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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 상대 0.625' 박용택, 무너진 LG의 살아있는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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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 상대 0.625' 박용택, 무너진 LG의 살아있는 자존심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9.09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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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구 승부 끝에 로저스 무피홈런 행진 저지, 7년 연속 3할 확실시

[스포츠Q 민기홍 기자] LG의 간판타자 박용택(36)은 별명이 많기로 유명하다. 팬들은 ‘~택’으로 끝나는 별칭을 끊임 없이 양산한다. 예컨대 특정 경기장에서 잘해서 야구를 잘해서(사직택), 야구 외적인 활동 때문에(광고택), 수염 등 선이 굵은 외모(순사택) 덕이다.

하나를 추가해야하지 않을까. ‘로저택’이다. KBO리그를 초토화시킨 에스밀 로저스(한화)를 상대로 맹타를 휘두르며 통산 타율 3할(0.302) 타자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나왔다 하면 화제를 몰고 다니는 로저스도 박용택 앞에서는 평범한 투수로 전락하고 만다.

박용택은 8일 잠실 한화전에서 로저스를 상대로 4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그는 로저스의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6일 대전에서도 2안타를 때렸다. LG 타선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와중에도 박용택만큼은 당당히 배트를 돌렸다. 로저스 상대 전적은 무려 0.625(8타수 5안타)다.

▲ 박용택은 모두가 두려워하는 로저스를 상대로 0.625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잠실 LG전 이전까지 5경기 40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하나의 피홈런을 허용하지 않았던 로저스였다. 박용택이 무피홈런 행진을 막아섰다. 3회말 1사 후 로저스의 시속 131㎞짜리 커브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2~6구까지 파울을 만든 후 7구에 로저스의 혼을 빼놨다.

홈런 장면은 압권이었다. 커브는 몸쪽 낮게 들어왔다. 포수 조인성이 미트를 땅에 댈 만큼 제구도 나쁘지 않았다. 박용택은 허리를 빼면서 가볍게 배트를 돌렸다. 스윙이 세지 않았음에도 스위트 스팟에 맞은 공은 쭉쭉 뻗어나갔다.

신장 190㎝의 로저스는 150㎞를 넘나드는 패스트볼과 낙차 큰 커브로 타자들을 쉽게 돌려세운다. 하지만 박용택에게는 먹히지 않는다. 박용택은 8회말에도 커브를 완벽한 타이밍으로 받아쳐 2루 방면 내야안타를 뽑아냈다. 1회말 중전안타는 몸쪽 패스트볼을 공략한 것이었다.

열정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럽던 LG팬들이지만 올해는 풀이 죽었다. 팀은 9위로 처졌고 리빌딩 과정도 더뎌 보인다. 그렇다고 완전히 등을 돌린 것은 아니다. 베테랑 이병규(9번), 이진영의 존재감이 미미한 시즌, 변치 않고 맹활약하는 박용택을 보는 재미가 있다.

7월 타율 0.219로 한때 0.281까지 곤두박질쳤던 시즌 타율은 어느덧 0.318로 상승했다. 7년 연속 3할 타율이 확실시된다. ‘괴물’이라 불리는 외인을 상대로 매운맛을 보여주는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의 방망이를 보는 것이 LG팬들의 유일한 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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