맨스'의 한계

14일 종영한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은 처음과 끝이 철저하게 다른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는 처음 시작할 무렵 직장생활에서 나타나는 갑을관계의 조명과 최근 사회적으로 증가하는 '이혼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자연히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베이스였던 조여정, 연우진 커플의 로맨스와 깊이 있는 사회적 이야기가 적절히 균형을 맞추는 명품 주말드라마 탄생을 예상했다.

하지만 드라마는 방송을 거듭하면서 철저하게 '돌직구 로맨스물'의 길을 걸었다. 이혼문제나 직장생활 속 애환의 비중은 축소됐다. 이 내용들은 단순히 극의 재미를 위한 보조 수단에 머물러 버렸다.

▲ [사진=SBS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 제공]

답답할 만큼 낡은 로맨스가 이어졌다. 누가 봐도 결과가 뻔한 고척희(조여정 분)와 소정우(연우진 분)의 사랑 이야기가 극 대부분을 채워버렸다.

그렇다면 극은 두 사람의 독특한 로맨스를 통해 인기 해법을 찾았어야 헸다. 하지만 이들의 로맨스는 예전 많은 드라마가 차용해왔던 '연상연하 커플의 사랑' '앙숙에서 사랑하는 커플로의 변신' 등 진부한 공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혼변호사'라는 제목만 거창하게 달아놓고 어떤 직업의 여성이 들어가도 할 수 있는 로맨스를 추구했다. (*극에서 고척희와 소정우는 3살 차이의 연상연하 커플이다. 또한, 두 사람은 앙숙이었던 직장 내 갑을관계 사이였다)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은 직장 내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담은 진지한 내용도 없고, 그렇다고 이혼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지도 못했다. 직장 내 갈등은 고척희와 소정우의 로맨스 강화를 위한 수단이었다. 이혼문제도 카메오 출연을 활용해 극의 재미를 위한 조미료로 밖에는 활용하지 못했다. 극중 로맨스마저 새롭지 못한 내용이 이어지면서 스스로 몰락의 길을 걸어간 모양새다.

▲ [사진=SBS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 제공]

◆왜 조여정이라는 카드를 이렇게밖에 활용하지 못했나

최근 조여정은 스크린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여배우였다. 미모와 연기력을 통해 충무로에서 자리를 잡으며 대배우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선보여 왔다.

그랬기에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은 '조여정'이라는 이름값과 그의 연기적 능력을 통해 인기를 구축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다. 하지만 극은 조여정 카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조여정이 극에서 맡은 캐릭터는 고척희였다. 직장에서는 냉정하고 강하지만 내면에는 어머니의 목숨값으로 변호사가 됐다는 아픔을 지닌 입체적 인물이었다.

조여정이라는 배우가 충분히 소화할 만한 매력 넘치는 캐릭터였다. 그러나 극은 방송을 거듭하면서 고척희라는 인물을 절반만 보여줬다.

고척희의 아픔은 소정우와의 사랑에 가려졌다. 가족들에게까지 비난받으며 악착같이 공부해 변호사가 된 인간 고척희의 내면은 자연스럽게 극에서 사라져 버렸다.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은 조여정이라는 수준급 배우를 신인 연기자들도 쉽게 소화할 수 있는 단순 로맨스 여주인공에 머물게 했다.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마지막으로 드라마를 봐야 하는 이유가 사라지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 [사진=SBS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 방송 캡처]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이 남긴 교훈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은 평균 4~5%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평일 미니시리즈도 아니고 주말드라마 분야에서 거둔 성적으로서는 최악의 결과나 다름없다.

시청률이 드라마를 모두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이 작품을 철저하게 외면했다는 사실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결국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은 고집스러울 만큼 단순한 로맨스 하나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했다는 점, 좋은 배우를 가지고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경우 드라마가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이어질 주말극이 반드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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