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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축구 동아시안컵 꼴찌 거센 후폭풍, 이젠 협박편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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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축구 동아시안컵 꼴찌 거센 후폭풍, 이젠 협박편지까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8.11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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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위원장 운영 축구교실 학생 살해 위협 용의자 체포…축구 전문가들은 할릴호지치 전술에 의문부호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부진했을 때도 이런 일이 있었을까.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을 당시 공항에서 했던 불만 표시는 고작(?) 호박엿 사탕 투척이었다. 이를 두고도 말이 많았다.

그러나 일본은 월드컵과 비교해 작은 대회에 불과한 동아시안컵에서 최하위를 차지한 것만 놓고도 후폭풍이 거세다. 라이벌 대결에서 2무 1패에 그친 것이 충격이긴 해도 그 후폭풍은 상상 초월이다.

일본 스포츠 일간지 닛칸스포츠는 10일 "시모다 마사히로 일본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운영하는 축구교실 학생을 살해하겠다는 위협편지를 보낸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도쿄 신주쿠에 거주하고 있는 30세 무직 남성은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의 대표팀 운영에 대해 불만을 품고 시모다 위원장이 운영하는 축구교실에 착불로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남성이 협박편지를 보낸 것은 지난달 22일로 동아시안컵이 열리기 훨씬 직전이었다. 이미 이전부터 할릴호지치 감독에 대한 불신과 일본축구협회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는 뜻이다.

이미 일본 대표팀은 동아시안컵 이전부터 삐걱거렸다. 지난 6월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첫 경기에서 한 수 아래라고 여겨졌던 싱가포르에 득점없이 비긴 것이 그 단적인 예다.

일본의 축구 해설가 등 전문가들도 일본 대표팀과 할릴호지치 감독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일본 축구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중반까지 일본 축구대표팀에서 뛰었던 다케다 노부히로는 11일 도쿄 스포츠를 통해 "뚜렷한 공격 형태가 없는데다 선수들의 수준이 올라가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다케다는 "중국전은 종패스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으로 상대의 수비에 막히고 역습을 받는 패턴으로 일관됐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공격의 형태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며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혼란스러워하고 있는데 벤치에서는 아무런 손도 쓰지 못했다. 선수들에게만 책임을 미루는 것은 딱한 일"이라고 일갈했다.

또 다케다는 "레스터 시티에서 뛰고 있는 오카자키 신지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일본에 없다. 선수들의 수준이 올라가지 않는 것도 문제"라며 "일본이 세계에 도전하는데 큰 벽이 있다. 이대로는 일본 축구에 미래가 없다"고 비판했다.

세르지오 에치고는 10일 축구전문매체인 사커킹과 인터뷰에서 "동아시안컵에서 어떤 자세로 싸우려 했는지가 불분명했다. 승리에 초점을 맞추거나 새로운 선수 또는 전술을 실험했던가 둘 중 하나를 선택했어야 했다"며 "J리그에서 돋보였던 선수들이 동아시안컵에서 부진했던 것은 J리그 수준이 낮기 때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에치고는 "무토 유키가 득점왕에 올랐지만 최하위팀에 영웅은 있을 수 없다"며 "또 할릴호지치 감독은 경기 뒤 변명만 늘어놓는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시모다 기술위원장은 "대회를 통해 경기 내용 향상은 분명 있었다. 훈련을 계속하면 무서운 팀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할릴호지치 감독을 옹호하고 있다. 다음달 3일 캄보디아, 8일 아프가니스탄과 러시아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는 일본 입장에서는 할릴호지치 감독에 힘을 실어줘 부진에서 탈출하려는 의지다. 그러나 캄보디아, 아프가니스탄 모두 최약체여서 일본으로서는 단순한 승점 3이 아니라 경기력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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