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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동아시안컵 우승 주역 '앙팡테리블' 권창훈에 세 감독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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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동아시안컵 우승 주역 '앙팡테리블' 권창훈에 세 감독이 웃는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8.10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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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표팀서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맹활약…소속팀 수원 오가며 '고종수 후계자' 대형 미드필더 성장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의 동아시아컵 우승을 이끈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새로운 미드필더 자원을 발굴했다. 점점 대형 미드필더로 성장해가는 모습에 슈틸리케 감독은 물론 신태용 올림픽 대표팀 감독과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 모두 흡족해할 것 같다. 바로 권창훈(21·수원)이다.

권창훈은 9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을 통해 슈틸리케 감독의 신뢰를 한몸에 받았다.

2일 중국전과 9일 북한전에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뛰었을 뿐 아니라 5일 일본전에서는 장현수(광저우 푸리)와 교체돼 출전하며 3경기 모두 그라운드를 밟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대부분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컨디션 저하 등 여러가지 문제로 한 경기도 나오지 못한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대표팀 막내인 권창훈이 3경기에 모두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기량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권창훈의 가치는 소속팀 수원, 올림픽 대표팀에서 이미 잘 알려져 있었다. 수원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김두현이 성남FC로 이적하고 김은선과 오장은의 계속된 부상으로 수비형 미드필더에 큰 구멍이 뚫렸다. 서정원 감독은 "우리 팀에 수비형 미드필더가 2명 있는데 모두 빠져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할 정도다.

바로 이 공백을 권창훈이 메웠다. 권창훈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공격과 수비를 오가는 폭넓은 움직임으로 수원을 K리그 클래식 2위로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도 권창훈의 진가는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안정된 수비력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볼 수도 있지만 공격 성향도 강해 적극적으로 득점에도 가담한다. 서정원 감독은 권창훈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면서 공격과 수비를 모두 커버하는 프리롤 역할을 맡기기도 했다.

권창훈은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중심이다. 대표팀 코칭스태프인 신태용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권창훈의 안정적인 중원 장악능력에 대해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지난해 12월 제주 전지훈련을 통해 권창훈의 능력을 눈여겨봤고 신태용 올림픽 대표팀 감독 겸 대표팀 코치의 보고까지 받으며 권창훈을 동아시안컵에 포함시켰다.

권창훈은 동아시안컵에서 '당돌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장현수와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되면서도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김승대(포항)와 함께 중앙 공격라인을 형성했다. 킥 능력도 뛰어나 프리킥과 코너킥을 맡기도 하고 순간적인 침투로 상대 골문을 노리기도 했다. 비록 골을 넣진 못했지만 슈틸리케호의 새로운 발견이라고 한다면 단연 권창훈이다.

권창훈의 당돌한 플레이는 마치 1990년대 후반 보여줬던 고종수를 연상하게 한다. 당시 어린 나이답지 않은 플레이에 고종수에게 붙여진 별명은 '앙팡테리블'이었다. 공교롭게도 고종수는 현재 권창훈을 지도하는 수원의 코치다. 게다가 등번호도 22번으로 똑같다. 킥 능력이 좋은 것도 고종수 코치와 빼닮았다.

이제 권창훈은 K리그뿐 아니라 동아시안컵 우승 주역으로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하며 '제2의 앙팡테리블'로 거듭났다. 당분간은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준비하는 올림픽 대표팀에 집중할 전망이지만 올림픽이 끝난 뒤에는 슈틸리케호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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