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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 땅새(이방지)의 절규, '들풀' 울렸다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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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 땅새(이방지)의 절규, '들풀' 울렸다 (뷰포인트)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11.04 0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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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정치하는 것들 생각은 다 그 따위라고 했는데 그 말이 맞았다. 대국적으로 봐야 한다고, 나무가 아닌 숲을 보라고. 그 안에서 밟히는 들풀 따윈 안중에도 없다."

3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10회에서의 땅새(이방지)의 말은 고려 말의 상황을 뜻하는 것이었으나 현 시점에서도 통하는 내용이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방지(변요한 분), 정도전(김명민 분), 이방원(유아인 분) 세 사람이 만남을 가졌다. 세 사람은 부패한 나라인 고려를 끝내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의견이 같았지만, 그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다.

▲ 3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10회에서는 이방지(변요한 분), 정도전(김명민 분), 이방원(유아인 분) 간의 갈등이 다뤄졌다. [사진='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이방원은 아버지인 이성계(천호진 분) 대신 정도전의 안변책에 인장을 찍어 고려 도당에 올리는 대담한 인물이었고, 정도전은 "이성계 본인이 안변책을 인정할 때까지의 설득이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보다 정석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그중 이방지는 두 사람이 지적하지 않는 지점을 찾아낼 줄 아는 인물이었다. 이는 이방지의 출신 배경 때문에 가능했다. 이방지는 고려 신진사대부 정도전과,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무장 이성계의 아들인 이방원과는 확연히 다른 삶을 살았다. 

이방지는 가난한 서민 출신의 무사로, 어린시절 끌려간 어머니를 찾기 위해 여동생 분이(신세경 분)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또한 첫사랑 연희(정유미 분)가 권문세족 홍인방(전노민 분)의 가노에게 겁탈당하는 것까지 지켜봤고, 이후 충격을 받아 자살까지 시도하려 했던 경험이 있었다. 

이방지는 수많은 영웅담에서 걸러지는 '과정'에 대해 주목했다. 이방지는 "대업을 위해서라면 희생이 필요하다"는 이방원의 말에, 그동안 백성들이 죽어나가고 수탈당했던 상황을 지적했다. 이방지는 '대업'과 '희생'을 입에 올리는 이방원에게,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야 하냐"는 물음을 던졌다. 영웅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결과만이 남는 이야기와는 다른 시선이었다. 이 때문에 이방지는 뛰어난 문인도, 세력가의 아들도 아니었지만 그의 절규는 힘을 가졌다. 

▲ 3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10회에서는 이방지(변요한 분), 정도전(김명민 분), 이방원(유아인 분) 간의 갈등이 다뤄졌다. [사진='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육룡이 나르샤'는 '고려'라는 거악(巨惡)을 끝내기 위해 몸을 일으킨 여섯 인물의 이야기다. 이성계, 이방원, 정도전은 실존 인물이지만 땅새(이방지), 분이, 무휼은 가공의 인물이다.

가공의 인물 셋은 공교롭게도 가난한 서민 출신으로, 먹고 사는 것이 중요하고 화려한 영웅이 아닌 '들풀'에 가깝다. 그리고 대부분의 실제 사람들은 영웅이 아닌 '들풀' 쪽이다. 이날 이방지의 절규 장면에는 "울컥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땅새(이방지)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는 평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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