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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팬 울린 정현석 '데뷔 첫 만루포', 야구인생 그래프 정점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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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팬 울린 정현석 '데뷔 첫 만루포', 야구인생 그래프 정점 찍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8.28 2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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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주는 사랑에 감동 받는다…늘 빚진 기분"

[창원=스포츠Q 이세영 기자] 한 선수가 베이스를 돌고 홈으로 들어오는 순간, 눈물을 훔치는 팬들도 있었다. 현역 생활을 그만둘지도 모를 위기에 몰리다 극적인 반전드라마를 쓴 한화 이글스 외야수 정현석(31)의 이야기다.

‘인간승리 아이콘’ 정현석이 그라운드 복귀만큼이나 짜릿한 경험을 했다. KBO리그 데뷔 7년 만에 만루 홈런을 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리그 통산 700번째 만루포라 더 뜻깊었다.

정현석은 28일 KBO리그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만루 홈런을 폭발했다. 이날 3타수 1안타 4타점을 기록한 정현석의 이 한 방에 한화는 NC를 8-5로 꺾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양 팀이 4-4로 맞선 7회초 2아웃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정현석은 3-2 풀카운트에서 상대 투수 최금강의 8구를 통타, 우월 만루 홈런으로 연결했다. 시즌 1호 홈런을 데뷔 첫 만루포로 장식한 정현석이다. 복귀 후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순간이었다.

▲ 정현석이 28일 KBO리그 NC전에서 7회 만루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2008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정현석은 지난해 말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접했다. 위암 초기 진단을 받아 선수생활 중단 위기에 처한 것. 다행해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언제 유니폼을 다시 입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인생에서 큰 파도를 만났지만 정현석은 이에 당당히 맞섰다.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며 복귀에 박차를 가한 정현석은 2군 경기를 거쳐 마침내 지난 5일 SK 와이번스전을 통해 복귀 신고를 했다.

복귀전에서 2타수 2안타를 기록, 인상적인 면모를 보여줬던 정현석은 이날 전까지 타율 0.356를 마크, 부동의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이것만으로 연착륙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만 정현석은 만족하지 않았다. 이날 동료들이 잡은 찬스를 만루포로 연결, 활짝 웃었다. 정현석이 다이아몬드를 돈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동료들도 진심어린 표정으로 맞이했다.

경기 후 정현석은 “홈런을 특별히 의식한 건 아니지만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스윙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맞는 순간 공만 바라봤다”고 홈런 타구를 친 순간을 떠올린 정현석은 “앞으로도 주어진 환경에서 제 역할을 다하며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 정현석이 28일 KBO리그 NC전에서 7회 만루 홈런을 때린 뒤 환호하며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팬들의 성원에 대한 감사 인사도 전했다. 정현석은 “(내가 주는 감동보다) 오히려 팬들이 주는 사랑에 더 감동 받는다”며 “늘 팬들에게 빚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선발 배영수가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잘 뺏으며 호투했다. 그 이후에 나온 투수들도 제 역할을 다했고 특히 권혁이 다소 긴 이닝을 잘 막아줬다”며 “정현석이 만루 찬스에서 잘 쳤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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