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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올림픽 의지 굽히지 않는 박태환, 김정행 회장의 긍정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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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올림픽 의지 굽히지 않는 박태환, 김정행 회장의 긍정 메시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5.17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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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올림픽 단장과 모임에서 "개인적으로는 나갔으면 하는 마음"…대한체육회 입장 변화 주목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는 열망을 숨기지 않고 있는 박태환(27)에 대해 김정행 대한체육회 공동회장이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김정행 회장이 박태환의 면담은 꺼려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올림픽에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했다. 충분히 대한체육회의 입장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발언이다.

김정행 회장은 17일 서울 파크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역대 올림픽 한국선수단장들과 오찬 모임 직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나 역시 선수 출신으로 선수로서 올림픽에 나간다는 것은 대단한 영광이라는 것을 잘 안다"며 "박태환이 개인적으로는 올림픽에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은 리우 올림픽 한국선수단장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주재로 신박제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및 2004 아테네 올림픽 단장과 2008 베이징 올림픽 선수단장을 지낸 김정행 회장, 이기흥 2012 런던 올림픽 단장을 초청해 리우선수단 선전 방안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 역대 선수단장을 초청한 자리였다.

◆ 사견 전제했지만 김정행 회장의 발언에 관심 집중

김정행 회장은 비공식으로 진행된 오찬 직전 취재진에게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승부조작과 성폭력, 약물 등은 없어져야 한다"면서도 "박태환의 경우는 여론의 70% 이상이 올림픽 참가를 원하는만큼 나 역시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확대 해석을 의식한 듯 "개인적인 바람일뿐 대한체육회의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며 "박태환 문제는 경기력향상위원회와 스포츠공정위원회 등 대한체육회 내 절차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결정지을 문제"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 관계자도 "역대 단장들과 오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사견일뿐 대한체육회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볼 수 없다"며 "만약 박태환을 대표팀에 출전시키기 위해서는 규정을 개정해야 하는 절차부터가 먼저다. 특별 사면 형식으로 출전시킬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과 관련해 재론의 여지가 없다며 국가대표 선발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던 대한체육회와 다른 의견을 회장이 밝혔다는 점에서 충분히 주목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동안 스포츠공정위원회는 특정 선수를 봐주는 듯한 징계규정 변화는 없다고 못박았지만 김정행 회장의 발언으로 인해 대한체육회가 입장을 바꿀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 이기흥 전 단장(왼쪽부터), 김정행 대한체육회 회장,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겸 리우 올림픽 선수단장, 신박제 전 단장이 17일 서울 파크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역대 올림픽 단장 오찬 자리 직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대한체육회 제공]

또 역대 올림픽 단장 역시 박태환을 옹호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기흥 전 단장은 "개인적으로 많이 안타깝다. 박태환이 많이 노력했고 반성도 많이 했다. 아직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국위를 선양할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신박제 전 단장도 "많은 국민들이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을 원한다"는 말로 뒷받침했다.

정몽규 회장도 "대한체육회에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좋은 결정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 이중처벌이냐, 엄격한 도핑관리냐 갑론을박

박태환의 리우행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대한체육회의 대표선수선발 규정이 이중징계라고 주장하지만 반대하는 쪽은 도핑과 관련한 문제는 엄격히 다뤄야 하고 '무관용 원칙'으로 가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올림픽 출전 금지를 놓고 체육계가 둘로 갈라진 이유이기도 하다.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박태환 올릶픽 출전금지,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염동열 새누리당 의원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장달영 변호사는 "세계반도핑기구(WADA)에도 없는 규정을 만들어 이중징계하는 것은 안된다"며 "박태환은 국제수영연맹(FINA)과 WADA의 도핑테스트를 받아 문제가 됐기 때문에 연맹과 WADA의 규정을 따르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정용철 서강대 교수도 "FINA가 박태환에게 올림픽 5개월 전에 징계가 풀리도록 한 이유가 있다"며 "고의적으로 약물을 복용한 선수와 의사가 간과하고 놓은 주사를 맞은 선수를 똑같이 취급하면 안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정위원회 위원인 최동철 스포츠평론가는 "특정선수가 운이 없어서 올림픽 출전을 못한다고 규정을 바꿔야 하느냐. 규정은 한국 스포츠를 위한 것이지 박태환 출전 문제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박명규 대한체육회 태릉선수촌 운영본부장도 "국가대표 규정을 만들 당시 무관용 원칙으로 가기로 합의했다. 도핑문제도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태환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중재 요청을 한 시기가 늦었다는 지적도 있다. 장달영 변호사는 "통상 중재 요청이 들어올 경우 6개월, 빨라야 3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며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해 조기에 결정을 내릴 수도 있지만 시기상으로는 CAS를 통한 올림픽 출전은 늦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결국 대한체육회가 규정을 스스로 고치지 않고서는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은 힘들다고 보는 것이다.

박태환은 그럼에도 계속 훈련하고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리우 올림픽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박태환은 17일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잘될 것이라고 믿고 훈련에만 집중한다. 올림픽에 꼭 나갈 수 있게 좋은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시의 배려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훈련하고 있는 박태환은 "코치와 훈련 파트너도 없이 혼자 훈련해야 해서 아쉽다. 올림픽 출전이 확정되지 않았어도 계속 목표를 가지고 해야 해서 더 힘들다"며 "계획대로라면 외국에서 페이스를 끌어올릴 시기인데 힘들다. 몸은 버틸 수 있는데 마음이나 정신이 힘들다. 그래도 내가 이겨내야 하고 버텨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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