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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변칙 포지션', 슈퍼매치서도 '신의 한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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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변칙 포지션', 슈퍼매치서도 '신의 한수'되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6.2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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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최재수·홍철, 차두리와 정면 충돌 예상…염기훈 오른쪽 측면서 제 모습 보일지도 관심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수원 삼성의 고육지책이 '신의 한 수'가 될까. 서정원 감독이 보여주고 있는 '포지션 변칙이동'이 오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C서울과 '슈퍼매치'에서도 힘을 받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원은 최근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서정원 감독이 구상했던 '베스트 11'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수비형 미드필더의 줄부상이 너무나 뼈아프다.

오장은은 이미 개막 직전부터 부상을 당해 올 시즌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고 김은선은 지난달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전북 현대전에서 부상을 당한 뒤 한 달 넘게 재활중이다.

▲ 주로 왼쪽 측면에서 뛰었던 염기훈은 최재수와 홍철이 왼쪽 측면에 기용되면서 오른쪽 측면으로 옮겨갔다. 첫 출전이었던 전북 현대전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서정원 감독은 염기훈이 오른쪽에서도 충분히 활약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그러나 서정원 감독은 선수들의 변칙 기용을 통해 재미를 보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상호와 권창훈으로 동시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해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맡도록 하는가 하면 최재수와 홍철 등 측면 수비수를 모두 왼쪽 측면에 배치시키기도 했다. 왼쪽 측면에 있던 염기훈에게 오른쪽 측면 공격을 맡겨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 최재수-홍철의 활발한 움직임, 차두리를 괴롭힐까

변칙 기용은 '정공법'이 아니라는 점에서 장단점이 있다. 미처 상대팀이 생각하지 못했던 변칙으로 당황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기도 하지만 다소 맞지 않는 포지션 기용은 독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슈퍼매치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지금까지 변칙 기용은 성공적이었다. 지난 17일 제주와 원정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4-3으로 이긴 것이 그 단적인 예다. 안방에서 단 한 차례도 지지 않았던 제주를 꺾었다는 결과부터가 성공적이다.

이날은 최재수와 홍철이 동시에 기용된 첫 경기이기도 했다. 최재수와 함께 왼쪽 측면에서 활약한 홍철은 산토스, 권창훈, 곽희주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지난 21일 전북과 홈경기에서도 서정원 감독은 레오나르도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최재수와 홍철을 동시에 출격시켰다. 이 동시 투입에 대해 서정원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수비도 뛰어나고 공격 가담 능력도 우수하다"며 "한 선수가 위로 올라가 오버래핑을 하게 되면 다른 선수는 상대의 역습에 대비하기 위해 아래로 내려가는 방법으로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오른쪽 측면에 차두리가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최재수와 홍철의 동시 기용은 슈퍼매치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차두리가 활발하게 오버래핑을 해오면 두 선수가 동시에 내려와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오버래핑과 수비를 두 선수가 번갈아 하기 때문에 체력 소진도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최재수와 홍철은 발바닥 족저근막염으로 2주 진단을 받고 치료에 힘쓰고 있는 차두리를 충분히 괴롭힐 수 있다. 서울이 시즌 첫 슈퍼매치에서도 차두리가 부상으로 나간 후 그대로 무너졌다는 점에서 수원으로서는 최재수, 홍철의 동시 기용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 홍철(왼쪽)은 제주전에 이어 전북 현대와 경기에서도 최재수와 함께 왼쪽 측면을 맡았다. 홍철과 최재수는 왼쪽에서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사진=스포츠Q DB]

◆ 잘 맞지 않았던 염기훈의 오른쪽, 두번째는 성공할까

최재수와 홍철이 왼쪽에 동시 기용되면서 원래 왼쪽 측면 공격을 담당했던 염기훈은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서정원 감독은 "측면 공격수라면 원래 왼쪽, 오른쪽을 모두 볼 수 있다"며 염기훈이 오른쪽에서도 충분히 활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염기훈은 처음 오른쪽으로 나섰던 전북전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전북의 왼쪽 측면 수비에 묶였을 뿐 아니라 공을 종종 뺏기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는 염기훈이 주로 왼발을 쓴다는 점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염기훈이 주로 왼발을 사용하기 때문에 왼쪽 측면으로 치고 올라갈 때 상대 수비수와 거리를 둘 수 있게 된다. 언제나 수비수는 염기훈의 오른쪽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른쪽 측면으로 가게 되면 염기훈의 왼쪽에 상대 수비수가 있기 때문에 공을 뺏길 확률이 높아진다.

전북전에서도 홍철이 후반 13분 빠져 염기훈이 왼쪽으로 돌아가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공격을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염기훈이 서울전에서 오른쪽에 위치한다면 김치우와 만날 가능성이 크다. 김치우는 왼쪽에서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측면 요원이기 때문에 염기훈의 공격이 막힐 수 있다. 염기훈이 오른쪽에서도 왼쪽 못지 않은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지혜를 짜내야 할 때다.

▲ 조성진(오른쪽)은 오장은, 김은선이 빠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훌륭하게 메워냈다. 서울전에서는 권창훈과 함께 더블 볼란치로 설 가능성도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수원의 키플레이어가 된 권창훈의 기용은

수원이 전북전에서 조성진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두면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사실 수원의 키플레이어는 권창훈이다.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는 권창훈은 오장은, 김은선의 공백을 훌륭히 메워왔다.

서울이 최근 박주영의 공격력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권창훈과 조성진이 나란히 수비형 미드필더로 설 수도 있다. 수원의 원정경기이기 때문에 조금 더 수비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

이 경우 수원의 포메이션도 전북전에서 보여줬던 4-1-4-1이 아닌 4-2-3-1로 바뀐다. 전북전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던 이상호도 오른쪽으로 갈 수 있다. 이 경우 염기훈의 위치도 유동적이 된다.

4-2-3-1이 되면 염기훈이 왼쪽으로 가기 때문에 홍철, 최재수의 동시 기용도 어렵게 된다. 그러나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산토스를 최전방, 염기훈을 그 뒤에 놓고 최근 공격력이 다소 주춤한 정대세를 후반 조커로 기용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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