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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렸더니 즐길 수 있더라! 슈퍼매치사 새로 쓴 서울 윤주태 '미친 4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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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렸더니 즐길 수 있더라! 슈퍼매치사 새로 쓴 서울 윤주태 '미친 4골'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11.07 1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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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FSV 프랑크푸르트서 돌아온 아쉬움 털어버린 득점포…"모처럼 선발 부담갖지 않고 즐기면서 했다"

[상암=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즐겼더니 되더라."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던 윤주태(25·FC 서울)가 자신이 '미친' 이유를 '축구를 즐겼기 때문'으로 들었다. 윤주태는 팀 선배 박주영(30)을 넘어서 슈퍼매치에서 처음으로 4골을 몰아친 선수가 됐다. 슈퍼매치 역사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확실하게 새긴 '인생 최고의 경기'가 됐다.

윤주태는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28분과 추가시간, 후반 10분과 17분에 득점을 하며 4-3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수원도 산토스와 권창훈, 신세계의 득점으로 맹렬하게 따라붙었지만 윤주태는 올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의 '히어로'였다.

윤주태 역시 해외 리그를 경험했다. 연세대 재학 중이던 지난 2011년 FSV 프랑크푸르트로 이적하며 독일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독일에서 생활은 그리 순탄하지 못했다. 두 시즌 동안 30경기에서 3골을 넣는데 그쳤고 2013년에는 SV 잔더하우젠으로 임대되기도 했다. 잔더하우젠에서는 단 한 골도 넣지 못했고 결국 2년 계약기간이 끝난 뒤 재계약에 실패했다.

드래프트를 통해 지난해 서울에 입단했지만 K리그는 그리 녹록한 무대는 아니었다. 윤주태는 "2011년부터 프로 생활을 했으니 적응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K리그를 낮춰 생각한 것이 아니라 프로 생활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빨리 적응할 줄 알았다"며 "그러나 지난해 내가 큰 착각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적응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고 회상했다.

지난 시즌 2골을 넣었던 윤주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신의 플레이를 고집했다는 점이다. 윤주태는 학성고에 재학하고 있던 지난 2008년 무학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득점왕에 오르는 등 나름 골냄새를 맡을 줄 아는 선수로 평가받았다. 최 감독 역시 드래프트에서 윤주태를 뽑으면서 "득점에 대한 재능이 있는 선수다. 스트라이커로서 감각이 있는 선수"라고 만족감을 표시했지만 지난 시즌은 기대보다 실망에 가까웠다.

하지만 윤주태는 올 시즌 시작하면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자신의 플레이를 고집하기보다 최용수 감독의 스타일에 맞추는 노력을 시작한 것이다. 윤주태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려다보니 팀 플레이가 미흡했다. 팀과 잘 맞춰보려고 노력하면서 내 장점이 극대화되기 시작했다. 일단 슛 상황이 나오면 해결능력에서는 자신이 있으니까 팀 플레이에 맞춰나갔다"고 말했다.

윤주태의 올 시즌 목표는 리그를 비롯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대한축구협회(FA)컵까지 포함해 두 자리 득점을 올리는 것이었다. 슈퍼매치 직전까지 리그에서 5골을 넣었던 윤주태는 올 시즌 유난히 마지막에 강했다.

감바 오사카와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는 0-3으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에 만회골을 넣으며 2차전의 희망을 이어갔다. 비록 서울은 2차전에서도 져 8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윤주태는 이날 경기에서도 멀티골을 넣었다. 또 화성FC와 2015 FA컵 16강전에서도 1-1이던 후반 45분 결승골을 넣으며 서울을 8강에 진출시켰다. 공식 경기에서 모두 9골을 넣으며 자신의 목표까지 1골만 남겨뒀다.

윤주태는 슈퍼매치에서도 결국 4골을 폭발시키며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윤주태는 "경기 전날에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즐기자는 생각만 했다.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이고 선발로 나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싶어 하고 싶은 것을 다 하자는 생각이었다"며 "즐길 수 있었던 것이 4골을 넣은 원동력이 됐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제 윤주태의 다음 목표는 리그에서 두 자리 득점을 올리는 것이다. 4골을 추가하면서 올 시즌 리그 득점을 9골로 늘렸기 때문에 남은 두 경기에서 1골만 넣어도 또 다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윤주태는 "생각하지 못하게 4골을 넣어서 리그 10골에 다가설 수 있게 됐다. 욕심은 부리지 않겠지만 한 번 도전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주태는 2년 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돌아왔지만 이제 서울의 새로운 공격자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 유망주라는 한계의 껍질을 깨고 서울의 또 다른 희망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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