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두산 한국시리즈 우승] '약속 지킨' 김태형의 팬사랑 "열혈팬 진심으로 고맙다"
상태바
[두산 한국시리즈 우승] '약속 지킨' 김태형의 팬사랑 "열혈팬 진심으로 고맙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10.31 2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PO 3차전 대패 후 힘들다 생각, KS 1차전 역전패는 동요 안했다"

[잠실=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방금 했잖아요. 허허.”

‘초보같지 않은 초보’ 우승 사령탑 김태형 감독의 유머감각은 한국시리즈 우승 후에도 빛났다. 그는 감독상을 받은 후 “기쁘다”는 간단한 수상 소감을 남겼다. 장내 아나운서가 재차 소감을 요청하자 “방금 하지 않았느냐”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김태형 감독이 부임 첫 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1983년 해태 타이거즈 김응용, 2005년과 삼성 라이온즈 선동열, 2011년 삼성의 류중일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첫 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한 네 번째 사령탑이 됐다.

▲ [잠실=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우승 후 헹가래를 받고 있는 김태형 감독(가운데). 그는 경기 후 감독상 수상 소감을 통해 "열혈팬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시즌 때 지방 원정도 열심히 응원해주셔서 내가 선수단을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우리 열혈팬 앞에서 약속을 지켜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홈팬들 앞에서 헹가래를 치고 싶다”며 5차전 시리즈 종료를 약속했고 이를 지켰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들어선 김태형 감독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다. 5차전을 시작할 때 ‘오늘 이기면 우승'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여유 있게 앞선 상황에서 9회를 맞이해 '정말 우승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1995년에는 선수로, 2001년에는 플레잉 코치로, 2015년에는 감독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한팀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우승을 동시에 경험한 이는 김 감독이 유일하다.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각기 다른 지위로 우승맛을 본 셈. 김태형 감독은 "선수로 우승할 때도 정말 기뻤지만 감독에 올라 정상에 서니 더 기쁘다"고 말했다.

두산은 지난 13년간 4회(2005, 2007, 2008, 2013년)나 준우승에 머물렀다. 우승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을 터. 그렇지만 김태형 감독은 "두산 베어스다운 야구를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계약 기간인 2년 동안 평가를 받으면 된다고 생각해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가을야구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점을 꼽아달라는 요청에는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 대패(2-16)를 꼽았다. 그는 “‘정말 힘들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4차전에서 승리해 분위기를 바꿨다”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역전패 당했을 때는 타자들 감이 좋기에 충분히 시리즈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2015년 화려한 피날레의 주인공은 이현승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고생한 마무리 투수가 우승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는 "이현승이 자리 잡지 못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