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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이용대-유연성 4전5기 우승, '이유 있는 우보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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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이용대-유연성 4전5기 우승, '이유 있는 우보천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4.25 0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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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김사랑에 2주전 패배 설욕, 중국 마스터스 남자복식 우승…올림픽에 맞춘 컨디션 상승세 기대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배드민턴 남자복식 세계 1위에 올라 있는 이용대(28·삼성전기)-유연성(30·수원시청)이 올 시즌 5번째 국제대회에서 첫 정상에 올랐다. 그야말로 '4전5기'다.

이용대-유연성은 24일 중국 장쑤성 창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끝난 2016 중국 마스터스 배드민턴 그랑프리 골드 남자복식 결승에서 세계 4위 김기정-김사랑(이상 삼성전기)을 2-0(21-17 21-14)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연성-이용대에게 의미가 깊은 금메달이다. 지난해 마지막 8개 대회에서 5개 금메달을 휩쓴 것과 대조적으로 올 시즌 '지각우승'이기 때문이다.

▲ 이용대(오른쪽)-유연성이 지난 24일 중국 장쑤성 창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끝난 2016 중국 마스터스 배드민턴 그랑프리골드 남자복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올림픽의 해를 맞았지만 앞서 출전한 4차례 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눈앞에 두고도 물러섰던 그들이다. 지난달 독일오픈 은메달을 따낸 뒤 전영오픈 과 이달 말레이시아오픈, 싱가포르오픈에서는 3회 연속 동메달에 그쳤다. 특히 보름 전 말레이시아오픈에서는 김기정-김사랑과 준결승에서 만나 0-2로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는데 이번에 설욕한 것이다.

◆ 리우 올림픽 금메달만 바라본다, 일찌감치 올림픽 맞춰 컨디션 조절중

이용대-유연성이 올 시즌 들어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지 못했지만 이를 두고 걱정하는 것은 기우였다. 세계랭킹 1위 자격으로 일찌감치 올림픽 본선티켓을 확보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올림픽만을 바라보고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용대-유연성은 지난주까지 랭킹 포인트에서 9만2480점으로 2위 헨드라 세티아완-모하메드 아흐산(인도네시아·7만8140점)에 1만4000점차로 크게 앞서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용대-유연성이 서서히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있음을 증명했다. 1라운드부터 결승까지 모두 5경기를 치렀지만 단 한 세트도 상대에게 내주지 않고 퍼펙트 우승을 차지했다. 8강전 두번째 세트에서 듀스 접전을 벌이긴 했지만 역시 승리를 기록했다.

컨디션은 시즌 첫 대회인 독일오픈에서도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준결승까지 4경기 연속 무실세트로 결승에 올랐고 고성현-신백철(이상 김천시청)과 벌인 결승전에서도 1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따내며 우승을 눈앞에 뒀기 때문이다. 다만 고성현-신백철의 경기 운영에 다소 밀리면서 2, 3세트를 연달아 내줘 역전을 당했을 뿐이었다.

또 올 시즌 출전한 모든 국제대회에서 4강에 연속 오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물론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다고는 하지만 강자들이 즐비한 배드민턴 남자복식에서 5연속 4강에 든다는 것은 그만큼 꾸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4전5기라고는 하지만 이용대-유연성은 마치 소의 걸음으로 천리를 가는 듯 꾸준히 성적을 올리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만을 향하고 있다. 꾸준함을 유지하면서 리우 올림픽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데다 세계대회 정상의 기쁨까지 맛봤기 때문에 그만큼 상승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 이용대-유연성 확실한 금 후보, 김사랑-김기정과 '삼바댄스'?

남자복식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중국 등이 각축을 벌이는 양상이다. 한국은 유연성-이용대와 함께 이번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김기정-김사랑의 출전이 유력해지고 있다. 중국은 푸하이펑-장난(세계 3위)과 차이비아오-홍웨이(세계 5위)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남자복식에서 2개팀을 내보내는 국가는 한국과 중국뿐이다. 또 세티아완-아흐산도 만만찮은 금메달 후보다.

2개팀이 참가한다는 것은 적지 않은 심리적인 안정을 준다. 참가 16개팀이 4개조로 나뉘어 치러지는 조별리그에서 2위까지 차지하면 8강에 오를 수 있다. 만약 2개팀이 동시에 8강에 오른다면 때에 따라서는 결승에서 만날 수도 있어 금, 은메달을 나눠가질 수도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다른 팀으로 참가했던 이용대와 유연성은 그런만큼 더욱 이번 리우 올림픽을 맞는 각오가 남다르다. 당시 이용대는 정재성과 호흡을 맞춰 4강까지 올랐지만 덴마크팀에 역전을 당해 3~4위전으로 밀려 동메달을 획득했다. 유연성은 고성현과 호흡을 맞춰 조별리그를 치렀지만 조 3위에 그치는 바람에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세계 1위와 4위팀이 동시에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배드민턴 남자복식이 세계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미 베이징 올림픽부터 3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서는 이용대와 역시 올림픽 경험이 있는 유연성이 함께 호흡을 맞추는 이번 올림픽에 더욱 기대가 가는 이유다. 이용대 역시 베이징 올림픽 혼합복식 우승 이후 8년 만에 금메달을 노리기 때문에 각오도 남다르다.

여기에 김기정-김사랑이 힘을 불어넣는다면 남자복식에서 '한국발 폭풍'이 몰아칠 수도 있다. '이-유'와 '쌍김'이 함께 리우에서 삼바댄스를 출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그런만큼 중국 마스터스에서 우리 선수들끼리 금메달을 다퉜듯 리우 올림픽에서도 사이좋게 포디엄에 서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 이용대(오른쪽부터)-유연성이 2016 중국 마스터스 배드민턴 그랑프리골드 남자복식 시상식에서 2위를 차지한 김사랑-김기정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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