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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불꽃 30구에 담긴 ‘한신의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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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불꽃 30구에 담긴 ‘한신의 혼’
  • 이재훈 기자
  • 승인 2014.05.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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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팀이 이기지 못하면 의미없다" 투혼 일깨워

[스포츠Q 이재훈 기자] 오승환(33)이 ‘불꽃 30구’로  한신의 투혼을 불살랐다.

오승환은 13일 일본 히로시마현 요네코 구장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원정경기에서 연장 10회 마운드에 올라 1.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홀드를 올렸다. 특히 이날 오승환은 위기상황에서의 등판에도 불구하고 단단함을 보였다.

경기 후 일본 언론은 오승환의 활약에 감탄했다. 산케이스포츠는 “불꽃 30구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구했다”며 “이날 변하지 않는 건 오승환의 투구”라 평했다. 한신의 와다 유카타 감독도 “여기서 막을 수 있는 건 오승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강한 믿음을 보였다.

오승환은 “1이닝 이상 투구는 평소 준비해왔었다”며 “팀이 이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덤덤히 말했다. 팀 승리에 공헌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오승환은 10회 말 2사 만루 상황에서 구원 등판했다. 최근 셋업맨을 맡던 후쿠하라 시노부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1이닝 제한이 풀려 가능한 등판이었다. 와다 감독은 다른 선수들보다도 오승환에게 위기의 순간을 맡겼다.

특히 상대타자인 브레드 엘드레드가 올 시즌 타율 0.357 12홈런 37타점을 기록하는데다 득점권 타율 0.457로 1위에 올라 있어 오승환에겐 더욱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오승환은 초구부터 구속 149km의 직구 이후 5구 연속 직구로 승부를 걸었다. 특히 5구째 던진 149km짜리 직구는 바깥쪽 낮게 들어가며 엘드레드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오승환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1회 말에는 다나카 고스케에게 중견수 키 넘어가는 3루타를 맞은 이후 고의 사구로 1사 1, 3루 위기상황을 맞았다. 이후 히로시마는 이시하라 요시유키에게 끝내기 스퀴즈 번트를 지시했고, 이는 그대로 적용됐다.

그러나 오승환은 공을 잡은 뒤 침착하게 홈에 송구해 다나카를 아웃시키며 끝내기 위기를 넘겼다. 침착한 수비로 팀의 두 번째 위기를 훌륭하게 매조지했다.

이후 2사 1,2루에서도 오승환은 나카히가시 나오키를 상대로 6개의 공을 모두 직구로 승부했다. 결국 6구째 바깥쪽 높은 149km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결국 이날 오승환은 30구 중 27구를 직구로 승부하며 무실점을 기록하는 위엄을 보였다.

비록 한신은 12회 말 오승환과 교체돼 나온 후타가미 가즈히로가 소요기 에이신에게 결승 솔로 홈런을 맞아 1-2로 패했지만, 오승환의 존재감은 누구보다 빛났다.

오승환은 올 시즌 16.1이닝 1승 3홀드 8세이브 1.6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10세이브를 올린 캄 미콜리오(히로시마)와 구원왕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특히 이닝 당 출루허용률 0.73으로 일본 12구단 마무리 중 최고의 안정감을 자랑하고 있다.

한신은 통산 220세이브를 올린 후지카와 큐지가 2012년 메이저리그로 떠난 이후 뒷문을 완벽히 틀어막는 버팀목이 없었다. 이젠 그 버팀목의 역할을 오승환이 든든히 해주고 있다. 호랑이 군단이 잊었던 투혼을 한신의 '돌부처'가 다시 일깨우고 있다.

steelheart@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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